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수원교구를 시작으로 원주·춘천교구 등 전국 교구의 사제·부제 서품식이 잇따라 거행됐다. 서울·대구·광주대교구와 의정부·대전교구 서품식은 내년 1~2월 있을 예정이다. 먼저 새 사제·부제들에게 축하를 전하며, 거룩한 사제직과 부제직을 받은 이들이 그리스도를 닮은 목자가 되어주기를 기대한다.
다만 올해도 사제 서품식을 마친 교구를 보면 사제 수품자가 감소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수원교구는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춘천·원주교구에선 올해 사제가 탄생하지 않았다. 강원 지역을 관할하는 두 교구에서 동시에 사제가 배출되지 않은 건 1987년 이후 37년 만의 일이라고 한다.
서품식을 앞둔 교구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초인 지난 2월 서울대교구 부제 수품자는 17명으로, 사제 수품자 25명보다 8명 적었다. 광주대교구도 부제 수품자는 3명, 사제 수품자는 4명이었다. 물론 의정부·청주·대전교구의 상황은 모두 다르지만, 내년 새 사제 수가 예년보다 줄어들 교구들이 적지 않다.
미래 사제 수를 예측할 수 있는 신학교 입학생 수를 보면 그 추이를 가늠해볼 수 있다. 대학 정보를 공시하는 ‘대학알리미’를 보면 2023~2025년 3년간 가톨릭대 등 전국 6개 가톨릭대학 신학과는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했거나 여성 입학을 확대하면서 겨우 충원했다.
이러한 현상은 저출산 파고로 인한 학령인구 급감·청년 신자 감소 등 여러 요소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교회가 인구 변화의 흐름을 피하긴 어렵다. 하지만 청년들이 사제 성소를 꿈꾸도록 돕고 지원하는 건 교회와 신자들의 몫이다. 교회는 더욱 지혜를 모으는 가운데, 신자들의 기도 또한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