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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주교에게 듣는 신앙과 경제] (50) 한국 경제현실과 사회책임투자운동

사회적 책임 분담하는 사회를 위해/ 1997년 IMF 맞으며 ‘천주교대안경제연대’ 발족/ 해외사례 연구하며 2000년 말 본격적 행보 나서/ 현재 ‘(사)기업책임시민센터’로 계속해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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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어왔을 뿐 아니라, 사회 발전의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고용창출과 이윤의 사회환원 등을 통해 사회에 적지 않은 유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기업 차원의 사회복지사업이나 비영리재단 설립 등 각종 공익사업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분담하는 모습은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면도 없지 않습니다. 이윤 극대화를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면서 이를 위해 뇌물을 주고받는 것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거나 탈세, 불공정거래, 주가조작 등의 불법행위를 별 거리낌 없이 자행하는가 하면, 노동자와 소비자의 권익을 무시하고 환경오염 등 반사회적이고 비윤리적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행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의한 현실에 맞서 그리스도적 가치를 전파하는 일 가운데 하나가 사회책임투자(SRI)입니다.

유럽의 경우 2003년 기준으로 3360억 유로 수준의 SRI펀드가 운영 중입니다. 지난 1990년 영국과 스웨덴 등의 국가들이 연기금 사회책임투자법을 통과시킨 것이 유럽의 SRI펀드가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만 보더라도, 1999년 처음으로 SRI펀드가 등장한 이후 현재 11개의 펀드로 성장하여 2006년 기준 18억 달러의 규모를 갖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책임투자운동의 현재

우리나라 사회책임투자운동의 뿌리도 가톨릭교회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지난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사태를 맞으면서 경제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출범한 천주교대안경제연대가 모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천주교대안경제연대는 한국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와 사회책임투자운동의 해외사례를 연구하던 중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운동이라는 공감대를 마련하고 1년여의 준비 끝에 YMCA 등 개신교 단체와 함께 2000년 11월 ‘사회책임투자운동’을 출범시킵니다. 2003년 1월 기업책임시민연대로 이름을 바꿨다가 2007년 4월 (사)기업책임시민센터로 재창립되어 지금까지 맥을 이어오고 있는 사회책임투자운동은 미국의 대표적인 사회책임투자운동 단체인 ‘기업책임 실현을 위한 종교간 센터’(ICCR)를 벤치마킹해 설립되었습니다. 기업책임시민센터는 ICCR과 마찬가지로 범종교성을 추구하지만 가톨릭이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가톨릭 사제와 수도자들이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개신교 목사, 원불교 교무, 불교 스님 등도 이사회 멤버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성심수녀회 등 5곳의 수도회를 비롯해 중소기업 5곳, 비영리기관 1곳 등 10여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2008년 2월 현재 우리나라의 SRI 시장 규모는 1조9000억 원대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책임투자를 할 때 비재무적 측면의 참고 자료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는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는 기업 수는 51개로 전체 기업에 비해 숫자도 미미할 뿐 아니라 정보 공개 내용도 만족스럽지 못한 편입니다. 한마디로 아직 우리나라는 SRI 규모나 인프라 등 모든 면에서 걸음마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09년 국민연금공단이 유엔책임투자원칙(UN PRI)에 서명한 이래 SRI형 위탁사를 꾸준히 선정해 투자함으로써 2012년 5월 현재 공단의 SRI 규모가 4조원을 넘어서는 등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용훈 주교 (수원교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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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2-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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