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 백석동본당(주임 이재화 신부) 가톨릭 찬양공동체 ‘밴드 나마스테’가 20여 년 만에 첫 정규 1집 ‘항해’를 발표했다. 2024년 찬양콘서트를 라이브로 녹음한 8곡을 담았으며, 공연 실황은 유튜브(@BandNamaste)에도 공개했다. 20년 넘게 매월 넷째 주일 오후 5시 본당 청년 찬양 미사를 맡아오며 선보인 첫 정규 앨범이다.
매주 금요일 밤 10시에 모여 연습하고 있는 ‘밴드 나마스테’를 만나기 위해 5일 백석동성당 인근 한 스튜디오를 찾았다. 이날 김형태(베드로, 드럼)·김도희(아기 예수의 데레사, 보컬)·고윤서(마리스텔라, 건반)·이희선(사도 요한, 보컬)·윤은선(체칠리아, 건반)·김수현(세례자 요한, 기타)씨가 함께했다.
밤 늦은 때를 연습시간으로 정한 건 멤버 대부분이 30~40대 직장인인 데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도 있기 때문이다. 밴드 팀장 김형태씨는 “각자 일 끝나고, 아이 재우고 오면 10시나 돼야 모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태씨는 밴드 나마스테를 결성한 주인공이다. 2003년 겨울, 본당 선배 권유로 엉겁결에 밴드를 만들고 2004년부터 매달 찬양 미사를 봉헌해온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김씨는 “이렇게 오래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면서 “하느님께서 이끌어주고 채워주셨기에 가능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보컬 김도희씨는 “우리 밴드는 찬양에 진심인 사람만 모인 것 같다”면서 “서로 편하고 친한 사이지만, 찬양할 때만큼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진지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늘 새로운 걸 시도하고, 작은 음 하나 허투루 하지 않는 노력이 밴드를 유지하게 된 비결 같다”고 했다.
현대적 찬양 문화가 익숙지 않은 환경에서 밴드 나마스테는 꾸준히 새로운 편곡과 창작곡, 미사 실황 영상 등을 선보이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소리 좀 줄여달라'' ‘찬양이 맞느냐’는 핀잔을 받으면서도, 찬양 미사 중 노 래를 따라 부르며 흐느끼는 신자들을 보면서 힘을 내곤 했다. 건반을 담당하는 윤은선씨는 “멤버가 모자라 밴드 운영이 어렵겠다 싶을 땐, 신기하게도 누군가 나타나 빈자리를 채워줬다”면서 “‘하느님께서 또 이렇게 우리를 살려주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밴드 나마스테 첫 정규 1집 ‘항해’.
나마스테라는 밴드 이름은 김형태씨가 지었다. 그는 “밴드 결성 당시 마더 데레사 수녀님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았는데, 책 제목에 ‘나마스테’라는 말이 있었다”면서 “그땐 나마스테가 힌두교식 인도 인사말인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이후 밴드 이름을 바꿀까도 고민했지만, 이미 밴드 나마스테로 cpbc 창작생활성가제(8회)에 입상도 하고, 여러 본당에 알려진 터라 어쩔 수가 없었다.
20년만에 나온 정규 1집 ‘항해’는 지난해 찬양콘서트에서 부른 곡을 그대로 담았다. ‘항해자’·‘HANDS(핸즈)’·‘거룩한 이들아’·‘주님 나의 승리자’·‘CONVERSION(컨버젼)’·‘잔잔하게 하소서’·‘내 곁에 살아계신 주’·‘십자가 그 길’ 등 8곡은 바오로 사도 일대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왜 믿음의 길을 걸어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밴드 나마스테만의 음악으로 응답한 곡이다.
김도희씨는 “우리 밴드는 듣고 감상하기에 좋은 곡이 아니라 함께 부르면서 찬양으로 하나 될 수 있는 곡을 쓰려 한다”면서 “함께하는 노래는 더 큰 기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밴드 멤버들은 “정규 앨범이 나오기까지 함께해준 모든 분과 찬양의 길로 이끌어주신 하느님께 특별히 감사드린다”며 “멤버는 수시로 모집하니, 악기 연주자나 보컬뿐만 아니라 음향과 영상 기술에도 관심 있는 이들은 누구나 환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