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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69) 마태오 복음(44) ‘하루’는 계시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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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마태 20,3-7】

“…‘일꾼들을 불러 맨 나중에 온 이들부터 시작하여 맨 먼저 온 이들에게까지 품삯을 내주시오’”

‘하루’는 계시의 역사

“밭 임자이며 하늘 나라의 관리자이신 주님께서는 사람들이 야심을 품는 것을 방지하시려고 또 다른 밭 임자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하루’는 역사 전체를 뜻하며, 주께서는 아담의 죄 이후 각기 다른 시간에 훌륭한 일을 하도록 의인들을 부르시어, 그들의 행실에 대한 보상을 알려 주십니다. 그렇게 볼 때, ‘이른 아침’에 불린 사람들은 아담과 에녹의 시대에 산 이들입니다. ‘아홉 시’에 불린 이들은 노아와 셈의 시대에 산 이들과 그들에게서 태어난 의인들입니다. 법이 달랐던 두 번째 시간은 두 번째 부르심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열두 시’에 불려간 일꾼들은 할례의 법이 세워진 아브라함의 시대에 산 이들입니다. ‘오후 다섯 시’에 불려간 사람들은 그리스도께서 오시기 직전에 산 이들입니다. 그들만 ‘당신들은 왜 온종일 하는 일 없이 여기 서 있소?’ 하는 물음을 받습니다. 이들에게는 주님을 기다리는 마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하느님을 공경하는 마음 없이 세상에 살았고 모든 선행에 게을렀습니다. 무엇 하나 찾아 나서는 일 없이 평생을 하릴없이 쏘다니는 그들은 ‘하는 일 없이 장터에 서 있는’ 사람들과 같습니다. 주께서는 그들에게 ‘왜 하는 일 없이 서 있느냐?’며 훈계하십니다. 그들은 ‘아무도 우리를 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고 대답합니다. 그러나 주께서는 그들도 포도밭으로 보내십니다.

주님께서 다섯 번에 걸쳐 부르신 것은 지혜로운 다섯 처녀와 어리석은 다섯 처녀(마태 25,2)처럼, 시대마다 그 시대에 따른 분별 있는 사람들과 생각 없는 사람들이 늘 있어 왔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격이 있다고 인정되었고, 어떤 이들은 어리석음에 빠져 다가오는 시대에 대한 생각을 좀처럼 하지 못했습니다. 시대의 끝자락, 곧 저녁에-‘지금이 마지막 때입니다’(1요한 2,18)라는 요한의 말처럼, 그리스도께서 지상에 머무셨던 때로부터 종말까지의 시간은 오후 다섯 시 이후의 시간이니까요-밭 임자는 맨 나중에 온 이들부터 시작하여 품삯을 내주라고 지시합니다.

밭 임자는 아버지로 보아야 합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관리인으로 삼으셨습니다. 그러나 이 관리인은 주인의 보조에 지나지 않는 관리인이 아니라 동료인 관리인입니다. 아버지께서는 당신께서 바라시는 모든 것을 아들을 통해 지시하고 처리하시기 때문입니다”(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마태오 복음 단편』 226).

가장 먼저 데나리온을 받는 그리스도인들

“맨 나중에 온 사람들은 고생은 하지 않고 주인의 후한 덕으로 가장 먼저 보수를 받습니다. 주님께서 오신 이후엔 모든 사람이 (세례와 또 성령과의 합일로 인하여) ‘하느님의 본성을 함께 나누는 이들’이 되었으며 하느님의 자녀로 불리기 때문입니다. …예언자들도 영을 나눈 사람들이었지만 신자들과 같은 방식은 아니었습니다.

성령은 믿는 이들의 영혼에 누룩과 같은 작용을 해서 그가 완전히 다른 삶을 살도록 바꾸어 놓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되었고, 큰 소리로 ‘아빠, 아버지’ 하고 부릅니다. 옛날 사람들은 이 같은 은총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바오로도 ‘여러분은 사람을 다시 두려움에 빠뜨리는 종살이의 영을 받은 것이 아니라, 여러분을 자녀로 삼도록 해 주시는 영을 받았습니다’(로마 8,15) 하고 말합니다. 그런즉 옛 사람들이 받은 것은 자녀가 되는 영광이 없는 종살이의 영이었습니다. 진정 우리는 가장 먼저 데나리온을 받는 사람들이니, 당연히 나머지 사람들보다 높은 영광을 받았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알렉산드리아의 키릴루스 『마태오 복음 단편』 226).


노성기 신부 (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10-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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