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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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해, 신앙의 재발견] (27) 사회커뮤니케이션 (상)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능동적·비판적 선용 필요/ 새 미디어, 누구나 정보 생산·소비 동시 수행 가능/ 소통 방식의 변화는 물론 자체로서 새 문화 창출/ “새로운 관계·형태의 공동체 만들어질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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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교회의 입장은, 모든 홍보수단은 하느님의 선물로서 기꺼이 받아들이고 이를 복음 선포와 인류의 공동선을 위해서 선용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사회커뮤니케이션 교령’의 정신에 함축돼 있다. 또한 교회는 사회커뮤니케이션 수단의 활용과 관련, “내가 복음을 선포하지 않는다면 나는 참으로 불행할 것입니다”(1코린 9,16 )라고 외친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그 근본 원리로 삼고 있다.

실로 교회는 문자가 창안되고, 인쇄술이 발명되고, 전파와 시청각 매체, 나아가 인터넷과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에 이르기까지 사회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새로이 고안될 때마다 항상 이를 복음 선포와 공동선에 선용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공의회에서 사회커뮤니케이션 수단에 대해 보인 관심은 지속적으로 제기된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기 위한 본격적인 응답의 모색이었다.

하지만 인류와 교회는 이제 사회커뮤니케이션의 또 다른 차원의 비약과 발전 앞에서 다시 한 번 이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러 있다. ‘새로운 복음화의 요청’과 이에 따른 ‘신앙의 해’ 기념에 즈음해, 특별히 비약적인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을 이룩한 한국 사회 안에서 교회는 신앙과 복음 선포에 기여하는 참된 사회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할 때이다.



▨ 새로운 복음화가 요구되는 사회커뮤니케이션 분야

‘새로운 복음화’를 주제로 열린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의제개요(Leneamenta)는 오늘날 절실하게 ‘새로운 복음화가 필요한 분야’를 6개로 구분해 제시하고 있다. 세속주의와 상대주의가 만연한 현대 세계와 사회의 ‘문화’ 분야가 첫 번째이고,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극대화된 이주 현상과 문화의 세계화가 두 번째이다.

그리고 이러한 세계 상황이 광범위하게 바탕을 두고 있으며, 그러한 현상을 더욱 가속화하는 사회 현상으로서 사회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변화들을 세 번째로 꼽고 있다. 물질 만능주의에 집착하는 경제, “디지털화되고 세계화된 세계에서 새로운 종교로 받아들여지는” 과학과 기술 연구분야, 그리고 냉전의 종식으로 첨예한 무력의 대치에서 벗어났지만 오히려 더 많은 국지적 분쟁과 비평화의 상태에 빠져 있는 지구촌의 정치와 시민 생활 역시 새로운 복음화가 필요한 분야들로 의제 개요는 지적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여섯 가지의 분야들이 모두 사회커뮤니케이션과 긴밀한 연관 관계를 갖고 있음을 이미 잘 알고 있다. 사회커뮤니케이션은 오늘날 정치, 사회, 문화, 경제 등 인간 삶의 어느 영역이든 그 활동의 배경이 되는 동시에 실질적이고 급격한 변화를 자아내는 동기가 되고 있다. 따라서 교회가 ‘새로운 복음화’에 대한 요청과 ‘신앙의 해’에 이뤄지는 집중적인 성찰의 시기에 사회커뮤니케이션 분야를 새로운 복음화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분야로 꼽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다.

▨ 사회커뮤니케이션 수단의 ‘새로운 발전’

오늘날, 특별히 통신기술과 컴퓨터를 통한 정보처리기술의 발전과 융합이 가져온 정보혁명이 구체화된 90년대 후반 이래로 사회커뮤니케이션의 영역이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교회 역시 이에 대해 주목하고 다양한 방향에서 이러한 현상을 분석하고 사목적이고 신학적인 대처를 촉구해왔다.

