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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나는 ‘착한 사마리아인’인가

전은지 헬레나(보도제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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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언론 기자로서 이웃을 너그럽게 감싸는 이들을 취재하는 경우가 많다. 오랜 시간을 봉사에 매진하는 이도 있고, 외국인 노동자나 난민 등 약자를 위해 마음을 나누는 이들도 있다. 그런 이들을 만나면 마음 한편이 따뜻해져 ‘우리 사회는 정말 살만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러나 최근 한 통계를 보고 이런 생각이 착각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국가인권위원회의 ‘한국의 인권통계 2020’에 담긴 포용도 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포용도는 해가 지날수록 낮아지고 있음이 나타났다.

포용도 조사는 장애인과 외국인 노동자, 북한이탈주민 등 소수집단을 이웃이나 직장동료, 친구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묻는 조사다. 사람들이 소수집단을 단편적으로나마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 수 있는 조사인데, 2014년보다 거의 모든 소수집단에 대한 포용도가 낮아졌다. 특히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포용도는 10.3p나 줄었다. 이 밖에도 전쟁이나 박해를 피해 온 난민에 대한 거부감도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양극화가 심해지고, 코로나19 등 위기가 겹치면서 개인의 안전을 챙기려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포용력에 대한 책임이 일부 선한 이들에게만 전가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회적 약자들을 돕는 건 누군가 충분히 하고 있다는 생각에 대부분은 포용을 외면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착한 사마리아인이 보여준 연대와 형제애는 사회적 차원으로 승화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착한 사마리아인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외국인 노동자, 북한이탈주민 등 그 누구를 만나도 먼저 인사를 건네는 일은 타인의 몫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포용도는 나부터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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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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