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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해, 신앙의 재발견] (26) 선교의 열정 (하)

‘선교’, 본당 교육 활동에 통합적 적용 필요/ 견진성사 과정에서는 반드시 교육을 사목자 의식전환·지도자양성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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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교회 신자들은 그리스도께 대한 굳건한 신앙으로 사랑과 친교의 공동체를 이루어서 ‘온 백성에게서 호감을’(사도 2,47) 얻었습니다. 하지만 ‘허약한 신앙’으로는 자신은 물론 세상을 복음화 할 수 없습니다.”(2013년 서울대교구장 사목교서 중)

교회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선교열의가 줄어든 것은 신앙 약화를 드러내는 표지였다. 반면 뜨거운 선교열의 이면에 활발하게 움직이는 교회가 자리잡고 있었다. 신자 개개인이 복음으로 기쁨에 넘치면 자연스럽게 이웃에게도 그 은총을 알리는 결과가 바로 선교이기 때문이다.

선교는 교회를 건립할 뿐 아니라 더욱 ‘복음화’하는 방법이다. 바꿔 말하면,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고 교회 안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자기 복음화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 이것이 현재 전 세계 교회가 함께 ‘신앙의 해’를 보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급변하는 현대사회 안에서, 더 이상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듯 한 선교가 아닌 사랑과 봉사를 통해 펼치는 이웃들의 초대는 교회에 주어진 가장 절실한 과제이기도 하다.



한국교회 외적 선교 움직임이 크게 둔화됐다는 평가는 꽤 오랜 시간 지속돼 왔다. 한국교회 통계상으로는 국민 10명 중 1명이 가톨릭신자로 집계되지만, 신자 수가 늘어난 만큼 냉담교우 그래프 또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종교 과잉 시대’의 대표적인 폐해로 꼽히는 각종 유사종교와 신흥영성들의 공격도 만만찮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외적 문제들을 이겨낼 만한 내적 의식이 부족하다는 현실이다.

그동안 다양한 선교운동들이 실시되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선교사목적 차원에서 충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은 결국 의식의 문제로 귀결된다.

선교의식 실태

우선 신자들은 ‘세상에 하느님의 진리를 전하는 일이 신자로서의 의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선교가 말처럼 쉽지는 않다’고만 되풀이한다.

한국교회 안에서는 대부분의 신앙생활을 성사생활에 국한시킨 경향이 자리해 왔다. 때문에 신앙인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선교소명을 다지지 못하거나 소극적으로 실천하는 경향이 드러난다. 특히 한국신자들은 성직자 아래에서 지시받는 구조 안에서 피동적인 신앙생활 태도에 익숙해져 온 것이 사실이다. 성직자 중심의 사목구조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선, 사제의 선교열의가 없다면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성직·수도자들에게서도 선교 열의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성직·수도자들 또한 의무적으로 이어가는 신앙 구조에 젖어있을 뿐 아니라, 이에 앞서 체계적인 선교 교육을 받은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한국교회 신자들은 선교, 즉 외적 복음화에 나서는데 익숙하지 않다. 일반인들도 개신교회가 아닌 가톨릭교회의 선교는 낯설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관계선교’를 위한 ‘가톨릭 복음선교 교육’ 운영에 활발히 나서고 있는 김석태 신부(대전교구 정하상교육회관 관장)는 “한국 신자들의 의식에는 선교활동을 이른바 ‘개신교식’으로 적극 펼치는 것은 옳지 않게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며 “특히 한국교회에서는 일부 선교의식을 투철히 갖춘 사제들이 의식화되지 않은 신자들에게 방법만 알려주고 선교운동을 이끌어 나가다보니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한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교육 과정을 들여다봐도 일반 신자들의 재교육 과정에서 상설화된 선교 교육 과정은 드문 것이 현실이다. 특히 예비신자 교리교육 과정에 선교 교육이 포함되지 않은 문제점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신자 개개인에게서 선교를 해야 한다는 소명의식이 희박한 것은 당연한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선교 교육, 재복음화 위한 필수 과정

선교 방법론은 그 시대와 지역 현실 등에 맞게 꾸준히 연구, 개발돼야 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 시대 변화의 흐름도 면밀히 의식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교육이 전제돼야 한다.

성직·수도자들은 물론 신자들도 대부분 선교의 중요성은 잘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선교열정을 불러일으켜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선교를 할 수 있도록 이끄는 지혜와 방법이 무엇인지는 잘 알지 못한다.

이에 따라 선교 전문가들은 선교 교육을 특별한 사람들이, 특별한 기회에 받는,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인식하도록 둘 것이 아니라, 본당 내 모든 교육과 사도직 활동 안에 통합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구체적으로 예비신자 교리교육 과정 안에 선교에 관한 가르침이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견진성사는 말과 행동으로 그리스도의 신앙을 증거하도록 돕는 성사로서, 이를 위한 준비 과정에서는 선교 교육 또한 필수적으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국 각 교구 선교 관련 평신도 지도자 양성에 큰 힘을 싣고 있는 차동엽 신부(미래사목연구소 소장)도 “선교를 신앙생활의 기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우선 본당 사제 교육과 지도자 양성이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각 본당 사목자들의 의식이 바뀌어 선교 관련 교육 과정이 늘어 가면 신자 생활의 근본에서부터 선교의식이 싹틀 수 있다”는 것이다.

선교는 성숙한 신앙의 결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각 시대와 지역 등에 맞는 다양한 선교 방법론을 적용해가는 가운데 일선 사목현장에서는 “선교는 남을 구원하는 활동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실제 해보니 바로 나 자신이 신자로서의 정체성을 다지고 더욱 신자답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여정”이라는 인식이 단단한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실제 신앙생활 조사를 통해서도 선교활동을 열심히 하는 신자들은 개개인의 ‘신앙생활’에도 열심이고, ‘신앙의식’도 높다는 것이 드러난다.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이들은 선교도 잘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대교구가 발표한 ‘본당사목 활성화를 위한 기초자료 수집 설문조사 보고서’ 결과에서도 ‘선교는 깊은 신앙 행위의 결실’이라는 것이 뚜렷이 드러난 바 있다. 또 대전교구가 현재 펼치고 있는 ‘새 가족 찾기 운동’도 예비신자 증가에 앞서 기존 신자들의 일치와 신앙생활 활성화에 큰 힘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앙이 얼마나 중요한지, 신앙이 얼마나 큰 선물인지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 진리를 이웃들에게도 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교의 근원은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이다. 그 사랑을 안고 세상에 파견된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본받아,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이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선교 사명이다.



 
▲ 신앙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큰 선물인지 깨닫게 되면 자연스럽게 ‘기쁜 소식’을 이웃에게도 전할 수 있게 된다.
사진은 수원교구 산본본당 방문선교 봉사자가 자신의 신앙체험을 이웃과 나누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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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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