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교부들의 성경 주해] (65) 마태오 복음(40) 하느님의 사랑을 본받아라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성경본문 : 마태 18,34-35】

“… 화가 난 주인은 그를 고문 형리에게 넘겨 빚진 것을 다 갚게 하였다. 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의 내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이다.”

우리의 잘못을 기억하고, 미워하지 말라

“우리의 동료 종들이 우리의 사악함을 참아주지 않을 때, 그들은 하느님 앞에서 우리를 고발하는 천사들입니다. 천사들이 하느님께 우리를 고발하는 것은 하느님께서 그것을 모르셔서가 아니라, 인간을 사랑하라는 법을 깨뜨린 사람들에 대한 분노 때문입니다. 여기서 ‘고문 형리’는 우리를 벌주는 일을 맡은 천사들을 뜻합니다. ‘빚진 것을 다 갚게 하였다’는 말은 그가 사실상 영원한 벌로 넘겨졌음을 뜻합니다. 그는 결코 그 빚을 다 갚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현세에서 어떤 사람을 바로잡으실 때에는 그를 어떤 속박이나 질병, 고통에 넘기십니다. 그러나 미래에 벌을 주실 때는 그를 영원히 그치지 않는 고통으로 넘기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 아버지께서 너희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이다’라고 하지 않고, ‘내 아버지께서’ 그렇게 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릴 자격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 비유는 하느님의 형언할 길 없는 사랑을 간략하게 묘사한 것입니다. 자기 능력껏 이 사랑을 본받지 않는 사람은 의로운 심판관로부터 가혹한 벌을 받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축복은 철회될 수 없는 것’(로마 11,29 참조)이라는 말이 있지만, 사악함이 너무 클 경우엔 이 말씀이 해당되지 않습니다. 그런즉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두 가지를 요구합니다. 우리 자신의 잘못을 잊지 말 것과 걸려 넘어지는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는 것이 그 두 가지입니다”(라오디케이아의 아폴로나리스 『마태오 복음 단편』 92).

이 비유의 뜻은

“‘화가 난 주인은 그를 고문 형리에게 넘겨 빚진 것을 다 갚게 하였다’(마태 18,34). 이는 그가 영원히 고문 형리에게 맡겨졌다는 뜻입니다. 그는 결코 그 빚을 갚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네가 축복을 받고서 더 나은 사람이 되지 못했으니, 너는 벌로써 바로잡을 수밖에 없다. 너는 내가 네게 보여 준 자비를 입고도 더 나은 사람이 되지 못했으니, 너는 응징을 통해 바로잡아야겠다.’

하느님의 축복과 은사는 철회될 수 없는 것(로마 11,29 참조)이라고 하지만, 우리가 지나치게 말을 듣지 않으면 하느님께서 당신의 뜻을 거두실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그때에, 그러니까 자신이 하느님의 크나큰 선물을 던져버린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응징보다 더 무서운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복음서의 저자는 주인이 단순히 ‘그를 고문 형리에게 넘겼다’고 하지 않고 ‘화가 난 주인은 그를 고문 형리에게 넘겼다’고 합니다. 앞에서 주인이 그 종에게 자신과 가족을 팔라고 명령했을 때에 주인의 말은 분노에 찬 말이 아니었습니다. 잘 보면, 오히려 그것은 위대한 자비의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주인은 그때는 분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말은 엄청난 분노와 처벌과 응징이 담긴 선고입니다. 그런즉 이 비유의 뜻은 무엇입니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저마다 자기 형제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 않으면, 하늘의 내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그와 같이 하실 것이다.’ 예수님께서 ‘너희 아버지’라고 하지 않고 ‘내 아버지’라고 하신 것을 새겨들으십시오. 하느님을 이렇게 사악하고 악독한 사람의 아버지라고 불러서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요한 크리소스토무스 『마태오 복음 강해』 61,4).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06-20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5. 18

갈라 5장 14절
사실 모든 율법은 한 계명으로 요약됩니다. 곧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여라.” 하신 계명입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