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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 특별기고- 인격에 바탕 둔 노동의 고귀함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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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 1일은 세계적으로 노동절로서 노동자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불러 일으키는 날이면서 한편 교회는 노동자 성 요셉 축일을 보내면서 노동자들에게 위로와 평화를 주고 있다.
노동절을 기념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딛고 있는 이 땅에서 노동자 문제가 무엇인지 살펴봄으로써 노동의 고귀함을 한번 더 깊이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회칙 「노동하는 인간」에서 밝힌 바와 같이 노동은 인간 존재의 소산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노동의 배후에는 언제나 인간의 인격이 있다. 이 인격이야말로 노동의 가치와 노동의 존엄성이 뿌리를 갖는 근원이 되는 것이다(노동하는 인간 3항 참조). 그런데 오늘날 우리 사회는 이러한 노동의 가치와 존엄성을 유지하기에 어려운 처지에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멈추지 않는 비정규직(일용직)노동자의 확산이 심각한 노동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비정규직의 증가는 김대중 정권이 IMF의 신속한 탈출이라는 슬로건으로 신자유주의 노선을 채택하면서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하였다.
우리나라에서의 신자유주의는 기득권 세력과 강고히 결합하여 끊임없이 타협하는 가운데 진행되고 있고 급격히 자본시장과 외환시장을 개방하여 국제금융자본에 국민경제를 내맡기고 있다는 점 외형성장만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누적된 부실을 안고 있는 산업자본에 내부개혁과 체질강화의 시간도 없이 국제금융자본과 국제자본시장에 내던져 넣음으로써 국내저축과 투자 연결이 끊어질 지경이 되고 금융경색이 수시로 발생하거나 공적자금이 계속 투입돼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안정장치 없는 노동시장의 유연화는 결과적으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발견되지 않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급격히 증가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노동시장의 불안정화는 소득분배를 왜곡시키고 있으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더욱 가속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공통점은 정규직과 동일한 일을 하면서도 근로조건 및 복지혜택에서 정규직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으며 근로기준법상의 각종 보호 및 노동조합의 보호에서도 배제당하고 있으며 고용이 불안한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먼저 비정규 노동자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 사회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다. 현 시기 비정규직 문제의 목표는 비정규노동자의 확산 추세를 막고 이들을 정규직화 하는 한편 이미 과반수를 넘고 있는 비정규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하고 차별을 철폐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신자유주의정책에 기반한 고용유연화정책과 기업의 이윤극대화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변경하여야 하며 비정규직 보호입법 제정을 통하여 비정규직노동자의 정규직화와 비정규직노동자의 노동3권 등 기본권 보장과 차별철폐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회는 노동 및 고용 조직상의 잘못으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실직이나 미취업 또는 불완전 고용상태에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해야만 한다. 또한 자유시장의 구조가 인간 전체생활의 최후목적이 되지 않도록 이 구조를 공동통제에 맡겨 지상 재화의 공동목적의 원리가 효과적으로 부과되기를 촉구해야만 한다(「백주년」18 19항 참조).
더 나아가 우리 모두는 『교회의 마음에 이방인이란 없습니다』라는 교황 바오로 6세의 말씀대로 이주 노동자도 우리의 한 형제로 인식하고 「가톨릭」이란 교회의 이름은 공연한 것이 아니며 세상에 일치와 사랑과 평화를 증진하도록 소임을 받았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대한 산업연수제도를 폐지하고 고용허가제 도입에 대해 적극 지지하고 싶다. 그러나 그 시기를 너무 미루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이러한 노동문제가 방치될 경우에는 「일부의 빈곤은 전체의 번영에 위태롭다」라고 국제노동기구(ILO)가 경고한 바와 같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으며 결코 진정한 사회정의가 구현될 수가 없다.
이러한 노동문제들이 세계화된 경제사회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인 사회교리 즉 인격 존엄성의 원리 연대성의 원리 공동선의 원리 보조성의 원리에 입각하여 하루 빨리 해결되기를 간절히 희망하는 바이다.

김일회 신부 인천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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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3-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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