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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특집] 더위야 물렀거라! <1>

“뜨거움 속에 탄생하는 모시의 시원함, 신앙과 비슷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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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과 침구 등 모시로만 작품 제작
“바느질 시간은 하느님과의 데이트”
“생명 구하고 산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니 행복”
매일 훈련으로 단련, 사고나면 지체없이 출동
낙뢰 등 위험 큰 여름 산행 … 철저한 준비를

 
■ 한산모시 깨끼바느질 장인 김기자씨

모시의 가슬가슬한 촉감, 떠올리기만 해도 청량감이 밀려든다.

천연섬유 모시는 땀에 젖어도 축축 처지거나 달라붙지 않는다. 위로 말려 올라가는 정도다. 그러다 바람 한 자락 불어들면 다시 가슬가슬해진다.

아이러니하게도 모시의 이러한 시원함은 바로 뜨거움 속에서 탄생한다. 모시는 건조하거나 찬 공기 속에서는 쉽게 부스러져 짤 수도 바느질할 수도 없다. 때문에 모시가 가장 필요한 삼복더위 기간이 모시를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때다. 또 한산을 포함한 충남 서천군 일대는 안개가 유독 잦은 덕분에 전통적으로 최고 품질의 모시를 만들어내는 곳으로 자리잡았다.

한산모시 깨끼바느질 장인 김기자(마리아·52·대전교구 서천본당)씨도 이맘때면 모시옷을 짓느라 땀범벅이 된다.

“모시를 다루는 과정과 신앙을 성장시키는 과정은 다소 비슷한 면이 있는 듯 합니다. 뜨거운 열기로 최선을 다할 때 최고의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점 등에서요….”
 

 
‘한산모시짜기’는 그 깊고 단단한 전통을 인정받아 201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도 등재됐다. 특히 김씨는 우리나라 중요무형문화재 제14호 ‘한산모시짜기’ 기능보유자인 방연옥 여사가 짠 모시로만 작품을 만든다. 잘 짜여진 모시는 그의 손길을 거치며 쪽의 푸르름을 비롯해 잇꽃의 빨강, 치자의 노랑, 양파의 초록 등 다양한 색감을 머금고, 옷과 침구, 각종 인테리어용품 등으로 바느질된다.

서천군이 고향인 김씨는 어머니 어깨 너머로 깨끼바느질을 익혔다. 젊은 시절 전통 한복 짓기에서 남다른 솜씨를 드러내다, 방연옥 여사와 인연을 맺은 후부터는 모시작품을 내는데 푹 빠졌다. 중요무형문화제 제89호 침선장 구혜자 여사도 사사하며 바느질에 더욱 정성을 들여왔다. 최신 재봉틀이라 해도, 기계바느질을 한 옷은 선이 다소 거칠고 딱딱하다. 김씨는 “손바느질은 옷 태를 더욱 부드럽게 낼 뿐 아니라 튼튼하다”고 덧붙인다.


 
▲ 14일까지 서울 ‘문화역서울’ 2층에서 열린 ‘한산모시 명품전’에 출품한 김기자 장인의 작품.
 

한 땀 한 땀 수 천 수 만 번의 바느질을 반복하는 시간은 그의 기도 시간이기도 하다. ‘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당신의 든든한 품안에서 만듭니다’라고 되뇌며 쉼 없이 기도문을 외운다고.

최근 그의 작품은 한국공예계와 학계 등에서도 인정받으며, 다양한 전시장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됐다. 1500여 년을 이어져온 전통은 김씨처럼 삼복더위 구슬땀을 흘리는 장인들의 정성 덕분에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무른다. 후텁지근 무더운 기운을 몰아내면서 말이다.

<주정아 기자>



■ 북한산경찰산악구조대 전성권 대장

온통 녹색 천지다. 녹색 그늘과 녹색 바람, 녹색 풍경까지. 이 모든 것은 여름 산행이 주는 선물이다. 산 곳곳에 숨어있는 선물을 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은 여름 휴가철만 되면 산을 찾는다. 하지만 등산의 기쁨이 큰 만큼 많은 위험이 도사리는 곳이 바로 산이다. 산악구조대원들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 몸 하나에 의지해 부상자를 구조해야 하는 구조대원들에게는 훈련이 생명이다.
전성권 대장은 매일같이 훈련을 거듭하며,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만발의 준비를 하고 있다.
 
 
북한산경찰산악구조대 전성권(바오로·46·서울 수유동본당) 대장 역시 6년 차 베테랑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많은 분들에게 산은 마음이 편해지는 곳이지만, 구조대원들은 느긋하게 경치를 즐길 수 없어요. 저희의 신속한 움직임에 등산객들의 안전이 걸려있으니 말이죠.”

사고가 났다하면 중경상 이상에, 사망에 이르는 산에서, 한 시도 지체하지 않고 바로 현장으로 뛰어가야 하는 것이 구조대 업무다. 특히 북한산은 바위로 이뤄져 위험한 산으로 잘 알려져 있어, 전 대장은 매일같이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며 체력과 기술을 쌓고 있다.

“대원들과 순찰하면서 틈틈이 훈련하고 있어요. 때로는 부상자를 들쳐 업고 산을 내려가기도 하고 암벽을 타야하는 상황도 있어요. 평소에 훈련하고 체력을



가톨릭신문  2013-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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