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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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의료봉사 체험기 (상) 주천기 요셉 (가톨릭대 의과대학장)

건강 상태 나쁜 백내장 환자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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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티에서 의료진들과 수술을 준비하고 있는 필자(왼쪽에서 두 번째).
 
가톨릭대 의과대학장이자 안과 전문의인 주천기(요셉) 교수가 4월 30일부터 5월 3일까지 아이티에 의료봉사를 다녀왔다. 주 교수의 의료봉사 체험기를 싣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안과팀이 봉사활동으로 음성 꽃동네를 방문해 여러 차례 백내장 수술을 해줬을 때 만난 김 야고보 수사님과 가끔 이메일로 서로 안부를 주고받던 중, 아이티 꽃동네에도 백내장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난 5월 초, 미국 보스턴과 올랜도에서의 학회에 이어 긴 휴일들이 겹쳐 큰마음을 먹고 아이티로 의료봉사를 떠났다.

아이티는 서인도제도에 위치한 도서국가로, 가톨릭 신자가 전체 인구의 80를 차지한다. 안타깝게도 인체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환자들이 5 정도 되며, 보건환경 또한 극도로 열악해 수많은 사람이 영양실조를 겪고 있다. 파상풍, 결핵, 말라리아와 같은 질병에 시달리는 경우도 흔하다. 시골 지역에는 의사와 의료기관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소망으로 기도하며 아이티행 비행기에 올랐다.

긴 입국심사 후 나를 맞아준 건 찜통더위와 원주민들이 연주하는 흥겨운 생음악이었다. 우리 일행을 위해 공항까지 마중을 나오신 야고보 수사님을 따라, 울퉁불퉁한 아스팔트 길과 험한 흙길을 따라 아이티 꽃동네에 도착했다.

날씨가 너무 더워 수사님께서 콜라를 사주셨는데 특이하게도 뒷맛이 짭짤했다. 이곳에는 냉장고가 없어 찬물에 음료수를 담가 두는데 그 물에 소금을 섞어 소독의 기능을 하게 한다고 한다. 콜라 한 병이 더위와 비행에 지친 나를 달래줬다.

아이티 꽃동네 방문객 숙소에 도착해 한국인 수사ㆍ수녀님들과 방글라데시 출신의 수사님들께 인사를 드리고, 짐을 내려놓은 후 식당으로 향했다. 노천식당에서 꽁치 찌개로 식사하는데 찌개 그릇과 밥그릇에 파리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우리 일행은 손으로 파리를 쫓으며 먹느라 정신이 없는데, 수사님과 수녀님들은 아무렇지 않게 식사를 하고 계셨다. 이 모습은 내게 너무 익숙했다. 5년 전 케냐에 의료봉사를 갔을 때에도 케냐 어린이들이 파리를 쫓을 생각도 하지 않고 음식을 먹는 모습을 봤다. 각종 질병이 옮을 수 있는 환경에서 어쩔 수 없이 적응하며 살아가는 모습에 마음이 안타까웠다.

식사 후 마을 주변을 돌아봤다. 어르신들은 모두 말랐으며 피부가 까맸다. 건강 상태가 안 좋아 보였고, 앞을 보지 못하는 분도 많았다. 치아가 몇 개 안 남아 음식을 드시는데 어려움을 겪는 분도 많아 치과 의사의 손길이 닿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아이티는 세계 최빈국에 속하지만 행복지수는 높다. 그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마을 사람들 모두 매우 밝은 표정으로 우리 일행을 반겨줬다.

<계속>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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