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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기에르 주교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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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가 시복시성을 추진하고 있는 초대 조선교구장 브뤼기에르 주교가 중국에 남긴 발자취를 따르는 순례를 동행 취재했다. 4월 16일 이른 아침 김포공항에서부터 21일 늦은 저녁 인천공항에 돌아오기까지 5박6일 일정으로 진행된 이 순례 기간 동안 중국 내에서 버스로 이동한 거리가 2000km가 넘는 대장정이었다.


브뤼기에르 주교는 1831년 9월 9일 조선교구가 설정될 때 초대 교구장으로 임명된 뒤 자신의 사목지인 조선에 들어가려 광활한 중국 대륙을 걸어서 이동하다 끝내 조선 땅을 밟지 못하고 마가자(馬架子, 마지아쯔)에서 1835년 10월 20일 선종했다. 과로와 병으로 세상을 떠난 브뤼기에르 주교는 교회법적으로는 ‘순교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한국교회가 그에 대한 시복시성을 추진하는 이유는 박해시기 조선 땅에 들어가면 죽을 줄 알면서도 초대 조선교구장 직책을 기꺼이 받아들였다는 데 있을 것이다.


중국 곳곳에서 브뤼기에르 주교의 흔적을 취재하고 3주에 걸쳐 순례기를 연재하면서 190년의 시간 차이가 나는 과거와 현재, 중국과 한국이라는 공간을 연상하곤 했다. 중국은 한국보다 천주교 역사가 먼저 시작된 곳이다. 한국에 천주교가 전해진 것도 중국을 통해서다. 현재는 어떤가? 중국에서 취재하면서 지금의 중국 천주교회가 처해 있는 현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중국에서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곳이 있었고, 사진 한 장 편하게 찍지 못하는 순간도 있었다.


중국의 종교 현실을 직접 보고 들으면서, 박해시기에 초대 조선교구장으로 조선에 들어오려던 브뤼기에르 주교의 발걸음이 얼마나 위대한 신앙인의 모범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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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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