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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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세계감리교협의회와 가톨릭교회의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선언'의 의미<상>

교회 일치 운동의 기념비적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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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개최되는 감리교회 세계 대회 기간 중 7월23일 감리교 금란교회에서 `의화 교리에 관한 가톨릭-감리교회 공동 선언문` 서명식이 열린다. 16일부터 9일간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의장 발터 카스퍼 추기경은 교회일치 운동사의 기념비적 사건으로 남을 이번 공동선언 서명행사에 가톨릭교회 공식 대표로 참석한다. 지난 1999년 루터교와의 의화 교리 공동 선언에 이은 이번 공동 선언과 관련해 그 의미와 향후 전망에 대한 심상태 몬시뇰 글을 두차례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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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화`(義化) 교리는 "그리스도 교회에서 세례를 받아 하느님 자녀로 태어난 신자가 현실에서 죄를 범하며 살아감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구원될 수 있는가?"라는 신자 모두에게 실로 중요한 사안을 담고 있는 교리다. 하지만, 한국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의화` 교리가 교회에서 늘 가까이 접하게 되는 `그리스도`나 `성모 마리아`,`성사`등과 관련된 교리처럼 결정적 중요성을 지닌 교리로 일상 속에서 다가오지 않는다.

 개신교인들 경우에 사정이 다르다. 그들에게 의화 교리는 그리스도교 교리의 `첫째이자 최고 명제`이며, 동시에 `다른 모든 그리스도교 교리에 대한 통치자이자 판관`일 정도로 핵심적 중요성을 지닌다. 그래서 이 교리가 교회 일치 대화에서 처음부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감리교협의회와 가톨릭교회의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 선언`은 진정한 일치를 지향하는 그리스도교계에서 1999년에 독일 아우구스부르크에서 루터교 대표와 함께 공동으로 서명한 `루터교 세계 연맹과 가톨릭 교회의 의화 교리에 관한 합동 선언문`에 이어 교회 일치 운동에서 또 하나의 기념비적 이정표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선언문은 7년 앞서 루터교와 함께 도달한 공동 선언문과 같은 주제와 상관한다.

 루터교와의 공동 선언문은 의화 교리의 기초 진리들에 대한 일치를 담고 있고, 그것을 해설하는 데 남게 되는 상위성들이 더 이상 교리상의 정죄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선언했다. 아울러 가톨릭과 루터교 양측 모두 과거에 발해진 정죄들을 가볍게 대하지 않고 자신의 과거를 부인하지도 않는다는 확신을 표명했다.

 그래서 이번 감리교회와 공동 선언문에서 기초 진리들에 대한 일치를 보여준 앞선 공동 선언문과 공동보조를 취하는지, 그리고 당시에 종교개혁기와 다름없이 이견을 보여준 쟁점 부분은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 그리고 양 교계 사이에 여전히 벌어져 있는 간격이 이번에는 좁혀진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지 여부를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본 기고문은 `세계감리교협의회와 가톨릭 교회의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 선언`의 성격을 명료하게 파악하기 위해 앞서 이뤄진 루터교와의 공동 선언문이 보여준 양측의 공통적 입장과 온전한 일치를 이루지 못한 쟁점에 대해 드러난 이견의 성격을 적시하기로 한다.

 공동 선언문은 당시 가톨릭과 루터교 양측으로부터 공통적으로 피력된 교리와 상호간에 정죄 선언으로 이끈 상위성을 드러낸 입장을 새롭게 조명했다. 먼저, 양측이 합의한 공통 교리 내용을 언급하고 나서, 종교개혁 당시에 상호 정죄 선언에로 이끌었으나, 지난번에 이견을 보이면서도 정죄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선언한 쟁점 부분을 부각시킬 것이다. 그리고 감리교회와의 공동 선언문이 지니는 성격과 의미를 밝혀보고자 한다.

▲공동 합의 내용

 `인간의 실적 아닌, 하느님의 은총으로서의  신앙 안에서의 의화`.
 선언문은 인간 의화가 자신의 실적이 아니라 하느님 은총 역사에 대한 신앙의 결실이라고 천명한다. 그리고 구원은 오로지 하느님의 `무상의 선물`로서 믿음으로 받게 될뿐 결코 여하한 양식의 `공로`로 취득할 수 없음을 재확인한다.

▲이견 있으나 정죄 대상 아닌 것

 △ 의화와 인간의 협력 문제
 가톨릭교회는 인간이 은총에 의한 의화를 준비하고 받아들이는 데 `협력`할 뿐 아니라 은총을 거부할 수 있는 자유와 함께 하느님의 뜻에 `협력`하는 능력 또한 부여돼 있다고 밝힌다. 반면, 루터교는 인간이 죄인으로서 하느님과 그분의 구원 역사를 능동적으로 거스르기 때문에 구원에 `협력할 수 없다`고 한다.

 △은총을 통한 인간의 쇄신
 `은총을 통해 인간 안에서 죄의 용서와 함께 하느님 현존이 이뤄진다`는 입장에 대해 루터교는 용서하시는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 인간이 그리스도와의 일치 안에서만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가톨릭교회는 은총의 수용을 통한 죄의 용서와 함께 내적 인간의 쇄신이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죄인들인 신자들의 의화
 루터교는 `오로지 신앙에 의한 의화`를 강조함으로써 의화 자체와 하느님의 사랑으로부터 따라나오는 삶의 쇄신을 구별한다. 가톨릭은 죄인들의 의화는 죄의 용서이며, 의화 안에서 의롭게 된 사람은 그리스도께 믿음과 희망 그리고 사랑을 받으며, 그러한 가운데 그분과 친교를 누리게 된다고 한다.

 △죄인으로서의 의인
 "그리스도 안에서 그들은 하느님 앞에서 참으로 의롭게 된다. 그러나 율법을 통해 자신을 보게 되면, 그들 또한 아직도 전적으로 죄인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이렇게 루터의 입장이 정식화된 선언문에 대해서 가톨릭 교회는 세례 때 부여받은 예수 그리스도 은총이 `본연의 의미에서` 죄악을 소멸시켜서, 새로 태어난 사람 안에서 죄악의 존재를 부인하는 한편, 죄로부터 나오고 죄로 기울어지는 경향(사욕편정, 邪慾偏情)이 남아 있음을 시인한다. 그런데, 죄란 항상 인격적 요소를 포함하는데, 사욕편정 안에는 포함돼 있지 않기에, 진정한 의미에서의 죄로 간주되지 않는다. 그래서 `의인이며 동시에 죄인`정식은 의화 안에서 실현되는 내적 인간의 쇄신과 성화를 강조하는 가톨릭 교리와는 양립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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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



가톨릭평화신문  200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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