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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동대지진의 비극적 진실 밝히는 마지막 기회 놓치지 말아야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다큐 만든 오충공 감독, 한일 교회 성명에 환영하며 진실 규명 거듭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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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충공 감독이 지난 3월 서울 정동에서 열린 제25회 지학순정의평화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당시 학살 상황을 기록한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DB

 


“한국과 일본 가톨릭교회가 함께 관동 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 성명을 발표한 것은 희생자들의 아픔을 공유하고 진정한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큰 계기가 될 것입니다.”

관동 대학살의 진실을 알리는 데 평생 힘써온 재일한국인 오충공(68) 감독은 일본 교회가 지난 1일 관동 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주년 성명 발표 후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교회의 성명이 일본 정부의 역사 수정주의에 경종을 울리는 것은 물론, 사회 전반에 퍼진 재일한국인 차별 문화 극복에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 감독은 일본 교회의 성명 발표 소식을 누구보다 반가운 마음으로 접했다. 1955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난 오 감독은 어린 시절, 민족교육을 받으며 일본 역사 왜곡 문제에 눈을 뜬 인물이다. 이를 계기로 20대 때부터 40여 년간 관동 대지진 조선인 학살 진상규명을 위해 생존자들과 목격자들의 증언을 모았고, 이를 4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해 양국 국민들에게 역사수정주의로 잊힌 학살의 기억을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 수십 년간 일본 사회에 조선인 학살 진상을 전해온 여정은 오 감독에게 외롭고 힘든 길이었다. 특히 일본 정부의 비협조 탓에 관련 자료를 모으는 데에만 초인적 인내심이 필요했다. 누구보다 조선인의 역사 속 어려움 잘 알기 때문이다.

오 감독은 “일본 사회에 만연한 재일한국인 차별은 관동 대학살 당시 조선인 차별 문화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며 “일본 교회와 같은 국내 자성의 목소리는 사회 전반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성명 발표가 “한국과 일본의 시민과 종교인 모두가 희생자의 아픔을 공유하며 한목소리로 일본 정부에 진상 규명과 사죄를 요구하고 있음을 알린 의미 있는 일”이라고도 했다.

오 감독은 관동 대학살 사건을 외면하는 한국 정부를 향해서도 “학살 사건 발생 100년이 되도록 한국 정부는 희생자는 물론 그 유족과 생존자에 대해서도 별다른 조치를 하고 있지 않다”면서 “일본 정부의 명백한 역사 왜곡에도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건, 역사 왜곡에 가담하는 것과 다름없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오 감독은 한일 교회의 성명이 단순한 목소리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구체적 행동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는 “관동 대학살 당시 일본 정부의 책임이 있음은 명백하나, 일본은 계속해서 학살 사건의 의미를 축소ㆍ은폐하려 하고 있다”면서 “한일 양국의 종교·시민사회가 진실 은폐 시도에 맞서 정기적인 교류 모임을 만들거나, 학살 사건 희생자를 위한 공동 추모식을 여는 등 진실을 향한 여정에 함께해야 한다”고 소망했다.

오 감독은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 정부가 진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재차 촉구했다. “비록 소수이지만, 학살 사건 생존자와 당시를 기억하는 희생자 유족들이 아직 살아계십니다. 이분들이 돌아가신다면 비극적인 역사의 진실을 밝힐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입니다. 모두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오 감독은 오는 11월 추가 증언들을 모아 제작한 새 다큐 영화 ‘1923 제노사이드, 100년의 침묵, 역사 부정’(가제)을 선보일 예정이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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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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