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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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해, 신앙의 재발견] (17) 신앙교육 2

‘스스로 들을 귀’ 열어주고 내면의 ‘신앙 씨앗’ 키워라/ 구체적 생활에 대한 신앙적 의미 부여 도와야, 신자 스스로 교육 주체 되도록 이끄는 것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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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앙교육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신자들 스스로가 교육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돕고, 그들의 연령과 눈높이에 맞춘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사진은 어르신 성경공부를 위한 봉사자 교육에 참가한 이들이 지난 삶을 담은 사진을 활용해 자신만의 복음서를 만들며 즐거워하고 있는 모습.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자의교서 「믿음의 문」 발표와 함께 선포한 ‘신앙의 해’는 우리 시대의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첫 걸음으로서 오늘날 많은 신자들이 겪고 있는 신앙의 위기에 초점을 맞춘다. 이 같은 신앙의 해 개막과 그에 앞서 열린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는 결국 세속화·상대화의 범람 속에서 우리 신자들이 잃어버린 신앙의 활력을 되찾는 신앙 쇄신의 계기가 돼야 한다는 의미가 강하다.

그렇다면 믿음의 문 9항을 통해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제시했던 ‘모든 신자들이 충만하게, 새로운 확신으로, 신념과 희망을 갖고 신앙을 고백하는 열망을 지닐 수 있는’ 교회의 노력, 즉 신앙의 전수 교육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 것인가.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신앙교육은 ‘자유롭게 하는 그리스도 말씀의 진리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자기 존재 안에 깊게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곧 신앙교육은 현재 한국교회 신앙교육의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는 수동성을 벗어나 ‘스스로 들을 수 있는 귀’를 여는 것이어야 한다”고 밝힌다.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한 관계자는 “한국의 가톨릭 신자들이 신앙 문제와 관련, 능동적으로 질문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교계제도와 성사 생활 안에서 그저 수동적인 신앙생활을 영위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이는 교리서 중심 교본 중심의 신앙교육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결국 현대세계에서 하느님 신앙과 복음을 이해하기 위한 개개인의 ‘신앙의 씨앗’을 키워주고 성장하는 방향으로 교육의 기본 방침이 정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 평신도사도직에 관한 교령 ‘사도직 활동’에서 권고됐던 ‘세상 안에서의 삶’의 관점으로 볼 때 신앙과 삶의 합일을 위해서는 먼저 교회의 성사들에 대한 좀 더 근본적인 이해와 교육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 입장이다.

교회의 성사들이 교회 안에서 베풀어지지만 그 성사의 은총은 교회 안에서만이 아니라 온 인류를 구원하고자 하시는 하느님 원의에 따라 세상 전체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 강조돼야 한다는 것.

신앙교육을 통한 ‘생활 세계 안에서 신앙생활의 일치와 통합’ 중요성을 제시한 김정용 신부(광주가톨릭대 교수)는 ‘광주대교구 교구 설정 70주년 의제선정 설문 조사 결과 보고서’ 분석 내용을 예로 들면서 “신자들이 신앙생활에서 갖는 어려움 중 ‘직장과 사회적 요인’이 거의 50 내외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하고 “신앙과 사회생활의 부조화가 신자들에게 큰 도전이 되고 있다는 점은 향후 신앙교육에서 매우 의미심장한 암시를 준다”고 했다.

왜냐하면 ‘교회 헌장’에서도 언급되고 있듯 신자들은 바로 자신들의 모든 일상과 생활 속에서 하느님께 부르심을 받았다고 할 때 ‘구체적인 생활 세계에 대한 신앙적 의미 부여’는 신앙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 때문이다.

‘신자들의 신앙과 생활 세계의 일치와 통합’에 대한 실천적 교육과제는 크게 교회 내적인 차원과 세상과의 관계 차원에서 다뤄질 수 있는데, 김 신부는 교회 내적인 차원에서 ‘복음적 원천을 통한 신앙 식별과 실천을 위한 교육(영성 교육, 성경, 전례)’, ‘그리스도교 희망의 근거를 부여하는 교육(교리교육)’을, 세상과의 관계 차원에서는 ‘세상과의 소통을 위한 교육(종교간 대화·일치운동 등)’, ‘현세 질서의 쇄신과 변화를 위한 교육(사회교리)’ 등으로 소개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교육의 모든 차원이 ‘평신도 신분의 고유한 세속성과 그 영성 생활의 특성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

김 신부는 이 같은 관점에서 “향후 신앙교육은 본당 사제의 개인적인 관심사에 따라서가 아니라 교회가 보편적으로 제시하는 기본적인 차원을 폭넓게 감안하여 계획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신앙교육 활성화 방안 마련과 관련, 제도적 면에서는 구체적으로 각 교구 마다 지역 특성에 맞는 전체 교구민 대상의 교육·기획 전담팀이 마련돼 생애 주기에 따른 평생 교육 차원의 신앙 교육과정이 준비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비근한 예로, 예비자 교리 이후 지속적인 신자 재교육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견진교리 마저 교구 안에서 통일된 교육 과정이 없는 상태에서 본당 자체 교육 만으로 체계화된 신앙 교육 기회를 만들기는 역부족이라고 일선 사목자들은 밝히고 있다.

서울대교구의 한 사제는 “교구의 일관된 교육 흐름이 없다보니 그때 그때 커리큘럼을 만들기 급급하고 본당 사목자의 의지에 의존하는 교육 현상이 빚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사목국 일반교육부 담당 조성풍 신부는 “일단 신앙교육의 기본적인 단위가 본당이라고 할 때, 각 본당들의 신앙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교구 차원의 기획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교구에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교육 과정을 연구하고 그 내용과 자료들이 본당에 제공되면서 본당 교육이 지역 상황에 맞게 구체화되고 활성화 될 수 있는 방안이 바람직 한 듯 하다”고 말했다.

조 신부는 지난해 신앙의 해 개막을 준비하면서 신앙의 해 개막식을 비롯해 신앙의 해를 보내기 위한 자료집을 교구에서 준비, 각 본당 기관에 제시했던 서울대교구 사례를 긍정적 반응을 모은 경우로 소개했다.

신앙교육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신자들이 스스로 교육의 주체가 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한국교회 전체 차원에서 성직자들을 위한 관련 재교육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조현권 신부(대구 산격본당 주임)는 “전문성이라는 측면에서 사제들을 위한 재교육도 요청되는 사안”이라고 밝혔고, 한 교육학자는 “교육 내용과 교육 방법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할 점은 교육을 받은 신자들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수동적으로 받기만 하는 자세가 아니라 그들 스스로가 교육의 주체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새로운 복음화를 향한 신앙의 해 여정 속에서 신앙교육은 한국교회 질적 성숙의 주요 잣대 역할로 인식되고 있다. 그런 움직임만큼 교회 쇄신의 노력 안에서 한국교회의 신앙교육 방향에 대한 모색도 활발해 질 것임이 분명하다.




가톨릭신문  2013-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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