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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쉼터] 케이크 만들던 날

“함께 케이크 만들며 외로움 훌훌 털어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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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크 만들기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자신들이 만든 케이크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프러포즈, 생일, 결혼기념일, 크리스마스. 돌이켜보면 기쁜 자리에는 언제나 케이크가 함께했다. 고구마, 생크림, 초콜릿, 아이스크림, 맛도 종류도 다양한 케이크는 기쁜 자리에 기쁨을 더했다. 7일 오전 10시, 고양시 일산종합사회복지관 강당에도 케이크가 들어섰다. 하나, 둘, 셋, 넷, 모두 육십여 개의 케이크다.

■ 케이크에 사랑을 덧입히다


 
▲ 케이크 완성작
 
손에 손을 잡고 뛰어오는 아이들, 양복을 빼입고 온 할아버지, 분홍색 점퍼를 꺼내 입고 온 할머니, 휠체어를 타고 온 아저씨. 강당에 들어서는 이들의 모습이 다채롭지만 모두가 외치는 소리는 하나다. “케이크 만들자!”

고양시 일산종합사회복지관(관장 남화자 수녀)이 마련하고 파리바게뜨 2본부 사업12팀이 후원한 ‘케이크로 만들어가는 따뜻한 나눔, 행복한 이웃’ 자리다. 고양시에 살고 있는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장애인, 독거어르신 60가정이 이곳을 찾았고, 일산서구청 환경녹지과 공무원 9명이 봉사하기 위해 참여했다.

“자, 케이크 위에 생크림을 덧바르고 짤주머니에 생크림을 가득 담아서 요렇게 모양을 냅니다. 예쁘죠? 그 다음 생과일을 얹고 초콜릿을 꽂으면, 보세요. 생크림 케이크가 완성됐습니다.”

하얀 모자를 쓴 제빵사의 멋진 시범에 박수를 보낸 참가자들이 손을 걷어붙인다. 위생장갑을 끼고 널따랗게 놓인 책상 위에 놓인, 갓 구워진 케이크에 생크림을 열심히 덧입힌다. 시범을 볼 때는 금방이라도 따라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짤주머니에 생크림을 담아 모양을 내는 작업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양복을 입은 한 할아버지가 생크림과 씨름하며 가만히 혼잣말을 한다.

“꽃 모양이 안 나오네. 난 왜 저쪽처럼 꽃모양이 안 될까. 아이, 이거 참 어렵네.”

음식 솜씨 좋은 할머니도 제빵사의 도움 없이는 할아버지들과 다를 바가 없다. 할머니도, 아이들도, 아저씨도, 아줌마도 모두 처음 해보는 케이크 만들기에 집중하느라 일순간 강당이 조용해졌다.


 
▲ 케이크 안고가는 할머니
 

 
▲ 케이크 찍어먹는 소녀.
 
 
■ 케이크에 추억을 올리다

복지관 배종필 과장(지역사회보호과)은 “오늘 이 자리는 저소득가정의 여가문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라며 “외로움과 스트레스가 많은 가족들이 케이크를 만들면서 서로를 보듬어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복지관의 ‘케이크 만들기’는 저소득가정의 여가문화 프로그램 마련뿐만 아니라 지역 내 봉사를 희망하는 기관과 개인들의 다양한 사랑 나눔 실현도 돕고 있다.

김경희(일산서구청 환경보호팀장)씨는 “참가자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제가 배우고 가는 느낌”이라며 “눈망울이 순수한 이들과 함께하면서 봉사의 기쁨을 얻어간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이 새하얀 생크림이 올라간 케이크 위에 형형색색 과일을 얹었다. 과일과 과일 틈새에는 초콜릿으로 장식을 하고 예쁘게 마무리한다. 봄빛 그득한 생크림 케이크가 완성됐다.

뿌듯한 하루가 끝나가고 어르신들과 아이들은 직접 만든 케이크 자랑에 여념이 없다. ‘케이크 위에 올린 초콜릿을 하나 집어 먹어보라’는 한 아이의 말에 다른 아이가 ‘우리 가족하고 나누어 먹어야 한다’며 케이크를 끌어안는다.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조영춘(미카엘·72) 할아버지가 말했다.


가톨릭신문  2012-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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