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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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암 4기, 지독한 고통보다 더 사무치는 외로움

14년 전 가정불화로 집 나와 홀로 생활혈액암 발병·완치했지만 담낭암 재발일 못하고 의지할 곳 없이 힘겹게 투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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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를 삭발한 김선희씨가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하루하루 사는 거죠. 숨을 쉬고 있으니까….”

서울대학교 암병원에서 진찰 순서를 기다리는 김선희(마리아, 60)씨는 “2년 전 담낭암 판정을 받았는데 암이 간으로 전이됐다”며 “수술 날짜를 잡아 입원했지만, 암이 복막으로 퍼져 항암 치료를 먼저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김씨는 홀로 투병 중이다. 14년 전 남편의 사업 실패와 가정불화로 남편의 빚까지 떠안은 채 맨몸으로 집을 나왔다. 먹고 살려고 닥치는 데로 일했지만 혈액암이 찾아왔다. 5년 만에 암 완치 판정을 받은 기쁨도 잠시, 3년 뒤 담낭암 판정을 받았다.

생활력이 강한 김씨는 계속된 암 발병에도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경북 청송 지인이 사는 집에서 머물면서 동네 밭일을 도우며 생계를 이어갔다”고 했다. 하지만 암이 복막과 간으로 퍼지며 지금은 일할 수 없다. 벌이가 없다 보니 항암 치료비와 약값도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외로움에 지칠 대로 지쳤다. 진통제 없이는 숨 쉬는 것조차 고통스럽다. 고통보다 더 견디기 힘든 건 외로움이다. 남편과 별거하며 자녀들과도 연락이 끊어졌다. 서류상 이혼 절차를 거치지 못해 기초생활수급 대상도 아니다. 그나마 도움을 주던 큰 오빠가 세상을 떠나며 어디 한 곳 기댈 곳이 없다. 그의 병세가 악화하고 암이 완치될 가망이 보이지 않자 도움을 주던 지인들도 하나둘 연락이 끊어졌다. 지독한 외로움이 마지막 남은 삶에 대한 희망을 꺾어버렸다.

항암치료를 위해 며칠 전 머리를 삭발한 김씨는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가는 것 같다고 했다. 주변에서 먹을 것을 가져다주면 먹고, 아니면 누룽지를 끓여 끼니를 때운다고 했다. 돈이 생기면 항암 치료를 위해 상경해 병원 옆 여인숙에 방을 잡는다. 병원에서 새벽에 항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몸 상태인지 검사를 하기에 하루 전에 서울에 올라와 잠을 자야 한다. 항암 치료가 끝나면 어지럼증에 청송까지 내려가기가 힘들어 또 하루를 잔 뒤 귀향한다. 암 4기인 그에게는 모든 일이 벅차기만 하다.

김씨는 몸 상태가 조금 나아질 때면 동네 성당을 찾는다고 했다. “부모님과 형제들이 가톨릭 신자였어요. 결혼하고 시댁이 불교 집안이라 신앙과 등졌죠.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해요. 염치가 없는 건 알지만 하느님께 도와달라고 기도하니까요.”

검사를 마친 김씨가 병원 앞에서 마을버스를 기다린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에 김씨의 몸이 움츠러들고 매서운 칼바람에 볼이 금세 벌게졌다. 김씨는 “스스로 포기하는 날이 올 것 같다”며 힘없이 웃었다. “누군가의 도움까지는 바라지도 않아요. 생면부지인 저에게 관심을 가져줘서 고마울 뿐입니다.” 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





후견인 : 라파엘나눔 임만택(제노) 회장

▲ 임만택 회장



김선희씨는 생의 끝에서 항암 치료에 응하고 있습니다. 오랜 투병으로 수천만 원 빚이 쌓였습니다. 한 번에 수십만 원에 달하는 항암 치료비와 숙박비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가톨릭평화신문 독자 여러분의 기도와 도움을 간곡히 부탁합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김선희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3월 6일부터 12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2-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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