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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군종신부들의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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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남수단재건지원단 한빛부대 제15진 소속으로 출국해 무더위 속에서 군종장교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최민성(베드로) 신부. 그는 아프리카의 폭염 속에서 고생하는 병사들을 위해 종파를 넘어 직접 만든 팥빙수를 나누며 더할 나위 없는 달콤한 휴식을 선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군종신부들이 한자리에 모여 친교와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군인 주일을 맞아 남수단 파견 현장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최 신부의 특별한 사목 활동과 국내 군종신부들이 오랜만에 만난 친교의 장을 들여다본다.


■ 한빛부대에서의 시원달콤 사목

“땀이 비처럼 쏟아지는 재건지원 작전 현장에서 먹는 시원한 팥빙수는 정말 최고의 꿀맛입니다!”

안태호 상병은 최민성 신부와 군종병이 손수 만들어 온 팥빙수를 한 입 크게 떠 넣으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아프리카의 열기 속에서 재건지원 작전 임무를 수행하다 보면 땀에 흠뻑 젖는 것은 예삿일이다. 절로 시원하고 달콤한 팥빙수가 떠오르는 때에 장병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최 신부는 열기에 지친 장병들을 위문하기 위해 정성스레 만든 팥빙수를 챙겨 현장으로 향한다. 최 신부의 팥빙수 위문은 부대원들에게 단연 최고 인기다. 주 2~3회 가장 힘들 시간에 현장에서 나눠주는 팥빙수는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가장 환영받는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팥빙수를 한 번도 직접 만들어 본 적이 없어서 여러 번 시도했습니다. 군종병과 의견을 나누고 만들어서 주변 부대원들에게 시식 평가도 들으며 지금의 팥빙수 재료 비율을 찾아냈죠.”

최 신부는 “현장에서 팥빙수를 먹으며 담소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레 부대원들의 고충과 건의사항을 들을 수 있고 이를 다시 지휘관에게 전하는 다리 역할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팥빙수 위문 활동의 장점을 전했다.


한빛부대 군종장교는 전통적으로 기본 업무인 해당 종파의 종교행사만을 주관하지 않는다. 천주교를 비롯해 개신교, 불교 등 다양한 종교 시설을 관리하며 부대원들이 평온하게 종교활동을 할 수 있게 지원해주고 있다.

최 신부 곁에서 늘 함께 임무를 수행하는 군종병 송의현 상병도 개신교 신자다. 송 상병은 “종교는 다르지만 함께 행사를 진행하면서 깊은 신앙심과 믿음으로 서로를 존중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최 신부는 부대원들이 겪는 스트레스를 슬기롭게 관리할 수 있는 회복 탄력성 강화훈련과 찾아가는 위문 활동 등 여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최 신부는 “부대원 각자가 자신의 종교를 잘 간직하고 신앙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한편 비신자 장병들에게도 형제로 다가가 함께 웃고 땀 흘리며 빛과 소금의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 코로나19 이후 첫 나눔현장

국내에서 사목하고 있는 군종신부들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두 모여 화합과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군종교구는 지난 9월 14~16일 사제 수련회 기간 중 안양 아론의 집에서 ‘아나바다 마켓’을 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기획된 행사였다. 쓰지는 않지만 버리기 아까운 물건들을 가져와 아나바다 마켓에서 나누고, 이를 통해 얻게 된 수익은 가톨릭환경연대와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산하 미혼부모기금위원회에 기부하기로 했다.


해외 파병 중인 신부들을 제외한 97명의 육·해·공 군종신부들과 교구장 서상범 주교는 각자 나누고 싶은 물건들을 내놓았다. 반응은 뜨거웠다. 의류와 가전제품, 주방용품, 운동과 취미 관련 용품 등 제값 주고 판매해도 될 만한 다양하고 질 좋은 물건들이 모였다. 군종신부들은 자신이 내놓은 물건이 동료 신부들에게 좋은 가격에 판매될 수 있도록 즐겁게 호객하는 모습도 보였다.

경매방식을 통해 판매된 수익금은 500만 원이 넘었다. 여기에 서 주교는 100만 원을 추가로 기부했다.

행사를 기획한 교구 사목국장 김창환(다니엘) 신부는 “코로나19로 인해 2년간 군종신부들 전체 모임이 없었는데 이날 오랜만에 모두 모였다는 자체로 기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며 “특히 신부들의 나눔이 환경 보호와 소외된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더욱 뜻깊은 시간이 됐다”고 밝혔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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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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