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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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교황 즉위미사 참석하고 돌아온 김수환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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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은 인천공항 3층 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황에게 또 한 분의 추기경 서임 필요성을 한국에서 특별히 바라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며 이번 콘클라베 때 자신이 연령 제한으로 참석하지 못한 데 대해 한국 신자들과 국민이 섭섭해하면서 아쉬워하고 있다는 말씀도 드렸다고 덧붙였다. 이날은 마침 김 추기경 자신이 36년 전 추기경에 서임된 날이기도 해서 회견에 참석한 기자들에게 축하를 받기도 했다.
 다음은 김 추기경과의 일문 일답.



 -연이어 바티칸을 방문하셨는데 건강은 어떠신지요.
  보시다시피 건강은 좋다. 로마 공기가 (서울보다) 더 나은 것 같다.(웃음) 로마에서 지내다보니 떠날 때보다 더 좋다.



 -즉위미사 공동집전은 어떻게 이뤄졌는지요.

  공동집전은 주교급ㆍ사제급ㆍ부제급 추기경단 대표 3명과 동방정교회 총대주교 등 4명이 함께했다. 내가 사제급 추기경단 선임이어서 제대에 오르게 됐다. 순명서약 땐 교황님과 인사를 나눴는데 내 짐작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축하인사를 드렸고 교황님께선 한국교회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알아들을 겨를이 없었다. 다만 (한국교회에) 당신 애정과 사랑을 표시하지 않았나 싶다. 난 아무쪼록 건강하십시오 하고 일어섰다.


 -4월26일 교황을 알현하셨을 때 어떤 대화를 나누셨는지요.
  (알현 시간이) 15분밖에 안됐다. 전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 장례미사와 전례 거행 콘클라베에서 교황으로 선출되신 부분과 관련해 새 교황님께 죄송스러웠다. 교황님께서 큰 십자가를 지신데 기도로써 도와드리겠다 고 말씀드렸다. 한국교회에 대해 이미 많이 알고 계셨다. 그러면서도 한국교회 복음 선교와 사제 성소 대학 교육 등 몇가지를 물어보시기에 답변해드렸다. 이와 함께 또 한분의 추기경 임명 필요성에 대해서도 말씀을 드렸다.

 한국교회에서 교황 선거에 연령제한으로 내가 참석지 못한데 대해 섭섭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말씀과 함께 또 한분의 추기경이 나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요청도 드렸다. 이에 교황님께선 부드럽게 일리가 있다고 하시며 금방 (임명)해주겠다는 약속은 아니더라도 (요청을) 받아들인다고 말씀하셨다. 새 교황님과는 그간 회의 때 인사를 나누는 정도였는데 이번에 보니 한마디로 자애로운 분이고 자상하고 상대편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배려를 지니신 분이었다. 앞으로 교황님께선 모든 이를 사랑으로 맞아주시는 사목을 하지 않으실까 싶다.


 -한국 민관합동 경축사절단장으로 바티칸에 갔던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이 방한을 요청했다는데요.
  교황님께 한국을 방문해달라는 요청을 드린다는 걸 대화 중에 깜빡 잊었다.(웃음) 그래서 교황청 요직에 있는 고위성직자에게 방한 요청을 전해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각국 경축사절단 알현 때 정 장관이 한국을 방문해주십시오 새 추기경님을 한분 더 임명해 주십시오 하고 옆에 있던 추기경들이 웃을만큼 큰 소리로 요청했다는 것을 전해들었다. 새 교황님 마음은 온세계 어디든지 가시고 싶으실 것이다. 다만 어떤 계기로 방문을 하느냐가 관건이다. 무작정 초청하기보다는 오는 8월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세계청소년대회처럼 행사를 유치해 초청해야 한다. 그냥 바람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교황님께서는 무엇이든지 다 주시고 목숨을 바칠 각오로 (교황직을) 맡으신 것 같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 혹시 북한 방문에 대한 말씀은 없으셨는지.

  방북 얘기는 없었다. 하지만 (교황 모국인) 독일 또한 분단의 아픔을 겪은 나라이기에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우리 겨레의 아픔과 고통 문제점을 짐작하고 계실 것이다. 새 교황께서도 조국의 분단과 아픔을 체험한 분으로서 우리 한국교회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실 것으로 기대한다.


 -새 교황님 사목방향에 대해 다들 궁금해합니다.
  개인적으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목자를 선물로 주셨다고 생각한다. 신자들과 세계 여망으로서 복음적 쇄신과 발전은 교황 요한 23세 때 시작돼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통해 더욱 선명해졌으며 바오로 6세께서 헌신적으로 노력하셨고 요한 바오로 1세와 2세가 세상의 평화와 복음의 메시지를 교회 사명으로 수행하셨다. 특히 전임 교황님께서 분쟁지역을 찾아다니시며 평화의 사도 로서 그 사명과 역할을 수행하셨는데 새 교황님 또한 평화 문제에 절대로 무관심한 분이 아니고 오히려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실 분이다.
 다만 세속주의로 신앙을 저버리다시피한 유럽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계시다. 앞으로 이렇게 사목하겠다 는 말씀은 하지 않으셨지만 베네딕토 라는 이름을 선택한 것은 베네딕토 성인이 유럽 주보성인이고 수도생활을 통해 유럽을 인간다운 사회로 발전시키신 분이기에 그 이름을 선택함으로써 유럽 신앙의 부활 내지 르네상스 를 일으키시려는 것 같다. 이를 통해 유럽은 물론 세계 평화에 기여하실 분이고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새롭게 만들어주실 분이다.

 어떤 경우에도 새 교황께서는 가톨릭이란 본래 의미처럼 보편적 가톨릭교회 정신 을 추구하실 것으로 확신한다. 무엇보다 평화 공존과 상호 존중의 가톨릭 정신을 구현하는 지도력을 발휘하실 것으로 믿는다. 교회 안팎으로 우려가 있지만 새 교황님은 시대와 상황에 맞는 사목을 하실 것이다.

 김 추기경은 끝으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선종 때부터 베네딕토 16세 교황 즉위까지 국내 매스컴에서 계속 관심을 보여주면서 불철주야 보도를 위해 애써준데 깊은 감사를 전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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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5-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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