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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하루 한장 읽기] 신명기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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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경의 다섯 번째 책이자 모세오경의 마지막 책인 `신명기`는 위대한 지도자이며 입법자였던 모세가 자신의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들려주는 `고별연설문`으로, 시나이산에서 선포된 율법을 힘차고 웅변적으로 반복하면서 보충하고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1) 명칭

 신명기는 히브리어 성경에서 `엘레핫데바림`(*1=이것들은 말씀들이다) 혹은 간단히 `데바림`(*2=말씀들)이라고 불립니다. 여기에서 `말씀들`이라는 표현은 신명기의 `연설적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희랍어 성경인 칠십인 역본(LXX)에서는 이 책을 `듀테로노미온`(ΔΕΥΤΕΡΟΝΟΜΙΟΝ=두 번째 법)이라 부르는데, 여기서 라틴어 역본인 불가타 성경(Vulgata)의 `Liber Deuteronomii`와 우리나라의 신명기(新命記)가 유래합니다. 이는 신명기 17장 18절의 `미쉬나 하토라 하조트`(*3=이 법에 대한 필사)를 그리스어로 `두 번째 법`이라고 잘못 번역하면서 나온 제목입니다. 이렇게 신명기라는 제목은 원래 오역이지만 그래도 제법 이 책 내용에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명기가 탈출기, 레위기와 민수기에서 제시된 율법을 부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고 본다면 `두 번째 법`이라는 제목은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2) 의의

 신명기는 이스라엘이 아시리아의 위협으로 신앙의 위기를 맞았을 때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지키고 심화시키는 데에 큰 영향력을 발휘한 책입니다. 일부(신명 31∼34장)를 제외하고는 모두 신명기계 학파 저자들에 의해 작성된 이 책은 일부 학자들이 `신명기계 역사서`(여호수아기, 판관기, 사무엘기 상ㆍ하권, 열왕기 상ㆍ하권)의 서론이라고 주장할 만큼 영향력이 큽니다.

 신명기는 또한 신약성경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책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예수님께서는 모든 계명 가운데에서 첫째 가는 계명을 알려 주시면서 신명기 6장 5절을 인용하십니다(마르 12,30 ; 마태 22,37 ; 루카 10,27).
 
 (3) 내용

 신명기는 이스라엘 백성이 요르단 강 건너편의 약속된 땅을 차지하기 직전에 `요르단 건너편 아라바에 있는 광야`(1,1)에서, 곧 모압에서 자신의 죽음이 임박하다는 사실을 예감한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행한 고별연설입니다. 미래에 대한 기대와 불안으로 가득 찬 새로운 생활의 문턱에 서 있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모세는 이집트 탈출과 광야생활에서 체험한 하느님 은총을 기억하고, 팔레스티나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온갖 유혹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과 맺은 서약에 충실하라고 훈계합니다.

 신명기를 내용적으로 구분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① 역사적 회고와 권고 : 1장 1절∼4장 43절
 ② 하느님의 법 : 4장 44절∼26장 19절
 ③ 하느님과 맺은 계약 : 27장 1절∼31장 30절
 ④ 부록: 32장 1절∼34절 12절
 
 (4) 핵심 신학 사상들

 ① 한 분이신 이스라엘의 하느님 : 신명기의 하느님관은 이스라엘 전통의 신앙고백문인 `쉐마`(6,4∼9) 머리말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하느님은 한 분이시라는 믿음은 이스라엘의 모든 사상과 행동의 근원이며 출발점이 됩니다.

 ② 하나인 백성 : 하느님께서 한 분이시듯이 하느님 백성 역시 하나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을 당신의 백성으로 선택하셨습니다(7,7∼8).  

 ③ 하나인 성소와 전례 : 하느님께서 한 분이시고 하느님 백성이 하나이듯이, 하느님 선택을 받아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곳인 성소 역시 하나이며, 하느님께 예배드리는 방식인 전례 역시 하나입니다(12,14 ; 15,20 ; 16,2 등).

 ④ 축복과 저주 : 이스라엘이 다른 민족보다 더 공로가 많아서 하느님 선택을 받은 것이 아니라 오로지 하느님 사랑으로 인한 선택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조건 없는 선택을 받은 이스라엘은 마음의 할례를 받아 몸과 마음으로 하느님 백성답게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축복을 받고, 그렇게 하지 않을 때 저주를 받는다는 것이 신명기의 신념입니다.

신희준 신부(서울대교구장 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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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7-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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