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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58) 마태오 복음(33) 용서의 횟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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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마태 18,21-22】

“그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다가와,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로 되어 있는 수사본들도 있다)

베드로가 예수님께 칭찬받고 싶어서 의기양양하게 질문합니다.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이면 되겠습니까?’ 사실 인생살이에서 같은 사람에 대해 세 번 용서한다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일곱 번 용서해주면 되겠냐고 했으니, 칭찬받을 만하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의 기대와는 달리,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해야 한다.’라고 하시면서, 만 탈렌트 빚진 사람에 대한 비유를 들어 말씀하십니다.

이 같은 내용이 나오는 연중 24주일(가해, 마태 18,21-35)의 복음 내용에 대한 교부들의 성경주해를 여덟 차례에 걸쳐서 살펴보겠습니다.

‘여섯’이라는 숫자는 창조 활동을 암시하므로 수고와 노동으로 가득함을 나타내지만, ‘일곱’이라는 숫자는 용서를 가리키는 휴식의 뜻이 들어 있다고 오리게네스는 말합니다.

그리스도의 족보에 대한 루카와 마태오의 계산법

“그러면 ‘일흔 번씩 일곱 번’은 무슨 뜻입니까? 벗님들이여, 이 위대한 신비를, 이 놀라운 선물을 귀 기울여 들으십시오.

거룩한 복음사가 루카는 주님께서 세례 받으신 이야기를 기록하며 그분의 족보를 실어 올라가, 그리스도께서 어떤 계열 어떤 혈통에서 어떤 순서를 거쳐 태어나셨는지를 알려 주었습니다. 마태오는 아브라함에서 시작하여 요셉에 이르기까지 시간 순서대로 족보를 기록했습니다(마태 1,1). 그런데 루카는 족보의 순서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며 인물을 꼽고 있습니다. 왜 한 사람은 시간 순서대로 기록하고, 한 사람은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일까요?”(아우구스티누스 『설교집』 83,5).

아담부터 그리스도 시대까지 일흔일곱 세대

“마태오는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오시기까지의 세대를 설명하고자 했기 때문에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셨을 때에 시간 순서대로 족보를 기록했습니다.

루카는 그리스도께서 세례를 받으셨을 때로부터 족보를 역으로 따져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세례가 승천의 시작이기에 순서를 위로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루카가 꼽은 세대가 일흔일곱 세대인 것(루카 3,23)을 잘 보십시오! 그가 누구에서부터 시작했습니까? 잘 보십시오! 그는 그리스도에서 시작해서 첫 죄인이요 죄의 굴레 안으로 우리를 낳은 아담에게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루카는 아담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세었고, 그것은 일흔일곱 세대였습니다. 그리스도로부터 아담까지, 아담에서부터 그리스도까지가 그렇습니다. 일흔일곱 세대입니다! 그러니 한 세대도 빠뜨리지 않았다면, 용서되어서 안 될 죄는 없습니다. 그래서 루카는 일흔일곱 세대를 꼽았던 것이고, 그것은 주님께서 그 수만큼 죄를 용서해 주라고 하신 수였습니다. 그래서 루카는 모든 죄가 용서되는 세례 때부터 세대를 꼽기 시작한 것입니다”(아우구스티누스 『설교집』 83,5).

참고로 푸아티에의 힐라리우스를 비롯한 많은 교부들은, 끝없이 용서하라는 그리스도의 말씀은 라멕의 노래(창세 4,24)를 의식적으로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아우구스티누스도 이 같은 견해에 동의합니다.


노성기 신부 (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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