이러한 입장을 명확하게 표명하고 있는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정기총회 의안집은 “커뮤니케이션은 오늘날 교회에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커다란 도전이 되고 있다”고 확언했다. 의안집은 “커뮤니케이션은 이 세상 그 어디에나 미치고, 따라서 디지털과 미디어 문화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이 없다”며 “이는 점점 더 빠른 속도로 공공 생활과 사회적 경험을 나누는 ‘자리’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의안집은 나아가 “디지털 신기술들이 완전히 새로운 사회적 공간”을 낳았고, “그러한 공간의 연결들이 사회와 문화에 영향”을 준다고 인정한다. 이러한 미디어 과정들은 사람들의 생활에 깊은 영향을 주면서 현실 자체를 변혁시키기에 이르렀다는 점을 의안집은 주목한다. 그래서 교회는 이러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공간들을 긍정적으로, 편견 없이, 하지만 비판적으로 식별하고 선용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은 “의사 소통과 상호 관계를 원하는 사람들의 근본 욕구를 충족”시켜준다(제43차 홍보주일 담화문, 교황 베네딕토 16세, 2009). 사제들은 ‘새로운 시대의 문턱’에 서서, 나날이 새롭게 생겨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기술들을 활용하기 위해서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더 집중적이고 효과적이며 힘찬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제44차 홍보주일 담화문, 교황 베네딕토 16세, 2010).

인터넷의 등장과 확산에 놀라움을 표명하면서 교회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오늘날, “산업 혁명이 생산 과정과 노동자의 삶에 불러일으킨 혁신을 통하여 사회가 근본적으로 변했듯이, 오늘날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일고 있는 깊은 변화가 문화적·사회적 대변혁의 흐름을 주도한다”고 인식한다(제45차 홍보주일 담화, 교황 베네딕토 16세, 2011).

급기야 교회는 최근 수년간 급격하게 확산된 소셜 네트워크에도 놀라움을 표하고, “새로운 ‘아고라’를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 디지털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관계와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제47차 홍보주일 담화, 교황 베네딕토 16세, 2013).

▨ 매스미디어에서 뉴미디어, 개인미디어로

오늘날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의 변화는 산업혁명 당시의 사회적 파급력을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매스미디어에서 뉴미디어, 개인미디어로의 변화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TV와 라디오, 영화 등 일대다의 일방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이뤄지는 매스커뮤니케이션이 주를 이뤘지만, 90년대 후반 인터넷의 확산으로부터 본격화된 뉴미디어, 개인미디어로의 변화는 단순히 미디어의 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통 방식의 변화는 물론 자체로서 새로운 문화의 창출에까지 이른다.

산업화, 공업화 시대와는 달리 이른바 정보사회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분명히 장점을 갖는다. 의제개요는 이를 용이한 정보 접근, 지식과 교환, 새로운 형태의 연대 가능성, ‘세계 문화’의 형성 등으로 꼽는다. 하지만 의제개요는 동시에 그 위험성을 개인들의 자기중심성, 사회적 유대와 관계의 지나친 감정적 측면의 강조, 경험과 성찰, 사고의 객관적 가치들의 상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은 결국 “과거에 대한 기억과 미래에 대한 전망이 없는 사회의 형성”이라는 위험성으로 귀착된다고 우려한다.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변화의 가장 뚜렷한 특징 중 하나는 커뮤니케이션의 쌍방향성과 참여의 확대라고 할 수 있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를 가능하게 하는 새 미디어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정보의 생산과 유통 능력이 각 개인들에게로 분산되기 때문에 가능해진다. 즉, 누구든 약간의 정보화도구와 네트워크를 보유한다면, 이전에는 전문적이고 거대한 정보 생산자들에게 독점적으로 유보됐던 능력과 권위의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는 곧 정보와 지식의 생산과 소비의 경계가 모호해졌다는 것, 다시 말해서 매스미디어의 시대에는 소수가 정보의 생산을 독점, 혹은 과점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정보와 지식의 생산에 참여하고 누구나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의 이면에는 오늘날 모바일로 진화한, 인터넷의 발달이 자리잡고 있다.

인터넷 진화의 연장선상에 있는 이른바 웹 2.0의 개념, 즉 상호작용적인 정보 공유, 정보 처리 상호 운용, 사용자 중심적 디자인, 그리고 웹상의 협력 가능성 등으로 발전했다. 이제는 누구나 정보의 일방적 수용자가 아니라, 특별한 기



가톨릭신문  2013-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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