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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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주일 기획] 한국교회를 공부하고 배웁니다 - 벽안의 외국인 신학생

사제 양성 통한 나누는 교회 모습 갖춰/ 한국교회 내 신학 교육 학생 수 25명/ 세계교회 복음화에 큰 역할 담당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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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첫 신학생들이라 할 때 1836년 마카오로 유학을 떠난 김대건·최양업·최방제 세 신학생을 떠올린다. 조선 방인 사제 양성을 위한 파리외방전교회의 노력을 통해 이 십대 소년들은 머나먼 타국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그로부터 170여 년이 흐른 지금, 한국교회 신학교 안에서는 베트남, 몽골, 방글라데시, 중국 등 아시아교회를 비롯해서 잠비아, 중앙아프리카 등 외국 각 교회에서 유학 온 20여 명의 신학생들을 마주칠 수 있다. 중국교회를 통해 신앙을 받아들이고 또 선교회의 도움으로 사제 양성을 시작했던 한국교회가 이제 아시아 복음화 및 세계 복음화 차원에서 사제 양성을 통한 나누는 교회로서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



중앙아프리카 방기대교구 출신 크리스티앙 엑쥐페리 앙바가 둔구아 (Angbaga-Ndougoua Christian Exepery·26 )·에리티에 르두트 폴로마요 잘루아(Polomayo Zaloua Heritier Redoute·27) 신학생은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유학생이다. 지난해 8월 한국에 도착 8개월여째 낯설고 물설은 지구 반대편 동양의 나라에서 오직 ‘사제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갖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 잦은 내전과 재정적 어려움으로 신학교 운영과 사제 양성에 어려움을 겪던 방기대교구가 20여 년째 중앙아프리카에서 선교 활동을 벌이고 있는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수녀들에게 지원을 호소하면서 대구대교구와 인연을 맺게됐다. 현재는 본격적인 신학교 수업에 앞서 한국어 수학 능력시험을 공부중이다. 신학교 과정을 마치고 사제서품 후에는 일정기간 사목연수를 받고 본국 교회에 돌아간다는 꿈을 지니고 있다.


 
▲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방기대교구 신학생 2명이 대구대교구에 파견, 지난해 8월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를 예방하고 있는 모습.
이들은 교구의 지원으로 대구관구 대신학원에서 수학 중이다. (사진제공 대구대교구 월간 「빛」)
 
 
한국교회의 외국인 신학생 교육은 1999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9년 중국 북경 신철학원 대학 이동평(요셉)·이건민(아우구스티노) 신학생이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학부 3학년과 2학년에 각각 편입한 데 이어서 2000년에는 중국 북경 신철학원 신학생 이동(베드로)·왕건공( 안토니오)군이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석사 과정에 입학한 것 등이 첫 사례로 알려진다. 이후 이동·왕건공 신학생은 2002년 사제 서품을 받았고 이동평·이건민 신학생은 2004년 사제로 서품됐다.

당시 이들 중국교회 신학생들의 국내 수학은 특히 1990년대 후반 중국 북경 신철학원 교수들이 한국교회를 방문한 후 한국교회 전체에 사제 양성 교육 지원을 요청한 것이 그 배경으로 알려진다. 비슷한 문화적 환경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함께 역동적인 성장세를 보인 한국교회의 발전 모습에서 사제 양성의 안정적인 기초와 역량 검증이 가능했던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1997년의 한국순교자현양위원회 김대건성인장학회 설립 등에서 보듯, 박해를 딛고 여러 형제 교회의 도움으로 성장 발전해온 한국교회가 아시아 및 세계 복음화라는 큰 틀 안에서 어려운 여건의 교회를 도우며 사제 양성 지원 등을 통해 그 은혜를 나눠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진 것도 계기로 작용됐다.

초창기 외국인 신학생이라 할 수 있는 이동평·이건민·이동·왕건공 신부등이 각각 본국에서 신학교육을 받다가 한국 신학교에 편입돼 교육을 받은 경우라면, 2002년 대전가톨릭대학교에 입학 2010년 사제로 서품된 잠비아 출신 에네스트 무일라(Ernest mwila, 프란치스코 전교봉사수도회, 잠비아 인돌라 교구)는 대전가톨릭대학교 뿐만 아니라 국내 신학교에서 전 과정을 교육받고 사제서품을 받은 초유의 경우다.

이처럼 한국교회내 각 신학교에서의 외국인 신학생 교육은 1999년, 2000년을 기점으로 본격 가동됐고 인천가톨릭대학교, 수원가톨릭대학교에서도 2004년에 각각 베트남교회, 중국교회 신학생 교육을 시작하는 등 2000년도 중반에 들어서면서 보다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현재 한국교회 내 신학교에서 신학 교육을 받고 있는 외국인 신학생들은 수도자 평신도 들을 포함 25명 정도. 가톨릭대(서울)와 대전가톨릭대에서 각각 10명, 8명의 신학생이 교육을 받고 있으며 그 외에는 대구가톨릭대(2명), 광주가톨릭대(2명), 인천가톨릭대(3명)에서 수학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일부 신학교에서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안전 문제로 자세한 인원과 신원을 밝히지 않고 있어 실제 외국인 신학생 숫자는 조금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학생들의 출신국은 아직까지 아시아교회 비중이 큰 편이지만 아프리카·남미교회 등 으로 다양하게 확대된 모습이다.

그간 국내 각 신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후 사제서품을 받은 숫자는 가톨릭대 6명, 대구가톨릭대 4명, 대전가톨릭대 4명, 인천가톨릭대 3명, 수원가톨릭대 1명 등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외국인 신학생들의 양성에는 이들을 돕는 후원 신자들의 노력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복음화에 투신할 사제 양성을 목적으로 발족한 한국순교자현양위원회(위원장 최창화 몬시뇰) 산하 사단법인 김대건성인장학회(이사장 정진석 추기경)는 김대건 성인의 선교와 순교 정신을 기반으로 외국인 사제 양성과 아시아 복음화 선교 자금을 지원하는 한국교회 유일의 장학회로 손꼽힌다. 2002년 서품된 이동·왕건공 신부를 포함해서 지금껏 4명의 중국교회 사제를 탄생시키는 성과를 이뤘고 지금은 베트남 출신 신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3-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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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품식에서 왕건공 신부가 교구장 리찌언당 주교로부터 안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