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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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물 협력의 해]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ㆍ평화신문 공동기획- 목마른 하느님2

2. 생물학적 관점으로 본 물 / 한징택 교수 (서강대 생명과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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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위를 잠깐만 둘러봐도 참 다양한 생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생물들이 다양하게 보일지라도 절대 예외를 찾을 수 없는 공통적 특징이 있다. 모든 생물은 세포로 이뤄져 있고, 세포의 모든 활동은 물이 바탕이 된다는 사실이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물 자체가 비록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도, 몸을 이루는 유기물질을 제공하는 것도 아니지만, 모든 생명대사가 물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용매 역할을 한다. 그래서 물은 `생명의 혈액`이다.

 모든 생명체가 물 없이 살지 못하게 된 생물학적 이유는 지구 생명체 역사 안에서 찾을 수 있다. 우주 폭발로 지구가 생겨났고, 강한 번개와 화산 폭발, 태양 에너지가 지구의 여러 가스를 버무려 유기물을 만들었다. 그 유기물들이 더욱 거대해져 서로 함께하는 상태가 됐다. 그리고 지금의 세포와 비슷한 형태의 원시세포가 만들어졌다고 과학자들은 믿는다.

 그 후에 나타난 지구상 모든 생물은 그 때 있었던 세포로부터 유래한다. 처음 조상 세포가 지구에 탄생한 장소는 물이 존재하는 곳이었다는 데 이견이 없다. 화산이 폭발하는 바다 주변이나 뜨거운 진흙 물웅덩이 등 극한 상황에서도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물이라는 분자가 지닌 특징 때문이다.

 자연물 중에 물만이 온도에 따라 고체와 액체, 기체의 세 가지 형태로 바뀌며 존재할 수 있다. 그래서 모든 생물세포는 50~80를 차지하는 물에 의해 어느 정도 일정한 내부 상태를 유지한다. 만약 물 대신 알코올이 우리 세포를 만드는 바탕이었다면 지금과 같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 몸은 70가량의 물을 포함하고 있다. 살아 있는 상태는 몸 안에서 끊임없이 대사가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에너지를 얻기 위해 우리가 먹은 녹말을 분해하는 과정에 물이 필요하다. 물이 녹말 분자에 끼어들어 가야 한다.

 따라서 모든 생물에게는 물이 필요하고, 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곳에서만 살 수 있다. 바다 생물은 몸 안의 소금 농도를 낮춰 물의 농도와 양을 유지한다. 육지 생물은 그러한 재주가 없어 깨끗한 물이 존재하는 곳에서 산다.

 담수 생물의 서식지는 작은 생태계다. 그 안에서 여러 생물이 서로 영향을 준다. 물의 얕은 표면에서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광합성을 해 산소를 공급함으로써 물속 생물이 숨 쉴 수 있게 한다. 강바닥 모래에 붙어 있는 미생물은 유기물을 분해해 물을 정화하며, 그 미생물은 작은 조개나 고둥의 먹이가 된다. 그리고 이들을 먹는 작은 물고기와 큰 물고기로 이어지는 먹이사슬은 그곳에서 안정된 생태계를 유지한다. 그곳 물의 상태와 그 안의 많은 생물은 오랜 시간 적응된 상태로 그렇게 살 수 있다. 사람이 오염 물질을 뿌리거나 흙탕물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말이다.

 금강에 설치된 공주보와 배제보에 관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보 때문에 정체된 물 표면이 강한 햇빛을 받아 표층 수온이 올라가는 바람에 겨울에 자라지 않던 녹조가 많이 자랐다. 이른 봄부터 때 이른 수질오염을 예고하고 있다. 게다가 습지나 철새 서식지가 보 때문에 사라지면서 겨울철에 있어야 할 가창오리와 고니, 청둥오리 등이 전혀 보이지 않고 개체 수가 줄어들었다. 흐르던 물이 멈추고 그곳에 서로 고리를 짓고 있던 생태계가 바뀐 탓이다.

 물과 관련한 과학적 사실을 연구, 발표하는 잡지 「Hydrological Science Journal」에서 물 부족 사태를 예견하는 논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세계적 물 부족 요인은 첫 번째, 인구 증가이며 두 번째, 지구 기후변화다. 세 번째는 국경을 넘나드는 강물의 운영이 꼽힌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세 번째 요인은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우리도 피할 수 없는 사안이어서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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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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