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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문화] 본당 ''생명수호담당자''제도, 미국은 어떻게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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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우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장 염수정 주교님은 2010년부터 본당 `생명수호 담당자`제도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교구의 모든 본당들이 적어도 남녀 둘 이상 생명수호 담당자를 선정해 교구 생명위원회와 함께 각 본당에서 생명운동을 확산해 나가겠다"는 취지다.
 
 생명수호 담당자들은 사목협의회, 구ㆍ반장모임, 레지오 마리애 등 본당 단체와 모임에서 생명존중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고 본당의 교육, 전례 및 행사에 생명수호 관련 문제들이 다뤄지도록 하는 조정자가 되고, 예비신자 교리반에 생명 교리가 다뤄지고, 생명 관련 입법이나 정책에 대한 서명운동 등 교회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앞장서는 역할을 요청받고 있다. 현재 서울대교구 220개 본당 중 80여 개 본당에서 300여 명 생명수호 담당자들이 임명돼 활동을 시작했다.
 
 이 제도는 사실 미국의 `생명수호위원회(The Committee for Pro-life)` 제도가 모델이다. 미국의 경우 이미 1973년 연방법원의 낙태 합법화를 계기로 가톨릭교회를 중심으로 전국적 생명운동이 촉발되었고, 현재 거의 모든 교구와 본당에 생명수호위원회가 조직되어 있다.

본당에서 구체적 활동
  
 미국 주교회의가 작성한 `생명수호활동을 위한 사목 계획 : 생명지원 캠페인`에서는 4가지 영역-공적 정보 제공과 교육, 사목적 돌봄, 공공정책, 기도와 예배-에서 할 수 있는 생명운동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면서 교구, 본당의 생명수호위원회가 구체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내용들을 소개하고 있다.
 
 미국의 교구와 본당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고 있을까? 보스톤대교구는 위기 임신 여성을 돕는 기구(Pregnancy Help)를 두고 있는데, 우선 본당 생명수호위원회와 연계하여 `본당 베이비 샤워(Parish Baby Shower)` 프로그램을 정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원래 `베이비 샤워`란 임신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 임신부들의 친구들이 모여 아기용품을 선물하는 파티를 말한다. 미혼모 혹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임신부들을 실질적으로 돕기 위한 이 프로그램에서 각 본당은 정해진 기간에 기저귀, 기저귀 가방, 보행기, 아기용 자동차 시트 등 아기용품에 대한 기증을 홍보해 수집하고, 나중에 교구가 정한 장소로 보내준다.
 
 또한 `영적 입양(Spiritual Adoption)`이라는 프로그램도 시행하고 있는데, 원치 않는 임신으로 낙태를 고려하는 실제 임신부와 그 아기에 대해 알려주고 본당에서 9개월 동안 태아의 수호자인 과달루페 성모님의 중재로 이 여성이 생명을 선택하도록 기도하며, 베이비 샤워 행사로 마감한다.
 
 세인트루이스의 성 안셀모본당은 `묵주기도 운동 (Rosary Crusade)`을 실시하는데, 주일과 평일 미사 전후, 화요일과 목요일 성체조배 시간에 낙태에 반대하며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지향으로 묵주기도를 바친다.
 
 이 본당은 또 매년 10월에 그 지역 생명운동 단체들과 함께 `촛불만찬(Candlelight Dinner)`을 갖는데, 생명을 위한 미사, 생명운동 명사들의 강의, 이 지역 생명운동을 위한 기금 모금 등을 시행한다.
 
매사추세츠 알링톤 성 아녜스본당은 매달 둘째 토요일 낙태전문 클리닉 앞에 모여 묵주기도를 바치고, 생명운동 시민단체와 연계해서 생명음악회를 열고,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생명 강연회를 열기도 한다.
 
생명 존중 문화 확산의 결실

 이처럼 미국 가톨릭교회는 37년간의 다양한 생명수호활동이 각 본당과 지역까지 뿌리내리면서 이제는 생명존중문화가 눈에 띌 정도로 확산되었고 매년 1월 22일 `생명을 위한 행진`에는 미 전역에서 모인 수많은 젊은이들이 동참하는 등 그 결실이 나타나는 추세이다.
 
 한국 교회는 그동안 낙태관련 정책과 입법에 반대하는 서명운동 등을 오랫동안 해왔지만 본당 신자들 피부에 와 닿는 구체적 생명운동은 별로 많지 않았다. 다만 청주교구가 2002년부터 해 온 `생명의 밤` 행사와 서울대교구 가정사목부의 임신부 태교모임, 낙태 후 치유 미사, 임신부 축복 미사 등이 두드러지는데 앞으로 본당 차원에서도 쉽게 실시할 수 있는 행사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생명위원회에서 시행해 온 각종 생명교육 프로그램도 앞으로는 본당차원에서 견진교리, 사순ㆍ 대림 특강 등으로 더 적극적으로 활용돼야 할 것이다.
 
 앞으로 본당 생명수호 담당자 제도가 잘 활용되어, 위에서 소개한 미국의 생명수호활동을 포함해, 본당마다 정기적으로 생명운동에 관심 있는 이들이 모여 생명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공부하고, 생명을 위해 기도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는 모임이 활발해져서 우리나라의 생명존중문화가 확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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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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