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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가톨릭대학교 제10대 총장 이상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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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얼마나 좋고 얼마나 즐거운가, 형제들이 함께 사는 것이!”(시편 133,1)

대전가톨릭대학교 제10대 총장으로 임명된 이상규(야고보) 신부는 학생들과 함께 만들어갈 학교의 청사진을 시편 133장에서 찾았다.

이 신부는 “신학생들이 방학에도 오고 싶을 만큼 재미있고 좋은 학교, 사목일선에 있는 신부들은 어렵고 힘들 때 힘을 얻는 곳이 대전가톨릭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가톨릭대만의 자랑을 묻자 이 신부는 ‘순교자의 땅’임을 꼽았다. 김대건 신부와 최양업 신부가 태어난 솔뫼와 홍성 모두 대전교구 안에 있고 수많은 순교자들과 선교사제들의 족적이 이곳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성직자 묘지가 있어요. 여기에서 양성된 사제들이 세상에 파견돼 달릴 길을 다 달리고 다시 돌아와 묻히는 것이지요. 박해시대에 돌아가신 신부님들의 묘지에서 기도하면서 신학생들이 느끼는 무게감은 다르리라고 생각합니다.”

총장이 되기 전, 28년간 대전가톨릭대에서 신학생들을 가르쳤던 이상규 신부. 교수에서 총장의 자리로 올라갔지만, 그는 “학생들을 단 한 번도 제자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자신이 조금 먼저 출발했을 뿐 사제로 함께 걸어가야 할 ‘동료’라는 생각으로 신학생들과 함께했다. 그렇기에 신학생들과 가까운 교수로 오랫동안 남을 수 있었다. 이 신부는 “‘나는 심고 아폴로는 물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자라게 하신 분은 하느님이십니다’(1코린 3,6)라는 성경 말씀을 늘 마음에 새긴다”며 “결국 교육자는 하느님이시고, 저는 그분의 부르심을 따를 뿐”이라고 말했다.

조금 빨리 출발한 선배 신부로서 그가 후배 신부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하느님의 사람, 교회의 종’임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이 신부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우리는 하느님의 편을 택해야 하고, 섬기는 마음으로 양들을 돌본다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세상이 변했고, 사람들의 가치관도 변했다. 이기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우리 사회에서 ‘비움’, ‘배움’, ‘섬김’이라는 대전가톨릭대의 교육이념은 빛을 잃은 듯 보이지만, 더욱 밝게 세상을 밝히고 있었다.

“시대가 변하면서 사람들도 변했어요. 신학교에 들어오는 학생들의 모습은 달라졌을지 몰라도 사제로 향해가는 목표는 우리를 하나로 만들기에 충분합니다. 세상의 것을 비우고 그 안을 예수님을 가득 채우고 걸어가는 섬김의 여정은 그들이 서 있는 곳곳을 밝게 비추리라고 믿습니다.”

이상규 신부는 “과분한 자리에 앉게 돼 두렵고 떨린다”면서도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고 걸어가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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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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