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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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주일 특집] ‘예비역’ 군종신부 ‘원대 복귀’ 하던 날

한데 모인 군 선교 주역들 … “아직도 군사목은 내 운명”/ 군종교구, 10년 이상 장기복무 사제 초청 간담회 / 김관진 국방장관 등 군 고위 인사 다수 참가해 눈길/ “전역 사제 모임 필요 … 자주 ‘복귀’ 명령 받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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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4일 군종교구청을 예방한 김관진 국방장관이 유수일 주교와 장기복무 전역 사제들과 함께 환담을 나누고 있다.
 
 
원대 복귀’를 명 받았습니다!

9월 24일 오전. 국방부가 지척인 서울 용산에 자리한 군종교구청. 그 어느 때보다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군종교구청을 오가는 이들의 동작이나 몸짓 하나하나에서도 평소와 다른 느낌이 전해져 왔다. 교구청을 감싸고 있던 묘한 기운은 머리에 흰눈이 내린 신부들이 하나둘 찾아들면서 이내 웃음과 찬탄의 소리로 바뀌었다.

이날 군종교구청을 찾은 주인공들은 군 일선에서 10년 이상 군사목을 하다 전역한 ‘예비역’ 군종신부들. 가까운 서울뿐 아니라 대전, 충남 홍성, 경북 안동, 대구, 부산, 경남 진주 등 전국 각지에서 뿔뿔이 흩어져 지내다 ‘원대 복귀’를 명받은 은발의 사제들은 군용 ‘더블백’ 대신 제의가방을 ‘지참’하고 용산을 찾았다.

군종교구가 장기복무 사제들을 초청해 교구 발전을 위한 의견을 듣기 위해 처음으로 마련한 간담회 참가가 짧게는 1년, 길게는 40년 만에 이들에게 떨어진 ‘명령’이었다.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를 필두로 교구 관계자들도 몇 달 전부터 군사목의 ‘대선배’들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에 공을 들여왔다.

그렇게 해서 한 자리에 모인 신부들은 ‘최고참’인 김계춘 신부(83·부산교구 원로사목자·1962~1984년 복무)와 김득권 신부(79·서울대교구 원로사목자·1962~1972년 복무)부터 공군 군종병과장으로 활동하다 지난해 전역한 막내 조정래 신부(50·서울 방배동본당 주임·1994~2012년 복무)까지 모두 17명.

‘예비역’ 군종신부라고 군사목에 대한 열정마저 과거에 묻고 온 것은 아니었다. 노사제들은 군종교구의 면면을 돌아보는가 하면 후배 군종신부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지며 오래도록 묵혀온 군사목에 대한 애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전 육군에 군종신부가 단 한 명 있었던 시절이 있었어요. 지금으로선 상상이 안 되는 일이죠. 내가 힘들어서 이 자리에서 물러서면 다음 신부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에 사명감을 되새기고는 했지요.”

김계춘 신부는 ‘원대 복귀’의 소감으로 자주 복귀 명령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털어놓았다.

“군사목 현장에서 하느님을 위해 헌신하는 군종신부의 모습처럼 아름다운 것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 체험을 나눈다면 더 아름다운 모습도 일궈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대장보다 높으신 신부님

‘예비역’ 군종신부들의 ‘원대 복귀’ 소식에 ‘별’들도 떴다.

지금도 ‘전설’이라고 불리는 조용걸 신부(75·부산교구 원로사목자·1971~1991년 복무)가 육군사관학교 화랑대본당에서 사목하던 시절 생도로 인연을 맺은 정승조(모이세·60) 전 합참의장을 비롯해 김관진(아우구스티노·64) 국방장관 등 군 고위 인사들이 지난 추억 속에 아련히 남아있던 ‘군종신부님’들을 보기 위해 군종교구청을 찾았다.

“제가 찾아갈 때마다 너무 잘해주셨습니다. 비록 그때는 가톨릭신자가 아니었지만 신부님과의 추억이 너무 진하게 남아 결국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을 선물을 한아름 싸들고 온 정승조 장군은 “다시 신부님을 뵈니 군문에 발을 들여놓던 때가 떠올라 초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이라고 했다.

갓 소위 계급장을 단 초임장교 때 처음 조 신부를 만난 김관진 장관도 회고담을 풀어놓는데 빠지지 않았다.

“그 때 너무 따뜻하게 대해주셨죠.”

“제가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신부님 덕에 나중에 세례도 받았습니다. 여전히 초보 신자이지만 말입니다.”

“장관으로서 막중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듣고 있어요.”

‘예비역’ 군종신부와 장군들의 대화는 이미 20~30년을 넘나들고 있었다.

이들의 만남을 지켜보던 유수일 주교는 “사목방문을 할 때마다 군사목 역사의 주인공은 군종신부임을 깨닫게 된다”면서 “군종 역사는, 선배들이 뿌린 복음의 씨앗이 당장 움을 틔우지 못한다 할 지라도 죽지 않고 살아 언젠가는 훌륭한 열매를 맺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간담회에 참가한 장기복무 전역 사제들과 내·외빈들이 국군중앙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군사목 ‘살아있는 전설’ 조용걸 신부

“시간날 때마다 초소 방문 장병 위로 … 기분좋은 추억”



가톨릭신문  2013-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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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