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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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해,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 2. 기도로 자라나는 신앙 <1>하느님이 누구신지, 나는 누구인지

하느님 손길 깨닫기 위한 ''사랑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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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님, 저희에게도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루카 11,1).

 신앙의 해를 맞아 서울대교구 가족 모두는 다섯 가지 표어에 따라 신앙생활의 기초를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호부터는 `기도로 자라나는 신앙`을 주제로 기도를 통해 느낄 수 있는 하느님의 함께하심을 기억해보겠습니다.

 많은 분이 김수환 추기경님과의 아름다운 추억이 있으시겠지만, 저 역시 기도와 연관해 소중한 기억이 있습니다. 사제수품을 위한 면담에서 김 추기경님은 "조 부제, 사제로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여기는가? 어떤 사제로 살고 싶은가?"하고 물으셨습니다. 짧은 순간 고민하다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대로 답했습니다. `기도하는 사제….` 저의 입에서 기도라는 소리가 나오자마자 탁자를 손바닥으로 치시며 "그래, 기도하는 사제가 되게!"하고 말씀하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기도는 사제생활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사제로서 삶을 올곧게 살기 위해서, 또 공동체 식구를 위한 사목자로서 성실히 살아가기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사실 사제가 된 뒤 가장 많이 듣고 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기도 부탁드려요` `기도하겠습니다`하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기도는 사제인 저뿐 아니라 신앙인 모두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말씀한 것처럼 기도는 `하느님이 누구신지, 나는 누구인지`를 알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삶의 목표를 둡니다. 그런데 신앙인인 우리 삶의 목표는 `하느님과의 일치`입니다. 하느님 뜻에 맞는 삶의 방식을 택하고 살기 위해 기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도하며 하느님을 체험하고, 기도의 힘으로 일상생활에서 다가오시는 하느님 손길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도 안에서의 삶의 모범을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바라봅니다. 아버지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완성하시기 위해 예수님은 언제나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 삶은 기도 안에서 이뤄진 삶이었습니다. 외딴곳에서, 큰 결정을 앞두고, 아버지 안에서 쉴 때, 병자들 치유와 마귀를 쫓아내기 위해, 당신 사랑의 절정인 십자가 죽음을 받아들이기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모든 이를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신앙인들도 자기 삶의 처지와 전례 시기에 맞게 어느 곳이든 어떤 시간이든,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으로 기도할 수 있습니다. 언제 어디에서, 누구와 어떤 방법으로 기도하든지 그 목적은 `하느님이 누구신지, 나는 누구인지`를 깨닫고 깊이 새기며 하느님의 함께하심을 온전히 체험하는 데 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사랑하는 길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기도는 "여인이 제 젖먹이를 잊을 수 있느냐? 제 몸에서 난 아기를 가엾이 여기지 않을 수 있느냐? 설령 여인들은 잊는다 하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이사 49,15)하고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기억하도록 도와줍니다.

 기도는 우리에게 하느님이 사랑이심을 일깨워줍니다. 우리가 기도하는 것은 하느님 사랑을 깊이 깨닫기 위함입니다. 내가 사랑하기 이전에 먼저 나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깊은 마음을 헤아리는 것입니다. 그런 놀라운 사랑을 입었기에 이제 기도 안에서 하느님께 사랑을 돌려드리는 것입니다. 또 하느님께 받은 사랑을 이웃에게 전함으로써 하느님께 대한 우리 사랑을 보여 드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기도는 하느님의 사랑으로 사랑하는 길입니다.

 #하느님과 함께하는 대화의 길
 예로니모 성인이 말한 것처럼 기도는 하느님과 함께하는 대화입니다. 일반적 대화는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 둘 이상의 인격적 존재의 만남에 의해 이뤄집니다. 그들은 열정적 마음, 함께 있고 싶은 마음으로 서로 뜻을 존중하며, 의견을 듣고 말하며 서로의 마음을 공유하며 하나가 됩니다. 그리고는 자신들의 대화 습관에 대해 돌아보고, 앞으로 더 적절한 대화를 나눌 결심을 합니다.

 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과 사랑의 대화를 나누기 위해 특정한 시간과 장소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 하느님을 향한 열정을 지녀야 합니다. 그리고 삶에서 겪는 여러 가지 일들, 성경 말씀, 영적 독서 내용을 중심으로 하느님께 말씀드리고, 하느님 말씀을 듣습니다. 그런 다음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고 말씀드리는 데에 소홀함은 없었는지 돌아보며 다음 기도 때는 더 깊고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은총을 청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청원을 드리는 길
 성경 안에서 하느님께 기도드리는 많은 인물을 만납니다. 그들은 자녀 탄생과 혼인, 재앙 극복, 속죄, 치유를 위해 기도드립니다. 또한 감사와 자비, 탄원을 올립니다. 자신뿐 아니라 친구와 백성을 위해서도 기도드립니다. 하느님께 무언가를 청한다는 것, 기도드린다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우리는 하느님 앞에 부족한 존재이고 하느님은 모든 것을 채워주실 수 있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느님께 일과 건강, 학업, 혼인뿐 아니라 삶에서 만나는 구체적인 것들을 청할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바치는 기도를 살펴보면 이런 내용으로 채워져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거나 현세적 유익만을 청하는 것은 미성숙한 기도의 모습입니다. 따라서 자기중심적인 만족과 행복의 바람을 넘어 `하느님의 뜻`을 따르기 위한 바람을 청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하느님 뜻을 따르는 길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 6,33)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신앙인은 하느님 뜻을 올바로 알아듣고 따라야 합니다. 하느님 일과 하느님을 위한 일을 식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일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통해 이루기를 원하시는 하느님 뜻에 맞는 것입니다. 그러나 자기만족이나 체면, 다른 사람의 의견 때문에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라고 여긴다면 그것은 하느님을 위한 일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뜻에 일치하는 하느님의 일을 올바르게 하려면 기도 중에 지속해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느님 뜻을 따르는 방향성을 잊거나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하느님께 대한 지속적인 믿음의 길
 주님께서는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기도하며 청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이미 받은 줄로 믿어라. 그러면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마르 11,24)하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바라는 것을 이뤄주십니다. 불의한 재판관을 조르던 과부처럼 끊임없이 하느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마태 7,7)하는 말씀을 실천해야 합니다.

 물론 우리 기도에 대한 응답은 우리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식으로 주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더 적합한 때에 더 적합한 방식으로 주신다는 믿음을 지녀야



가톨릭평화신문  201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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