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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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특집] 더위야 물렀거라! <2>

태고의 하느님 신비 느끼는 피서 맛보세요/ 동굴 생성물 하나하나에 ‘가르침’ 담겨/ 하루 평균 30여 명 탐방객 맞아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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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물들과 어울리며 하느님 ‘품’ 체험
대형 수족관 수중생물 사육, 관리 등 주 업무
다친 동물 재활치료도 … 생명 보살펴 ‘보람’

 
1년에 한두 번, ‘보고 싶다’는 메시지가 전해져오면 가슴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흔하지 않은, 아니 까마득히 잊고 지냈던 존재로의 초대는 늘 설레게 하는 뭔가를 가슴 한가득 품게 한다.

그 곳에서 이어지는 새로운 만남은 뜨뜻미지근한 일상에서 정신 번쩍 들게 하는 청량제 이상이다. 특히나 그것이 새로운 깨달음과 그로 인한 조그만 삶의 변화라도 불러올 수 있다면….

올해 여름에는 잠시 여름을 잊게 하는 곳에서 누구보다 뜨겁게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자, 떠나보자. 가슴 속 어딘가에서 살짝이 고개를 내밀고 우리를 부르는 새로운 세상, 신비한 만남으로….



■ 제주 만장굴 세계자연유산해설사 이은자씨

바깥은 영상 30도를 훌쩍 뛰어넘는 불볕더위. 하지만 입구의 온도계는 15도를 가리키고 있다. 안으로 들어서자 수은주는 11도까지 떨어진다.

천연기념물(제98호)이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우리나라 최초 세계지질공원, 세계7대자연경관이라는 명성이 조금도 무색하지 않은 제주도 만장굴로의 초대는 큰 행운임이 분명하다.

“주로 석회동굴을 봐온 사람들은 크고 웅장한 용암동굴을 보고 아주 신기해합니다.”

지난 2010년부터 4년째 만장굴에서 세계자연유산해설사로 활동해오고 있는 이은자(아녜스·55·제주중앙주교좌본당)씨의 몸짓 하나하나에서는 자부심이 배어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10∼30만년 전에 걸쳐 생성된 만장굴은 총 길이 7416m, 최대폭 23m, 최대 높이 30m로, 용암동굴로는 제주도는 물론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굴 안에 제주도민이 다 들어가도 될 정도로 웅장하다.


 
▲ 용암표석 앞에서의 이은자씨.
 

“여름이면 시원해서 좋고 겨울이면 따뜻해서 좋아요.”

우스갯소리를 하는 이씨가 조건이 더 나은 곳을 마다하고 만장굴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딴 데 있다.

“동굴 생성물을 볼 때마다 하느님께서 만드신 신비로운 작품에 감탄하게 됩니다. 생성물 하나하나에도 주님의 가르침이 담겨있음이 느껴집니다.”

용암종유, 용암표석, 용암선반, 유선구조 등 용암이 흘러가면서 굴 곳곳에 펼쳐놓은 기묘한 생성물들의 모습은 잠시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7.6m 높이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용암석주는 물론이고 ‘황금박쥐’로 더 잘 알려진 세계적 희귀종 붉은박쥐를 비롯해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종인 관박쥐와 긴날개 박쥐 수백 마리, 제주도에서는 유일하게 이곳에서만 서식하는 ‘묏폴호마 거미’ 등을 만날 수 있는 만장굴은 그야말로 동굴 생태계의 보고다.

“한 부모 밑 자식도 개성이 저마다이듯 오랜 세월 화산활동을 통해 200번 정도 마그마가 흐르며 만들어놓은 만장굴 곳곳에서는 쉽게 들여다볼 수 없는 태고의 신비와 만날 수 있어요.”



 
▲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용암석주.
 
 
하루 30여 명, 1년이면 5,6000명의 탐방객들을 맞는 이씨가 신자들에게 주는 팁.

“신기한 동굴 생성물들 가운데서 하느님의 신비를 떠올리게 된다면 훌륭한 피서를 한 셈입니다. 저도 올 때마다 새로운 느낌,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될 때가 많거든요.”

운이 좋으면 퍼덕퍼덕 날갯짓하며 공중을 유영하는 황금박쥐를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서상덕 기자>



■ 수조 속 펼쳐진 작은 바다 관리자, 아쿠아리스트 최성필씨

‘첨벙~’

극장의 스크린처럼 펼쳐진 대형 수조에 다이빙 수트를 입은 아쿠아리스트가 등장하자 관람객들이 환호한다.

즐거운 분위기도 잠시, 아쿠아리스트의 손에 들린 먹이를 보고 자동차만한 상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죠스’의 영화음악이 흐르고 접근하는 상어들의 날카로운 이빨이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능숙한 아쿠아리스트가 상어들을 유인하며 먹이를 전달하자 앞줄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앉은 유치원생들이 손뼉을 치며 안도의 응원을 보낸다.



 
▲ 다양한 종의 해양생물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바다 사나이 최성필씨.
거북이와 함께 환하게 웃음 짓고 있다.
 



가톨릭신문  2013-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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