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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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주일 특집] 이성효·곽진상 주교 “AI 시대…하느님 모상으로서의 ‘인간성’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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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인간의 말과 표정, 판단과 관계까지 흉내 내는 시대, 레오 14세 교황은 제60차 홍보 주일 담화를 통해 “얼굴과 목소리를 지키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우리 자신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시대의 과제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주체성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에 관한 물음이라는 뜻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서 교황청 AI 연구 그룹이 집필한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주체성 회복」이 최근 우리말로 출간됐다. AI가 인간의 자유와 판단, 관계성에 미치는 영향을 짚으며, 기술 발전 속에서도 인간 주체성을 지키는 길을 모색하는 책은 한국교회가 기술을 어떻게 식별하고 사용할 것인지 함께 성찰하도록 돕는 길잡이가 되고 있다.
책을 번역한 주교회의 사회홍보위원회 위원장 이성효 주교(리노·마산교구장)와 감수를 맡은 수원교구 곽진상(제르마노) 주교는 5월 7일 수원교구 제2대리구청에서 인터뷰를 갖고, AI 시대 인간 주체성 회복의 의미와 교회의 과제를 제언했다.



교회가 AI 시대에 인간의 주체성 회복을 강조하는 이유는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존재라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단순히 정보를 처리하거나 효율적으로 판단하기 위한 존재가 아니라, 자유롭게 선을 선택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하느님과의 친교를 향해 나아가는 인격적 존재라는 것이다.


이성효 주교는 “하느님으로부터 지성과 자유의지를 부여받은 인간은 타인과 관계를 맺고 서로 협력하며 책임 있게 선을 선택하고 실천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과정을 이끌어가는 것이 바로 인간 주체성”이라며 “오로지 기술적 진보만을 추구한 결과 인간 주체성이 위협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곽진상 주교는 AI 기술이 인간의 판단과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짚었다. 알고리즘이 인간의 욕구와 행동을 예측하고 유도하는 환경 속에서, 인간이 스스로 생각하고 식별하는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다.


곽 주교는 “알고리즘이 설계한 정교한 넛지(유도)와 중독은 우리에게 더 나은 선에 대해 숙고할 능력을 잃게 만든다”고 말했다. 또 “탈숙련화는 인간에게 필요했던 숙달된 능력뿐 아니라, 하느님과 이웃에게 봉사하기 위해 행하던 단순하고 반복적인 과업 수행의 기회마저 앗아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현상이 개인의 존엄성과 주체성은 물론 공동체를 파괴하는 일이기에 교회는 주체성 회복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AI 시대에 인간의 취약성도 새롭게 조명된다. 하지만 주교들은 AI와 구별되는 인간 고유의 가치가 취약성을 통해 드러난다고 전했다.


이 주교는 “AI의 관점에서 취약성은 비효율적이라는 측면에서 제외 대상이 되지만 레오 14세 교황님은 인간의 취약성을 단순한 결함이 아니라 하느님과 인간이 만나는 자리, 곧 인간 존재의 진리와 은총이 교차하는 공간으로 제시하고 있다”며 “인간은 누구도 완벽하지 않으며 연약하기에 서로 위로하고 사랑하는 가운데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 주며 하느님 모상으로서의 인간성을 실현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주교는 인간 주체성을 회복하는 열쇠가 ‘인격적 만남’에 있다고 강조했다. AI가 방대한 지식을 제공하고 인간의 언어를 흉내 낼 수는 있지만, 고통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책임 있는 관계를 맺는 일은 인간만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주교와 곽 주교는 한목소리로 “하느님이신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몸으로 강생하셨다는 사실은 살과 피를 가진 인간이 겪는 고통과 기쁨, 관계 속에서 인간 주체성이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께 나아가고 타인을 향해 나아가는 관계성 안에서 주체성을 형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교회는 AI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주교들은 AI를 무조건 배척하기보다, 인간의 존엄과 공동선을 위한 도구로 식별하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곽 주교는 “온전히 AI에 의존하기보다 비판적인 정신을 가지고 AI가 제시한 의견에 대해 선택하는 결정권을 내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회는 AI 기술이 설계 단계에서부터 윤리적 가치를 포함하도록 지침을 제공해야 한다”며 “최종적 판단과 선택의 주도권은 언제나 인간에게 유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주교는 “교회는 AI 기술이 사회적 약자들에게 인간다운 삶을 증진해 나가는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에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며 “교회 안에서의 AI 활용에 대한 여러 지침을 제공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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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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