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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66) 마태오 복음 (41) 하느님의 포도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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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마태 20,1】

“하늘 나라는 자기 포도밭에서 일할 일꾼들을 사려고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선 밭 임자와 같다.”

이번 주부터 살펴볼 내용은, 포도밭 주인이 이른 아침부터 하루 종일 분주하게 장터를 오가면서 포도밭에서 일할 일꾼들을 사서 일을 시킨 뒤 저녁때가 되자 일꾼들에게 똑같이 한 데나리온씩 하루 품삯을 줍니다. 그러자 아침 일찍부터 일한 일꾼들이 불평을 하면서 왜 자기들을 똑같이 취급하느냐고 불만을 터트리는 내용이 나오는 ‘선한 포도밭 주인’에 대한 비유입니다. 연중 25주일(가해, 마태 20,1-16)의 복음 내용에 대한 교부들의 성경주해를 여덟 차례에 걸쳐서 살펴보겠습니다.

포도밭은 온화함, 순결, 인내를 비롯한 무수한 덕을 기르는 장소이다(『마태오 복음 미완성 작품』).

포도밭의 임자, 그리스도

“밭 임자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늘과 땅은 그분의 집이나 다름없습니다. 하늘과 땅에 사는 피조물의 무리는 말하자면 그분의 식솔입니다. 그분은 지옥과 하늘과 땅으로 이루어진 삼층짜리 집을 지으셨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생하며 사는 이들은 땅에서 살고, 정복당한 이들은 땅 아래 살고, 승리하는 이들은 하늘에 살게 하신 것입니다. 중간에 놓인 우리는 지옥에 있는 이들에게로 내려가지 않고 하늘에 있는 이들에게로 올라가려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혹시 여러분이 어떤 것을 피해야 하고 어떤 것을 행하고자 마음먹어야 할지 모를까봐, 주님께서는 여러분이 빛과 어둠 사이에 사는 동안 이 두 가지를 다 조금씩 맛보도록 해 주셨습니다. 밤은 지옥의 맛이고, 낮은 하늘의 맛입니다”(『마태오 복음 미완성 작품』 강해 34).

하느님의 포도밭

“‘자기 포도밭에서 일할 일꾼들을 사려고’라는 말에서 하느님의 포도밭은 무엇입니까? … 포도밭은 정의이고, 이 포도밭에는 갖가지 덕이 포도나무 가지처럼 늘어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친절함, 순결, 인내, 고결함을 비롯하여 일반적으로 덕이라 불리는 무수한 좋은 자질들 말입니다.

그러니 거룩한 포도밭을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가꾸어야 할지 잘 생각해 봅시다. 하느님께서는 아담을 낙원으로 데려다 놓으셨습니다. 그것을 가꾸고 관리하라는 뜻이었지요. 그러나 그는 그 일을 소홀히 하여 낙원에서 쫓겨났습니다. 하느님께서 정의를 잘 키우라고 우리를 이곳으로 데려다 놓으셨습니다. 우리가 이 일을 소홀히 한다면, ‘그들의 죄에다 죄를 더하소서. 그들이 당신 정의에 들지 못하게 하소서’(시편 68,27 칠십인역)라고 성경에 쓰여 있는 유대인들이 쫓겨났듯이 우리도 쫓겨날 것입니다. 뒤에서 가는 이들은 앞에 가는 이들이 넘어지는 것을 보고 배워야 합니다. 그러나 만일 따라가는 우리마저 실패한다면, 처음에 넘어진 이들이 따라가는 우리보다 오히려 용서받을 자격이 더 있습니다. … 포도밭에 일하러 불려간 일꾼이 일을 소홀히 한다면, 그는 품삯을 못 받을 뿐 아니라 포도밭을 가꾸지 않아 생긴 손실에 대한 책임까지 지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도 우리에게 맡겨진 정의를 소홀히 한다면, 상을 받지 못할 뿐 아니라 정의가 무너진 데 대한 책임까지 지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포도밭은 우리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죄를 짓는 사람은 누구나 하느님께서 그 사람 안에 심어 놓으신 정의를 파괴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선행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안에 있는 정의의 나무를 키우는 사람입니다”(『마태오 복음 미완성 작품』 강해 34).


노성기 신부(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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