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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인터뷰] 십수년째 나눔 실천하는 ‘조셉의 커피나무’ 대표 강기형씨

“그리스도의 향기 퍼져나오는 커피 전문점”/ 기아돕기 벼룩시장·수익금 기부 등 일상 생활 속 나눔실천 몸에 배어있어 어려운 이웃 통해 예수님 느끼려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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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게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을 예수님처럼 대하려 노력하는 강기형씨는 ‘늘 어려운 사람을 피붙이같이 느끼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기도하며 나눔 실천에 앞장서 오고 있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 350-3번지, 성북동에서 삼청동으로 넘어가는 고개 길목에 위치한 ‘조셉의 커피나무’. 핸드드립 커피 전문점으로 커피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나 있는 곳이다.

나무 장식에 하얀색 도안 글씨로 장식된 간판에서부터 유럽풍의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풍긴다. 곳곳에 다양한 소품들로 꾸며진 계단을 지나 커피숍에 들어서니 ‘들어오는 분이 바로 그분이시다’라는 글귀가 눈에 띈다.

선한 눈빛과 시원스런 미소의 강기형(요셉·서울 돈암동 본당)씨가 반갑게 기자를 맞았다. 강씨는 핸드드립 커피 전문가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지만 커피 전문점을 통해 해외 기아돕기 등 십수년째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알음알음 소문이 나있다.

이날 커피숍 정문에는 작은 공지문이 붙어 있었다.

‘7월 1일 금요일 계산은 현금으로 부탁드립니다. 하루 수익금 전액을 기아 돕기에 사용됩니다. 많은 이해와 참여 부탁드립니다.’

강씨는 2009년부터 4, 6, 9, 10월 등 비교적 날씨가 좋은 시기를 택해 일년에 네 번 정도 커피숍 주차장에서 ‘기아돕기 벼룩시장’을 열고 있다. 또 12월 25일과 벼룩시장이 열리지 않는 달 매월 첫 금요일에는 공지문처럼 하루 전액 수익을 기부금으로 내놓는다. 매일의 첫 테이블 매상도 하느님 몫이다. 생활 속의 나눔이 철저하게 몸에 배어 있는 듯 했다.

말 그대로 핸드드립 커피는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볶은 커피콩을 갈아 종이 필터 등을 이용해 커피를 내리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간편하게 믹스된 인스턴트 커피나 원액을 기계로 추출하는 테이크 아웃 커피 등의 ‘빠른’ 커피를 찾는 상황에서 핸드드립 커피는 그야말로 ‘느린’ 커피다. 강기형씨의 커피 전문점은 그 느림의 시간 때문인지 잔잔한 클래식 음악의 선율과 커피를 내리는 향내 속에 마음이 침잠될 만큼 무언가 편안한 더딤과 여유가 느껴졌다.

꽃잎과 소라 껍질 등으로 꾸며진 쿠기 접시에 각각 다른 디자인의 커피잔을 이용한, 정성을 다한 모습의 테이블 세팅 등도 잠시 내면의 앙금을 내려놓고 휴식으로 이끌어 주는 듯하다. “손님들을 기분 좋게 해주고 따뜻함을 주기 위해 배려한 것”이라는 강씨의 답이 돌아왔다.

이곳에서는 한 잔 한 잔 커피를 따로 내려야 하기 때문에 주문을 하고 난 후에도 기다림이 필요하다. 보통 한 잔의 커피를 만드는데 드는 시간은 4분 정도. 강씨는 가톨릭 신자의 입장에서 커피를 만드는 시간 동안 예수님께 대접하는 듯한 마음으로 정성을 들인다고 했다. 입구에 붙어있는 ‘들어오는 분이 바로 그분이시다’는 문구는 바로 그런 의미다. “마음을 모아 커피를 만들어 서빙을 하면 대부분의 손님들이 ‘정말 커피가 맛있다’는 의견을 내놓는다”면서 “사랑을 담아 커피를 내리면 확실히 그 맛이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이 같은 원칙은 직원 교육에서도 첫 자리다.

다시 강씨의 나눔 사연으로 이야기를 돌렸다. 원래 전통 찻집을 운영했던 강씨는 이때부터 하루 첫 매상 금액은 예수님께 돌리자는 나름의 철칙을 가졌었고 그 기금을 모아 1995년부터 주교회의 사회복지회 즉 한국 카리타스를 후원하게 됐다고 했다.

결혼 후 월급에서 십분의 일을 떼어 봉헌금으로 내놓는 것이 자연스러웠던 그에게 그러한 기부 역시 그리 어려운 결정이 아니었다. 2009년 3월 한국 카리타스 초청으로 방글라데시 빈곤 모자가정 주택지원사업 현장 방문에 참여했던 강씨는 가난한 이웃 나라들의 현실을 직접 체험한 후 보다 적극적으로 나눔 실천에 나섰다. ‘기아돕기 벼룩시장’이 그것이다. 이제 조셉의 커피나무 벼룩시장은 온라인 상에서도 자주 떠오르고 지인들을 통해서도 제법 알려져 여러 형태의 후원자들도 생겼다. 이를테면 재능기부다. ‘폰 콰이어’라는 연주단은 행사 때만 되면 자신들의 모든 일정을 벼룩시장에 맞춰 연주를 하러 와준다. 또 지인이나 본당 신자들은 먹을거리를 준비해 오기도 하고, 취지에 동감한 한 수녀회원들은 물품 판매를 도와주기도 하고 합창 출연을 자청하기도 한다.

“예수님은 오묘하신 분”이라며 “내어놓는 이상으로 장사가 잘되게 해주신다”고 웃음지은 강씨는 “금액을 기부하는 의미보다 우리의 작은 정성이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기억하게 하고 도울 수 있다는 뜻을 나누고 싶은 생각이 더 크다”고 했다.

기아돕기 벼룩시장에 앞서 강씨는 부인 김향신(



가톨릭신문  2011-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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