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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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3억 원 후원·헌혈 300회·연금은 이웃에게

해마다 군 장병·어르신 3000명에게 제주 흑돼지 560kg 선물하는 박문실·마향순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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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넘게 군 장병과 홀몸 어르신 등에게 제주 흑돼지 후원으로 사랑을 실천해온 박문실·마향순씨 부부.

 


요셉의원서 10년 넘게 방문진료 봉사 활동

“봉사는 행복… 공과금 외엔 쓰는 돈 없어”

국내 성지순례 두 차례 완주·세번째 순례 중



“다들 굉장히 좋아하니까 사실 끊을 수가 없어요. 군 장병부터 어르신, 아이들까지 삼겹살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나요? 경기도 연천의 비무장지대에서 군 생활을 하는 장병들은 어린아이처럼 좋아합니다. 고기만 사서 갈 수 있나요? 장병들 생일 선물과 케이크도 함께 가져갑니다.”

‘통 큰’ 삼겹살 후원을 비롯해 일상을 오로지 이웃을 위한 봉사로 살아가는 부부를 만났다. 박문실(라우렌시오, 67, 서울 구로3동본당)·마향순(모니카, 67)씨 부부는 2009년부터 해마다 제주 흑돼지 560㎏을 군 장병과 홀몸 어르신,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전해왔다. 해마다 약 3000명에게 제주 흑돼지를 선물해온 셈이다.

박씨 부부는 매년 세 차례 제28보병사단 수색대대 350명의 장병에게 삼겹살을 먹여왔다. 군 부대 방문하는 날은 부부와 두 아들의 생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두 아들도 이때마다 삼겹살값을 기부한다.

박씨가 군부대와 인연을 맺은 건 2009년. 제주 생활을 마무리하고, 서울 영등포역 인근에 있는 무료급식소 토마스의 집에서 배식 봉사를 하면서다. 당시 토마스의 집에서 봉사하던 한 불교 법사가 군부대 봉사활동을 소개했고, 박씨가 동행하며 삼겹살 후원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불교 행사에 삼겹살을 후원하자 군 장병들이 불교 행사에 몰렸고 타 종교에서 항의가 들어왔다. 박씨는 삼겹살 지원을 전 부대로 확대했다.

삼겹살 후원은 무료진료소 요셉의원과 무료급식소 토마스의 집, 아동센터와 장애복지관 등으로도 향한다. 요셉의원이 영등포역 인근에서 마지막 진료를 하던 지난 7월에도 의료진과 봉사자들, 쪽방촌 주민들에게 제주 흑돼지를 식사로 제공했다. 1997년부터 2008년까지 제주 축협에서 근무하다 명예퇴직한 박씨는 연금 180만 원마저도 전액 후원한다. 지역과 마을, 성당에서 열리는 식사 나눔 행사에 쌀과 제주 흑돼지를 기부해왔다. 부부는 요셉의원에서 10년 넘게 방문진료 봉사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희는 살면서 공과금 외에 따로 쓰는 돈이 없어요. 봉사하며 살면 쓸 돈이 별로 없거든요. 저희 먹을 거야 작은 텃밭에서 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마향순씨)

“남들이 보기엔 참 재미없는 인생일지 모릅니다. 봉사는 때론 힘들고 어렵지만 해보면 즐겁고 행복합니다. 남에게 설명할 수 없는 기쁨이 있어요.”(박문실씨)

부부는 필리핀 타클로반 섬 빈민가에도 10년째 학용품과 생필품을 보내고 있다. 헌혈은 두 사람 모두 300회를 넘겼고, 남편 박씨의 봉사시간은 3만여 시간으로, 구로구 최다 기록이다. 지금까지 쓴 후원금만 약 3억 원. 마씨는 “가랑비에 옷 젖듯 조금씩 나가니까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한꺼번에 3억을 쓰라고 하면 못했을 것”이라며 웃었다.

부부는 국내 성지순례도 두 차례 완주했고, 세 번째 순례 중이다. 감기와 코로나, 몸살 한 번 걸린 적 없는 박씨는 하루에 3만 보 이상 걷는다. 모두 봉사하러 오가는 길, 성지를 순례하며 채운 걸음 수다. 부부에게 봉사로 얻은 기쁨을 묻자, 돌아온 답은 ‘다시 봉사할 힘’이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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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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