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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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물 협력의 해]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ㆍ평화신문 공동기획- 목마른 하느님 2

2. 생물학적 관점으로 본 물 / 창녕 우포늪 현장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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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치 한 마리가 물을 마시려 우포늪에 찾아왔다.
국내 최대 자연내륙습지인 우포늪에는 600여 종의 동식물과 곤충이 산다.
 

   <연재 순서>

1. 물은 생명이다

2. 생물학적 관점으로 본 물

3. 물에서 배운다

4. 동양사상에서 바라보는 물

5. 물은 모두의 것이다 



   봄이 되면 경남 창녕 우포늪은 연둣빛 새순의 물결로 넘실댄다. 봄바람이 늪 주변에 사는 왕버들과 개구리밥, 생이가래에 손짓하면 이곳에서 겨울을 난 기러기떼는 딱새와 황조롱이, 박새들에게 작별을 고한다. 국내 최대 자연내륙습지인 우포늪을 10일 찾았다.
 

 #봄바람 가득한 우포늪

 `바람은 나무가 일으킨다`는 말이 있다. 얼었던 물이 녹으면 나무들이 땅속에서 힘껏 물을 빨아올리는데, 물을 머금은 나뭇가지들이 흔들리면서 나비효과처럼 바람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시(詩)적 표현이지만, 나무가 물을 뽑아 올릴 때마다 실제 조금씩 흔들린다고 한다.

 우포늪의 봄은 삭막했던 왕버들 가지에 물이 오르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쑤시개처럼 메말랐던 고동색 나뭇가지가 옅은 연둣빛으로 보일 때면 나뭇가지에 물이 오르는 봄이다. 물 덕분에 봄이 시작된다. 또 물이 있기에 깨알 같은 생명이 땅속에서 비집고 일어난다. 왕버들과 갯버들 등 줄줄이 서 있는 버드나무 가지들은 어느새 연둣빛 솜털들이 자라기 시작했고, 조팝나무에는 벚꽃처럼 흰 꽃이 만발했다.

 우포늪은 2008년 창원에서 람사르 총회가 열리면서 람사르협약 습지로 소개된 덕분에 유명해졌다. 람사르협약은 습지 보호와 지속 가능한 이용에 관한 국제조약이다. 원래 명칭은 `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이다.

 우포늪 습지는 우포늪과 목포늪 등 네 개의 작은 늪으로 이뤄져 있다. 전체 면적은 231만㎡로 여의도 크기의 4분의 1이 조금 넘는다. 우포늪은 봄이면 호수같아 보이지만, 여름이면 개구리밥과 물옥잠, 가시연꽃 등이 수면을 가득 덮어 장관을 이룬다.

 우포늪 생태해설가 이현휴(43)씨는 "늪(습지)은 물에 젖어 있는 땅 즉, 물도 아니고 뭍도 아닌 지역"이라며 "물가에 사는 새를 비롯한 다양한 생명을 품은 작은 생태계로,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자연 학습장"이라고 말했다.



 
▲ 먹잇감을 찾고 있는 남생이무당벌레와 썩은 나무에 둥지를 짓고 있는 쇠딱따구리.
 
 
 #늪이 품은 생명

 에스키모인들은 화가 나면 자연 풍경을 바라보며 똑바로 걷는다. 자연을 바라보고 걸음으로써 자기 안에 쌓인 화를 쓸어내고, 자연이 주는 온화한 기운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힐링 열풍이 불고 있다. 이는 결국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야 하기에 스스로 자연스러워지려는 행동을 하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우포늪의 쇠딱따구리가 버드나무에 구멍을 내다 일을 다 했는지 `찌이익`하고 운다. 남생이무당벌레는 나무 위를 기어 다니는 버드나무잎벌레들을 좇느라 분주하다. 늪 한쪽에는 까치가 목을 축이려 물가를 서성대고, 왜가리는 작은 물고기를 찾으러 날아다닌다.

 봄에는 늪 수심이 50㎝가량이다. 물과 흙이 닿아 있는 땅에는 만지면 솜털처럼 부드러운 생이가래 씨앗이 해변의 모래처럼 많이 쌓였다. 생이가래와 개구리밥이 뒤섞여 물인지 뭍인지 헷갈리게 질척거린다. 더듬이 달린 개미 머리처럼 보이는 매자기 씨앗과 인디안벼라고 불리는 줄, 갈대가 이곳 철새들 보양식이다.

 우포늪에서 만난 다양한 생명들의 오케스트라 연주(?) 덕분에 `내가 원시 생태계 속에 있나`하는 착각이 든다. 물 덕분에 다양한 생명이 사는 우포늪은 인간에게 `자연과 어울려 살라``천천히 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 우포늪 전경.
우포늪은 여름에는 물이 안 보일 정도로 수생식물들로 뒤덮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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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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