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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41) 마태오 복음 (16) 가나안 여인의 겸손과 유대인의 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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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마태 15,28】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바로 그 시간에 그 여자의 딸이 나았다.”

가나안 여인의 겸손과 유대인의 교만

… 이제 이 여인의 겸손과 유대인들의 교만한 말을 비교해 봅시다. 유대인들은 “우리는 아브라함의 후손으로서 아무에게도 종노릇 한 적이 없습니다”(요한 8,33), “우리 아버지는 하느님이시오”(요한 8,41) 하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 여인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여인은 자신을 ‘개’로, 유대인들을 ‘주인’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여인은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으니까요.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그러므로 우리는 이렇게 추정해도 될 것입니다. 주께서 여인을 못 보신 척하신 것은 큰 소리로 이 말씀을 하시고 여인에게 관을 씌워 주시려는 것이었다고.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이는 “네가 바라는 것을 이루어 주겠다. 그러나 너는 실로 이런 것보다 더 큰 일도 이룰 수 있는 믿음을 가졌구나”라는 뜻입니다. 이 목소리는 “빛이 생겨라” 하시자 빛이 생겨난(창세 1,3) 분의 목소리였습니다. 그러자 “바로 그 시간에 그 여자의 딸이 나았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이 여인도 자기 딸이 낫는 데에 보탬이 되었다는 것을 아시겠습니까? 그리스도께서 “네 어린 딸이 나을 것이다”가 아니라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라고 하신 것을 잊지 마십시오. 이 말씀은 그냥 나온 말씀이 아니며, 듣기 좋으라고 하신 말씀도 아닙니다. 여인의 믿음이 참으로 컸기 때문이며 우리를 가르치시는 말씀입니다. … 그 결과 여인의 딸은 즉시 나았습니다.(요한 크리소스토무스 『마태오 복음 강해』 52,3).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사도들의 간청도 소용없는 것을 본 여인은 예수님께 다가가 직접 애원합니다. 그의 말인즉 “저를 도와주십시오. 저는 저를 위해 간청하는 것이 아닙니다”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러자 구원자께서는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주께서 ‘강아지’라는 말을 쓰신 것은 다른 민족 사람들이 깨끗하지 못한 생활 방식을 지닌 데다 우상을 숭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반면 주께서는 유대인들은 자녀라고 표현하십니다. 이는 그들이 하느님께 헌신하는 사람들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께서 ‘빵’이라고 표현하신 것은 당신의 말씀으로 주어지는 가르침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믿는 이들을 표징을 통해 기르시는 것도 가리킵니다. 그러나 이는 유대인들이 단죄받기 전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주님 안에서 생명이 그들에게 빵으로 주어졌는데도 그들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인은 모욕을 당했는데도 불평하지 않습니다. … 주께서 대답을 미루신 것은 … 여인이 이 말을 크게 외치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으로써 여인이 천 개의 관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여인에게 선물을 주지 않으려고 대답을 미루신 것이 아니라 여인의 신앙이 드러나기 바라시고 그렇게 되도록 예비하신 것입니다.

주께서는 여인을 크게 칭찬하시며 그를 다른 민족들 가운데에서 생겨난 교회의 전형을 보여 주는 이로 높이십니다. 주님께서 이 치유를 가져온 것은 여인의 믿음이 지닌 힘이라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네 아이가 나을 것이다”라고 하지 않고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라고 하신 것에 주목하십시오. (몹수에스티아의 테오도루스 『마태오 복음 단편』 83).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09-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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