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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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거실만 내줘도 된다’는 말의 의미

이지혜 보나(신문취재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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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각박해지면서 구역반 모임도 성당 교리실이나 아파트 커뮤니티센터에서 이뤄집니다. 재개발 아파트는 울타리를 치고 시설을 주민들만 사용하다 보니, 가가호호 동의가 있어도 단지 차원의 반대로 홈스테이 진입 장벽이 높아졌습니다.”(이경상 주교,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지역조직위원회 총괄 코디네이터)

“세계청년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청년들 간의 인격적인 만남이고, 그다음이 홈스테이를 통한 세대 간 만남입니다. 제주에서 열린 한국청년대회에서도 제주의 일반 가정들이 처음에는 개방하기를 꺼렸지만 함께 지내며 좋은 체험을 했고, 청년들도 환대를 받고 기쁘게 돌아갔습니다.”(전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

“지난 11월 후쿠오카교구와 인천교구 청년들 교류에도 같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폐쇄적일 것이라 여겼던 환경에서도 막상 홈스테이를 해보니 시너지 효과가 컸고, 구역 모임이 활성화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났습니다. 2027 서울 WYD 주제 성구처럼 ‘용기를 내어라. 홈스테이가 모든 것을 이길 것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

이 발언들은 지난 11월 히로시마교구에서 열린 한일주교교류모임에서 나왔다. 일본 주교들과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준비 상황을 공유하는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 이야기들이다.

최근 서울 WYD 교구대회 실무자 모임에서는 한 사제의 발언인 ‘거실만 내줘도 된다’는 표현이 기사 제목으로 보도됐다. 홈스테이에 대한 부담을 덜자는 취지였지만 “홈스테이는 환대의 본질”이라며 형식을 낮춰서는 안 된다는 반응과 “최선의 공간을 내어주는 것 역시 환대”라는 의견이 기사의 댓글에서 맞섰다.

홈스테이는 결국 ‘얼마나 잘 준비했느냐’보다 ‘얼마나 내어줄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아기 예수님은 가장 허름하고 보잘것없는 말구유에서 태어났다.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본질, 겉치레가 아니라 정성이다. 구유의 크기를 재는 것보다 아기 예수님께 마음의 공간을 내어줄 수 있는지 먼저 물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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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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