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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성경 주해] (73) 마태오 복음(48) 양과 염소가 뒤섞여 있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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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마태 20,15-16】

“‘내 것을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오? 아니면,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이처럼 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 될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교회는 죄인들의 공동체이다. 교회 안에는 항상 ‘밀과 가라지,’ ‘양과 염소’가 함께 뒤섞여 있다. 종말 때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시어 밀과 가라지를, 양과 염소를 갈라놓을 때까지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그런데도 인간은 밀과 가라지를 구분해보려고 어리석음을 저질렀던 적이 있었다. 지나친 열정 때문에 그랬는지 아니면 어리석은 개인적인 욕심과 집단 이기주의 때문에 그랬는지 몰라도, 약 1650년 전에 북아프리카에서 도나투스주의자들이 ‘교회는 의인들의 공동체’ ‘선인들의 공동체’라고 주장하면서 밀과 가라지를 구분하면서 스스로 의인이라고 자처하면서 교회를 분열시키고 갈라놓았던 적이 있었다.

“교회 안에는 양과 염소가 함께 섞여 있으며 그들은 장차 최후의 심판 때에 갈라질 것이다. 심판자께서는 마지막 심판 날에 지금 자만심의 뿔 위에 서서 자신을 드높이는 자들과 겸손한 이들을 갈라놓으실 것이다. 자기가 부름 받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많으나 선택된 이들은 적은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대 그레고리우스).

입으로는 ‘그리스도’를 외치지만, 삶으로는 …

“그런데 그 다음에 이어지는 말이 무섭습니다. 불린 이는 많으나 선택된 이는 적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이가 믿음으로 오지만, 적은 수의 사람만이 하늘 나라에 들어갑니다. 오늘 예식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모였는지 보십시오. 교회가 가득 찼습니다! 그렇지만 하느님의 선민의 무리에 들 사람이 몇이나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모든 사람이 ‘그리스도’를 외치지만, 모든 사람의 삶이 다 그렇게 외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이 말로는 하느님을 따르지만 행동으로는 그분에게서 도망갑니다. 바오로는 ‘그들은 하느님을 안다고 주장하지만 행동으로는 그분을 부정합니다’(티토 1,16)라고 하고, 야고보는 ‘실천 없는 믿음을 쓸모가 없다’(야고 2,20)고 하며, 주님께서는 시편작가를 통하여 ‘주 저의 하느님 당신께서는 기적과 계획들을 많이도 행하셨으니 누구도 당신께 견줄 수 없습니다. 제가 알리고 말하려 해도 헤아리기에는 그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시편 40,6) 하고 말씀하십니다”(대 그레고리우스 『복음서 강해』(40편)

선민을 고르는 마지막 키질

“주님께서 부르시자 그분께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믿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선민의 수에 들지 않은 사람들까지 믿음으로 왔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이승에서는 신앙 고백을 통해 믿는 이들과 섞여 살지만, 사악한 삶의 방식으로 인해 내세에서는 믿는 이들의 무리에 속하는 이들로 여겨지지 않을 것입니다. 거룩한 교회라는 양 우리는 양들과 함께 염소들도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복음이 증언하듯이, 심판자께서 오시면, 목자가 양 떼와 염소 떼를 갈라놓듯, 선한 이들을 악한 이들에게서 갈라놓으실 것입니다. 이승에서 육체의 쾌락에 빠져 사는 사람들은 그곳에서 양 떼 가운데에 들지 못할 것입니다. 심판자께서는 지금 자만심의 뿔 위에 서서 자신을 드높이는 자들과 겸손한 이들을 갈라놓으실 것입니다. 이승에서 거룩한 신앙을 같이 믿으면서도 온 마음으로 땅을 갈구하는 자들은 하늘 나라를 얻을 수 없습니다”(대 그레고리우스 『복음서 강해』(40편) 19,5).


노성기 신부 (한국교부학연구회·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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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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