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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특집] 최초 한글 성경 「성경직해광익」·교리서 「주교요지」

초기교회 뿌리 되고 교리 토착화 발판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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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일은 제567돌 한글날이다. 실용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갖춰 세계적인 문자로 호평 받는 한글은 우리 민족의 자랑이다. 이러한 한글은 조선 땅에 교회가 뿌리내려 200여 년 동안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했다.

천주교가 처음 조선 땅으로 들어온 것은 한문 서학서를 통해서다. 덕분에 초기교회에는 이벽과 이승훈, 권일신, 정약종, 정약용, 이가환 등 석학들이자 양반 계층이 많았다. 하지만 18세기말 최초의 성경 「성경직해광익」과 교리서 「주교요지」가 등장하면서 천주교는 계층을 불문하고 한반도 전체로 퍼져나간다. 한글날을 맞아 최초의 한글 교리서와 성경의 의미를 살펴본다.



「성경직해광익」은 포르투갈 출신 예수회 선교사 디아즈 신부(1574~1659)가 베이징에서 간행한 주일복음 해설서인 「성경직해」(1636년)와 프랑스 출신 예수회 선교사 마이야 신부(1669~1748)가 펴낸 주일복음 묵상서 「성경광익」(1740년)을 우리말로 옮겨 하나로 합한 책이다. 일반적으로 최창현(요한·1759~1801)에 의해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편찬자에 대한 다른 견해도 제시되고 있다.

총 8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복음구절 해설에 해당되는 잠(箴)과 묵상할 주제를 전해주는 의행지덕(宜行之德), 기도지향인 당무지구(當務之求) 등이 포함돼 있다. 2012년 발표된 논문 「성경직해광익 연구」(조한건 신부)는 “한문본에는 보이지 않는 ‘예수셩심첨례셩경’이 포함되었다는 점” 등을 새롭게 밝혀내기도 했다.

「성경직해광익」은 성경 전체를 번역한 것은 아니지만 교회 전례력에 따라 매주 미사에 봉독되는 성경 일부가 수록돼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매일미사’와 같은 역할을 한 셈이다.

김진소 신부(전 호남교회사연구소 소장)는 “「성경직해광익」을 빼놓고는 절대로 신앙선조들의 믿음살이를 온전하게 말할 수 없다”면서 “이 책은 한국교회 초기부터 신앙선조들의 영성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정약종(아우구스티노·1760~1801)이 오랫동안 교리 연구를 통해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편찬한「주교요지」는 주문모 신부의 인가를 얻어 교우들에게 널리 보급됐다. 논문 「초기 한국 천주교회 교리서에 나타난 토착화」(2005년, 이동욱 신부)에 따르면「주교요지」(절두산 순교성지에 소장된 활판본-b 기준)는 총 43조목 80장으로 구성돼 있다. 구체적으로는 상편 32조목 36장, 하편 11조목 41장이다.

상편은 자연신학의 호교론적 이론을 통해 천주에 대한 인간의 바른 인식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하편은 성경에 바탕을 둔 계시를 중심으로 구속론을 이야기한다. 특히 조선 상황에서 조선인의 실정에 맞게 서술하고 있다는 점, 한글로 쓰여 계층을 불문하고 누구나 읽고 교리를 배울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주교요지는 한국교회 교리서의 토착화 역사를 대변하기도 한다.

이동욱 신부(광주대교구)는 논문을 통해 “정약종은 주교요지를 저술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면서 “여러 한역교리서를 모아 읽고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들 모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저술된 주교요지는 한국의 토착화된 교리서다”라고 밝혔다.

최초의 한글 성경 「성경직해광익」과 교리서「주교요지」의 등장은 한국교회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차지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연구실잘 방상근 박사는 “성직자가 없는 조선교회에서 신자들은 교회 서적을 읽으며 신앙생활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교회 서적의 보급과 한글 번역은 중요한 일이였다”고 강조했다.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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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3-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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