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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사] 사제단대표 백남용 신부(원로사목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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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공경하올 추기경님 영전에

 

사랑하는 추기경님, 제자 백남용입니다. 서울 양반들의 특유하게 느릿한 으응, 왔어?”하는 음성이 들리지 않아 왈칵 설움이 앞서네요.

 

3년간 소신학교에 선생 신부님으로 계실 적에 내내 담임을 맡으셨던 유일한 제자반이었지만 저희가 고1 입학식을 한 직후에 부임하셨고 또 고3 졸업식을 하기 직전에 다음 임지로 가셔서, 유일한 제자반의 입학식과 졸업식도 참석하지 못 하셨음을 두고두고 아쉬워하셨던 스승님.

 

서울 교구장으로 오셨을 때 교구장 취임 축가를 작곡하고 또 연주해드렸더니 제자 중에 음악가가 있어서 이렇게 나만을 위한 노래를 하나 갖게 된 사람도 별로 없을 거야라고 하시며 행복해하시던 스승님.

 

스승의 날이면 주황색 장미 100송이를 들고 인사드리면 아버지처럼 웃으시며 좋아하시던 스승님.

 

이런 사연들은 물론 저와 스승님 사이의 이야기지만, 많은 사제들과 평신도들과도 비슷한 스토리들이 셀 수 없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수많은 따뜻한 추억들을 남겨놓으시고 이젠 저희 곁을 떠나 천국으로 가시는군요. 그래도 모든 성인들이 이루는 통공 가운데 늘 함께 있을 수 있다고 믿어 위로가 됩니다.

 

Omnibus Omnia. 스승님의 스승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러셨듯이, 모든 이를 위하여 모든 것이 되어주시려고 작정하셨던 삶이었으니, 추기경님의 삶은 얼마나 고단하셨을까요. 이제는 하늘나라에서 주님께서 친히 추기경님의 모든 것이 되어 주십사고 기도합니다.

 

, 한잔의 와인을 사랑하시는 스승님! 하늘나라에 가시면 예수님 직영공장에서 나오는 가나표 와인이 맛이 기가막히답니다. 이젠 매년 책 한 권씩 쓰시던 수고 내려놓으시고, 천상의 주님식탁에서 편히 음미해보십시오.

 

하늘나라 가시는 길에 노자로 쓰시라고 남아있는 저희 모두의 마음을 모아 큰 기도 보따리를 싸드립니다.

추기경님 살펴가시고 편히 쉬십시오.

 

2021년 성모성월 첫날에 제자사제 백남용 올립니다.

 



서울대교구홍보위원회 202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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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사탕2024. 5. 18

시편 85장 13절
주님께서 복을 베푸시어, 우리 땅이 그 열매를 내어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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