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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하루 한장 읽기 해설(욥기)

의인이 당하는 고통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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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의`모세오경`(율법서)이나 `역사서`(전기예언서)의 산문과는 대조되는 리듬을 지닌 운문으로 작성된 문학유형의 책들인 `지혜서`(성문서)가 `욥기`와 함께 시작됩니다. 욥기는 `욥`이라는 한 의인의 고통을 통해 `사람은 본래 어떤 존재인가?`, 또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는 본래 어떠한가?`라는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1) 지혜문학
 성경은 그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여러 가지 문학유형과 다양한 문체를 사용합니다. 유다교 전승에 의하면 성경은 크게 세 가지 문학유형들, 곧 `모세오경`과 `예언서`와 `지혜문학`으로 구성됩니다. 그 중에서 지혜문학에는 욥기, 시편, 잠언, 코헬렛, 아가, 지혜서, 그리고 집회서가 속해 있습니다.

 다른 문학유형들보다 뒤늦게 편찬된 지혜문학은 이스라엘이 바빌론에 패망해 유배를 떠났다가 귀환하는 우여곡절 속에서 그러한 체험에 깃들어 있는 삶의 지혜를 진지하게 사색하고 야훼 신앙 안에서 나름대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가운데 내놓은 작품들입니다. 이 작품들은 한결같이 지혜의 원천이신 하느님을 경외하고 하느님 뜻대로 살아갈 것을 권면합니다.
 
 (2) 욥기의 저자 및 저술 연대
 욥기는 중심 인물인 `욥`의 이름을 따서 지칭되는 책으로서, 기원전 5~3세기경에 미상의 저자에 의해 최종적으로 편찬됐습니다. 과연 욥이 실존 인물이었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적어도 고대 중동에서 흔한 이름이었던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욥 1장 3절에서 `동방인`이라 한 것으로 볼 때 유다인이 아니었던 그는 오늘날 이루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고통에 처해 있는 인간을 상징하는 대명사가 됐습니다.
 
 (3) 욥기의 구조와 내용
 욥기는 문장 유형과 내용을 토대로 다섯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1,1~2,10 : 시련을 겪는 욥.
 2) 2,11~31,40 : 세 친구와 벌인 논쟁.
 3) 32,1~37,24 : 엘리후의 연설.
 4) 38,1~42,6 : 하느님의 현현.
 5) 42,7~17 : 모든 것을 회복하는 욥.
 
 첫째 부분(1,1~2,10)은 먼저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들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사항들, 곧 욥이라는 인물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두 차례에 걸친 그의 시련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둘째 부분(2,11~31,40)은 세 단계로 이뤄진 욥과 친구들의 논쟁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욥의 세 친구는 욥에게 닥친 불행의 원인과 그가 처한 상황을 이성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고자 시도하지만 욥이 계속해서 그들에게 반론을 제기함으로써 이들의 노력은 실패로 끝납니다.

 셋째 부분(32,1~37,24)에서는 도를 넘어선 듯한 욥에게 반론을 제기하는 엘리후의 연설이 이어집니다. 이 연설은 욥의 감정과 표현을 자제시키고, 욥과 친구들 사이에 논란이 된 문제와 관련된 전통적 지혜 관념을 더욱 폭넓게 발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논쟁의 쟁점과 욥의 항변에 해답을 제시하지는 못합니다.

 넷째 부분(38,1~42,6)이 전하는 하느님의 현현 이야기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초월성과 권능에 관련된 물음들을 제시하시는 것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로써 하느님께서는 지금까지 욥이 지녀온 문제와 생각의 범위를 완전히 뛰어넘어 전혀 다른 방향을 바라보게 하십니다.

 마지막 부분(42,7~17)에서 하느님께서는 세 친구가 욥을 통해 용서받게 하십니다. 그리고 욥이 불행을 당하기 이전인 처음에 지녔던 것보다 더 많은 재물을 돌려주시고, 예전처럼 일곱 아들과 세 딸을 얻게 하십니다.
 
 (4) 핵심 신학 사상
 욥기는 삶이, 의롭게 살면 복을 받고 악을 저지르면 벌을 받는다는 `인과응보`의 가르침대로 꼭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체험을 토대로 무죄한 의인이 당하는 고통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묻습니다. 그러면서 욥이라는 의인을 통해 우리가 고통 중에 하느님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즉, 하느님을 믿는 이유는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무엇을 바라기 때문이 아니라 `까닭 없이`(욥 1,9) 하느님은 하느님이시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오늘날 모든 것을 물질과 관련해서 생각하는 우리에게 욥은 신앙마저 물질과 연관시키는 우리들의 내면을 다시 되돌아보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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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8-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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