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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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우리시대의 성령(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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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쇄신은 회개 쇄신 촉구

교회의 전례와 일치하는 성령쇄신

신령한 언어에 관한 사도의 지침

성령쇄신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대답이 있다면 기도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영적 체험의 기쁨을 경험했고, 성서읽기가 즐겁고, 묵상 조배하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자유로운 기도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은총이다. 그리하여 성령쇄신 참여자들은 특별히 교회에서 정해준 기도 이외에 많은 시간 자유 기도와 함께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한다. 이들 기도의 표현은 여러 가지이다. 침묵, 찬미, 그리고 이상한 언어(신령한 언어)의 기도이다.

그러나 신령한 언어가 성령쇄신의 목적은 아니다. 코린토 1서 14장 1~25절에서 사도는 영적선물에 대한 지침들을 제시하는데, 우리는 매우 다행스럽게도 성령의 두 가지 은사에 대해 정확한 내용을 얻게 됐을 뿐 아니라 신령한 언어와 예언이 성령의 활동이며 기도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그러나 매우 신중하게 알아들어야 한다.

신령한 언어를 말하는 사람은 성령의 힘으로 신비한 일을 말하는 것이므로 다른 사람은 알아들을 수 없고, 개인이 하느님께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그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며 자신에게는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사도는 영의 기도와 이성의 기도를 나누고 있다. 신령한 언어로 하는 영의 기도는 그 언어 안에 성령이 현존하고 있으며 인간의 영역을 넘어선 능력을 말하고, 이성의 기도 안에도 역시 성령은 현존하지만 다소 자신의 의식을 가진 기도로 구분하는 듯하다. 즉, 심령 기도가 인간의 의식보다 높은 수준이라 할지라도 자기만 알아듣는 기도보다는 공동체를 위해서 그 둘이 함께 작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사도는 은사 사용에 관한 두 가지 규정을 제시하게 되는데 이 두 가지는 교회 안의 은사 사용에 대한 매우 중요한 구절이다.

첫째, 사도는 신령한 언어를 막지는 말라고 하면서도 함부로 사용하지는 말라고 권고하였다. 해석할 사람이 없을 때 또는 알아들을 만한 사람들이 모여 있지 않을 때의 방언은 오히려 거부감을 주기 때문이다(사도 2, 13). 둘째, 사도는 성령의 영감을 받은 사람은 영에 완전히 사로잡혀 자신을 주체하지 못한다는 것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참된 영은 교계 제도에 순종하고 절제된 자신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것은 무질서가 아니라 평화이기 때문이다.

성령쇄신과 가톨릭 전통과의 관계

성령을 인식함에 있어서 개인적이고 지나치게 은사 중심적인 경향은 자칫 균형을 잃을 수 있다. 그러므로 올바른 이해와 활동을 위해서는 성령을 인식하는 장소인 교회와의 일치가 요구된다.

공의회 문헌은 성령에 관하여 252군데 언급하고 있는데 특별히 전례와 성사의 거행을 위하여 새롭게 작성한 양식 문서에 성령의 역할이 탁월하게 강조되어 있다.

“교회의 모든 교역이나 사도직 활동과 마찬가지로 다른 여러 성사들은 성찬례와 연결되어 있고 성찬례를 지향하고 있다. 실제로, 지극히 거룩한 성체성사 안에 교회의 모든 영적 선물이 내포되어 있다.”(공의회문헌, 사제의 직무와 생활에 관한 교령 2. 5)

또 성령쇄신과 가톨릭 전통과의 관계에 대해 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 바 있다. 성령쇄신에 관한 이 짧은 문장이 신자들과 교회, 그리고 성령쇄신 참여자들에게 지침이 될 중요 내용들을 담고 있다.

“성령쇄신은 비록 그 강조점은 서로가 다르다고 할지라도 교회의 전통에서와 같이 모든 사람들의 회개를 촉구하고 있으며 지성과 마음의 무신론 때문에 방해를 받고 있는 믿음 없는 신자들의 쇄신을 갈망한다. 요컨대 중요한 것은 그룹 속의 우리가 아니라 보편 교회의 커다란 우리이다. 참으로 보편 교회만이 바오로 사도께서 타이르시듯이 성령의 불을 끄지 않고 좋은 것을 간직하기에 적합한 상황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가톨릭에서 유래하지 않는 오순절파 성령강림 운동의 제 형태와 무비판적으로 연결되어 버릴 수 있다. 그러므로 가톨릭의 성령쇄신 그룹은 그 어느 때보다 더 교회와 함께 호흡해야 하며 예컨대 근본주의, 밀교주의, 분파주의와 같은, 특별히 성경이 그 공동체적 맥락에서 벗어날 때면 언제나 나타나는 결과들을 피할 수 있기 위해서, 언제나 어떠한 경우에나 주교와 일치하여 행동해야 한다.”

문종원 신부(서울대교구 성령쇄신 봉사회 지도전담)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0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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