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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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 감소는 본질 재발견 기회… ‘작음’을 희망 삼길”

작은형제회 총봉사자 마씨모 푸사렐리 신부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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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형제회 총봉사자 마씨모 푸사렐리 신부는 수도 성소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 공동체에 “성소 감소는 위기라기보다는 본질을 재발견할 기회”라며 수도생활의 본질로 더욱 깊이 들어갈 것을 당부했다.

“세속화 도전 속 전통·혁신 조화 이룬 한국 공동체에 감동”
“젊은이 언어 배우고 변방서 진정한 만남의 공간 만들어야”


작은형제회 총봉사자 마씨모 푸사렐리(Massimo Fusarelli) 신부가 11월 28일~12월 5일 방한했다. 2021년 세계총회에서 총봉사자로 선출된 푸사렐리 신부는 방한 기간 중 한국 수도 공동체 형제들과 재속회원, 청년 단체, 성 클라라 수도회 수도자를 만나고, 서울 절두산순교성지와 파주 평화누리공원 등을 방문했다. 3일 서울 정동 작은형제회 한국관구관에서 만난 푸사렐리 신부는 “전통과 혁신이 조화를 이루는 한국 공동체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총봉사자로서 세계 곳곳의 공동체를 방문해온 푸사렐리 신부는 “형제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격려하고, 함께 걸어가는 것이 총봉사자에게 맡겨진 임무”라며 “한국 형제들이 수도 공동체의 전통과 형제애를 지켜나가면서도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존재할지 창의적으로 모색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세속화의 도전 속에도 신앙을 기쁘게 살아내며, 동시대 문화와 대화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 형제들은 세상과 단절되지 않고 지역 교회와 사회에 깊이 뿌리내리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문화와 언어 차이에도 우리가 복음으로 하나 된 가족임을 직접 볼 수 있는 건 총봉사자로서 큰 기쁨입니다.”

그는 수도 성소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 공동체에 “성소 감소는 위기라기보다는 본질을 재발견할 기회”라면서 수도생활의 본질로 더욱 깊이 들어갈 것을 당부했다. 푸사렐리 신부는 “오늘날 젊은이는 모든 것이 완벽히 갖춰진 공동체가 아니라 형제로서 진실하게 살아가는 공동체를 찾는다”면서 복음의 기쁨을 누리며 서로 용서하고 경청하는 삶을 강조했다.

“젊은이들이 어디에 있고 무슨 의미를 찾는지 알기 위해선 그들의 언어를 배워야 합니다. 변방에서 진정한 만남의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작음’을 희망으로 삼고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우리 모두가 작아지기를 원하셨습니다. 우리는 제도와 건물을 유지하기 위해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증거하기 위해 사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푸사렐리 신부는 프란치스코 성인이 가장 낮은 자리에 머물렀고, 가난을 선택했던 모습을 상기시켰다. 성공과 부를 좇고 화려함을 칭송하는 사회에서 프란치스칸 영성을 지키며 살기란 쉽지 않다. 푸사렐리 신부는 “이러한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일상에서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구체적이고 작은 일부터 성인의 영성을 실천하십시오. 가진 것을 나누고, 소비를 줄여나가면 됩니다. 가난한 사람을 만나 친구가 되길 바랍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가난한 이들은 우리의 스승’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변 사람을 형제로 대하며 경청과 봉사로 참된 관계를 맺으십시오. ‘프란치스코적 가난’은 단순히 물건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지배하려는 자아와 권력을 내려놓는 일입니다.”

푸사렐리 신부는 성탄을 준비하는 한국 교회 신자들에게 “베들레헴은 하느님께서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작음을 선택하셨다는 걸 일깨운다”면서 연약함과 작음의 영성을 강조했다.

“완전함이 아니라 연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오신 하느님 현존을 기꺼이 맞이해야 합니다. 또 베들레헴의 아기가 가져오는 평화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입니다. 우리는 이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가운데 오시어 작아짐으로써 우리를 사랑 안에서 크게 하십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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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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