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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특집] 손 끝에서 펼쳐지는 달걀의 화려한 부활

알공예가 장내향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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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공예가 장내향씨가 성모 마리아를 주제로 한 알공예 작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부활을 경축하며 달걀을 선물로 주고받는다. 딱딱한 껍질을 깨고 나오는 생명을 죽음에서 다시 살아오신 예수 그리스도에 비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가 있는 달걀에 새 숨결을 불어넣는 이가 있다. 알공예가 장내향(율리아, 54)씨. 그의 손길에 엷은 주황빛 달걀은 총 천연 빛깔로 다시 태어난다.

 메추리알, 꿩알, 에뮤알, 리아알, 타조알…. 장씨에게 온갖 조류의 알은 훌륭한 공예 재료다. 밑그림을 그리고 잘라 각종 재료로 세공한 다음 약품으로 처리하면 작품이 완성된다. 그는 "부서지기 쉬운 재료를 각도까지 계산해 세심히 가공해야 하기에 여간 까다로운 작업이 아니다"라며 "한 작품을 완성하는 데 길게는 6개월이 걸린다"고 말했다.

 장씨는 20여 년 전 알공예 보급 초창기에 이를 접했다. 그는 "알공예 매력에 푹 빠져 2~3년 과정을 1년 만에 소화했다"며 "젖먹이 두 아이를 재워놓고 알을 꾸미다 보면 어느새 해가 뜨곤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곧바로 알공예 사범증을 취득한 뒤, 강의하며 알공예를 대중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후 알공예에 처음으로 자개기법을 도입해 예술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채색이나 세공 기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알이 각양각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여러 기법을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이 작품을 보세요. 이 화려한 보석함이 하얀 타조알로 만든 거라고 하면 모두 놀라요."

 그의 작품들 가운데 작은 성모상이 눈에 띄었다. 푸른 망토를 두른 성모상과 차분한 감색으로 채색된 달걀이 우아한 조화를 이뤘다. 이를 들어 올리는 장씨 손길이 다른 작품을 다룰 때보다 몇 배나 더 조심스러워보였다.

 "이상하죠? 신앙을 주제로 한 작품을 대할 때는 저도 모르게 조심하게 돼요."
 그는 열심한 신자인 시어머니 덕분에 성물을 이용한 작품을 만들게 됐다. 시어머니에게 선물하기 위해 성모상을 넣은 타조알 작품을 디자인한 것이 시작이었다. 그는 "작품을 만드는 동안 저도 모르게 발걸음이 성당으로 향했다"며 "오랜 냉담을 푸는 계기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성물을 만들 때는 마음을 단정히 한 뒤 작업에 임합니다. 그렇게 완성된 작품은 제 믿음이 실려서인지 꼭 살아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한국에그아트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매주 협회 회원들과 모임을 열고, 새로운 기법을 연구하는 등 알 공예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초창기에 비해 알공예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며 "좋은 작품을 만들고, 그 아름다움을 사람들에게 알려 알공예를 부활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김은아 기자 euna@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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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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