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교구 오뚜기본당 주임 오형훈(육군 대위) 신부와 본당 사목회 총무 김형빈(군터, 오뚜기부대 백호대대 궤도차량정비부사관) 상사의 헌혈을 통한 사랑나눔 실천이 성탄을 앞두고 부대와 지역 사회에 감동을 주고 있다.
오 신부와 김 상사는 지난 10일 헌혈증 105장을 경기도 양주시 자원봉사센터에 기증했다. 올해 성탄을 맞아 생명을 위하고자 한 본당의 사제와 신자 부사관이 그간 꾸준히 헌혈에 임하며 모아 이날 봉헌한 헌혈증만 각각 30장, 21장에 이른다. 나머지 50여 장은 부대 내 헌혈동아리 ‘백호나누리’와 미사에 참여한 장병들이 한두 장씩 내놓은 것이다. 오뚜기본당이 이번에 특별히 성탄을 앞두고 헌혈 기부에 나선 건 ‘헌혈을 통한 공동체 의식의 회복’과 ‘희망’을 전하기 위해서다.
부대에서 먼저 헌혈을 시작한 건 김형빈 상사였다. 5년 전 손수 부대 내에 헌혈동아리를 만들어 동아리장을 맡은 그는 헌혈 알림이를 자처하고 헌혈을 적극 독려했다. 5년 전 부대에서 모은 헌혈증 157장을 백혈병협회에 전하고, 지난해에는 50장을 양주시에 전달했다. 또 부대 내 큰 수술을 앞둔 동료 가족에게 헌혈증 수십 장을 전달해 무사히 수술을 마치는 데 큰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 사이 동아리 회원도 10여 명으로 늘었다. 헌혈 50·30회를 달성해 각각 유공자 금장과 은장을 받은 사람도 속속 나왔다. 입소문이 나면서 회원이 아닌 장병들도 기꺼이 헌혈에 참여했다.
김 상사가 헌혈에 빠져든 건 고교 시절부터였다. 서울에서 학교에 다닌 그는 통학로인 양재천 인근 남부혈액원에 우연히 가게 됐고, 헌혈의 가치와 숭고함에 매료됐다. 이후 대학 때는 물론, 13년 전 군에 입대해서도 헌혈은 계속됐다. 현재 누적 헌혈 횟수는 203회에 달한다. 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는 7일 김 상사에게 교구장 명의 표창장을 수여했다. 군종교구에서 헌혈 유공자로 교구장 표창을 시상한 건 처음이다.
오뚜기본당에서 헌혈이 활성화된 건 2023년 7월 주임 오형훈 신부가 부임하면서다. 고교 시절 헌혈을 시작한 오 신부는 신학생 시절에도 주말이고 방학 때고 수시로 헌혈해 횟수가 126회에 달했다. 일찌감치 조혈모세포기증도 신청했다. 오 신부는 “헌혈은 누군가에게 매우 귀중한 도움이 된다고 여겼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