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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시민사회, 지구 위해 목소리 높이자

[특별기고] 「하느님을 찬미하여라」 해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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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기후행동 활동가들이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앞 들머리에서 기후 정의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 「하느님을 찬미하여라」는 급속한 기후 변화에 따른 그 충격의 강도와 빈도, 지속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제) 정치의 고결한 책무 이행이 시급하며, 정치가 그 본령(本領, 카리타스의 광대한 들판)에 충실하도록 유인(誘引)하기 위해서는 사회 ‘내에서’, 그리고 ‘아래에서’ 분출하는 기세(氣勢), 지구 차원의 민주화가 불가결하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기후변화 같은 전 지구적 현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를 사회적 우애의 ‘세계 공동체’로, 시민을 형제애의 ‘세계 시민’으로 인식하는 참된 개방의 자세가 절실히 요구된다.



II(시민사회). 시민사회의 건전한 압력 (국제) 정치의 신뢰 회복을 유인하는 길

정치와 경제 영역에는 언제나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 곧 권력에의 유혹과 수익 극대화의 유혹이 도사리고 있다. 빈번하게도 정치와 경제활동은 그 본령에서 일탈해 수단과 목적의 전도(顚倒)현상이 횡행하여, 국태민안(國泰民安) 대신 권력 투쟁으로, 경세제민(經世濟民) 대신 사람과 사회에 대한 돈(금융) 지배로 변질한다. 게다가 이 일탈은 당대의 사회적 약자(지역, 분야)와 공동의 집인 지구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 견디기 어려운 짐을 지우면서 유지ㆍ강화되어 구조화될 수 있다. 이를 사회교리는 세대 내ㆍ사이의(intraㆍintergenerational) 불의, 죄의 구조들, 구조적 죄라 한다.



시민사회의 압력 : 그 구조를 자찬(自讚)하는 오늘날의 추세에서, 권고는 (국제) 정치와 경제가 그 본령의 길로 돌아섬으로써 신뢰를 회복해 전 지구적 사회 현안에 실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하려면, 선한 외력(外力), 곧 시민사회의 건전한 압력이 절실하다고 역설한다.

이와 관련해 권고는 첫째 사회교리의 ‘보조(補助)의 원리’ 적용을 소개하는데,(37항 참조) 기후 위기와 관련한 다국적 공동정책의 현실적 한계를 보충하는 (그린피스 같은) 시민 단체들이나 특정 국가들의 모범적 활동을 생각할 수 있다. 둘째 (금융 및 시장의 세계화가 아닌) 자발적인 문화 교류, 상호 이해의 제고, 세계 시민으로의 통합 과정을 도모하는 성격의 세계화는 “아래로부터” 다국적 공동정책 수립과 그 이행을 재촉하며, 그 배경에서 활동가들 사이의 연대는 엘리트 지배 권력에 건전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38항 참조). 셋째 취약하고 약한 이웃을 향해 발흥한 세계 시민의 새로운 감수성 역시 다국적 공동정책의 실효적 이행을 자극할 수 있다. 인간 존엄 우선(優先)의 윤리는 지역적이며 비본질적인 정치ㆍ경제적 이해관계에의 집착을 극복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39항 참조). 마지막으로 시민사회 “내에서” 또는 각각의 국가에서 분출하는 선한 기세는 기후 위기라는 전 지구적 사회 현안에 대처하는 데에 있어, 다국적 공동정책이 불가피한 과정임을 깨닫게 해준다.(40항 참조)

그러면서도 권고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믿을 수 없는 과학적 데이터를 동원한 현안의 왜곡, 이상 기후 현상들의 근본적 원인 회피, 일시적 이상 기후와 전 지구적 기후 변화를 구별하지 않는 정보 흐름에 따른 혼동, 기후 위기를 인구 증가의 탓으로 돌려 현안을 단순화하기, 일자리 감소를 내세워 재생에너지 개발 및 전이 정책을 미루기’ 따위를 이 현안의 심각성과 중대성, 시급성과 영속 가능성을 “부정하거나, 덮거나, 감추거나 상대화하려는” 사회 내 ‘저항과 혼동’의 추세로 비판한다.(5-10항) 권고는 시민의 건전한 사회(생태, 역사)의식의 함양과 사고(思考)ㆍ생활 양식의 전환을 이런 추세에 맞설 선한 기세라 제안한다.


 
박동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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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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