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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당고개 순교성지 담당 권철호 신부

“순교자 체험한 기쁨 함께 나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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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철호 신부
 

103위 순교성인 중에서 아는 분을 꼽는다면? 성 김대건, 성 정하상…. 몇 명의 이름 외엔 더 이상 말하지 못하는 신자들이 허다하다. 모두들 순교성인들을 자랑스러워하지만 실제 한 분 한 분을 제대로 알고 그들의 삶을 기억하고 본받는 노력은 크게 부족하다. 권철호 신부(삼각지본당 주임 겸 당고개 순교성지 담당)는 “해마다 순교자성월이면 더욱 큰 목소리로 순교신심을 외치지만, 실제 왜 기도해야 하는지 모르는 이들이 많다”며 “순교성인들은 하느님의 사랑과 천상에서의 행복을 우리와 나누고 싶어 하는 이들로, 그들의 삶을 본받아 우리도 그 행복을 나눠받기 위해 그들의 삶을 알고 본받으려 하고 또 기도하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순교성지 개발도 기도를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권 신부는 “성지를 순례할 때는 그 순례지에서 머무르며 신앙선조들의 삶에 대해 듣고 묵상하고, 말씀을 새기며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성지가 신앙선조들을 떠올릴 수 있도록 상징성을 갖춘 모습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당고개 순교성지는 이 터에서 순교한 이들 중 특별히 어머니의 모범으로 현양되고 있는 이성례 순교자의 삶과 신앙을 한껏 누릴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신앙선조들의 삶과 신앙을 돌아볼 수 있는 전시 공간도 갖췄다. 권 신부는 “성화와 성물, 성가 등도 신앙선조들을 기억할 수 있도록 돕는 좋은 도구”라며 “앞으로 교회사 관련 전문가 등이 공식적으로 이러한 상징물을 연구, 제작하는데 더욱 힘써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권 신부는 또한 “성지를 재개발하면서 맞닥뜨린 가장 큰 문제는 역사성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였다”며 “예를 들어 지역개발 관계자 등은 성지에 황토토담을 세우는 것을 극구 반대했지만, 지금은 도리어 그 토담 덕분에 지역 주민들도 옛 신앙선조들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고 지역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게 됐다”고 전한다. 특히 옹기 조각으로 꾸며진 벽과 기둥 등은 순교성인들의 삶을 이 시대에도 기억하게 하는 촉매가 되고 있다.

“여섯 살짜리 아이는 언제나 어머니를 그리워하지만 어머니를 닮으려고 노력하진 않습니다. 어머니의 행복이 무엇인지 보고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신자들이 신앙선조들의 삶을 칭송하지만 그들의 삶은 보지 못하고 순교의 고통만을 인식하고 있어, 그 삶을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고통스럽기만 했다면 과연 스스로 목숨을 걸었을까요? 이 성지에 오셔서 순교자들이 체험한 기쁨을 함께 나누길 바랍니다.”

아울러 권 신부는 “성지순례가 관광이 아닌 진정한 의미를 갖추도록 하기 위해, 성지순례길에 나서면 꼭 안내자들의 설명을 듣고 성지 안에서 머무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당고개 순교성지에서는 현재 권 신부와 성지 담당 수도자 등이 안내를 지원한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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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1-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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