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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밥이 되어 주십시오’ 김수환 추기경 정신 잇다

15주년 맞은 바보의나눔 상임이사 김인권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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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주년을 맞은 바보의나눔 상임이사 김인권 신부.

(재)바보의나눔이 올해 15주년을 맞아 새로운 CI를 공개했다. 출처=바보의나눔 홈페이지


경제 성장 속에서도
새로운 소외계층 계속 생겨나

누구나 나눌 수 있고
나눔 통해 변화 만들 수 있어

시대 변화에 맞춰 CI 변경
‘밥’이 되어주는 사랑 표현

‘모든 이를 위한 모두의 나눔’
슬로건도 재탄생



“서로 밥이 되어 주십시오.” 한국인을 움직이는 힘은 밥심이라고 했던가. 먹을 것을 넘어 서로가 누군가의 ‘밥’이 되어 살아갈 수 있도록 희망이 돼주길 당부했던 김수환 추기경의 가르침이 오늘날에도 살아 숨 쉬고 있다. 김 추기경의 사랑과 나눔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설립된 특례기부금단체, 재단법인 바보의나눔을 통해서다. 많은 이의 정성으로 인종·국가·종교·이념에 관계없이 도움이 필요한 모든 이웃에게 나누는 바보의나눔이 올해 설립 15주년, 청소년이 됐다.

이를 기념해 만난 바보의나눔 상임이사 김인권 신부는 “경제 성장과는 반대로 새로운 형태의 소외계층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며 “김 추기경님의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라는 비전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전했다.

변화에 발맞춰 15주년을 기념해 CI도 바꿨다. 김 추기경이 생전 강조했던 ‘밥’이 되어주는 사랑을 표현했다. 두 손을 마주 포갠 듯 서로를 보듬어주는 ‘밥 그릇’ 모양이다. 슬로건도 ‘모든 이를 위한 모두의 나눔’으로 재탄생했다. 김 신부는 “누구나 나눌 수 있으며, 나눔을 통해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금 0원. 오로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나눔으로 바보의나눔은 어느덧 연 150억 원을 모금하는 기관이 됐다. 신자·비신자 할 것 없이 십시일반 김 추기경이 남긴 고귀한 정신에 공감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따뜻한 손길을 내어놓은 덕분이다. 김 신부는 “아무도 출근하지 않은 이른 시간, 편의점 야간 근무를 마치고 바보의나눔을 찾았던 한 기부자가 기억에 남는다”며 “주머니 속 꼬깃꼬깃한 지폐를 꺼내 기부한 뒤 말없이 돌아가시는 것을 보면서 어려움 중에도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신의 것을 나누는 분들이 있음을 깊이 깨달았다”고 했다. 이같은 작은 이들의 큰 나눔은 바보의나눔이 사각지대에 있는 더 많은 이를 찾아 나서 도움을 전하는 계기가 된다.

바보의나눔은 대형 기부단체들이 주목하지 않은 소규모 단체나 숨은 이웃들을 돕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5년부터 10년간 약 63억 원을 모아 여성 가장 1728명에게 밀린 월세와 공과금·생계비·치료비 등을 지원한 것이다.

넘어서야 할 일도 있다. 김 신부는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 재단과 활동상을 모르시는 분이 많다”며 “나눔 문화가 더욱 확산할 수 있도록 더 널리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는 현재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시복시성을 추진 중이다. 김 신부는 “사후 각막까지 내어주시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과 동반했던 김 추기경님의 삶은 한국 교회의 나침반”이라며 “추기경님의 삶과 정신이 오늘날에도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 바보의나눔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바보의나눔 지원을 받은 이들이 또 다른 이웃을 돕는 나눔의 선순환이 일어나는, 김 추기경님이 지상에 남긴 참된 기적을 드러내는 일이 곧 바보의나눔의 일”이라고 거듭 말했다.

김 신부는 “앞으로도 바보의나눔은 진정성 있는 나눔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며 “여러분의 기부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웃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계속 ‘밥이 되는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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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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