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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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선종 특집] 명동성당 빈소 추모 표정

추기경님 선종하시니 세상이 깜깜해진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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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조문인파 3Km 행렬…성가·묵주기도 바쳐
이 대통령 비롯 정·관·재·종교계 지도자 조문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겼다.

빈소가 마련된 서울 명동성당에는 선종 당일인 2월 16일 밤부터 추기경의 마지막 모습을 먼발치에서나마 바라보기 위해 모여든 전국 각지 조문객들의 애도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정?관계, 재계 인사와 타종교계 지도자들도 2월 17일 잇달아 빈소를 찾아 우리 시대 큰 어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17일 새벽 5시. 빈소가 마련된 명동성당에는 검은 옷차림의 수십 여 명의 신자들이 성당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추기경의 선종을 애도했다. 오전 6시부터 시작된 조문행렬은 이날 오후 절정에 달했다. 명동성당 입구에서 시작된 조문인파는 들머리를 지나 퇴계로를 거쳐 명동역까지 3Km 이상 이어졌다. 영하의 강추위에 평균 서너 시간 줄을 서면서도 조문객들은 ‘추기경님의 얼굴을 꼭 보고 싶다’며 경건한 표정으로 차례를 기다렸다. 행렬 곳곳에서는 묵주기도를 바치거나 성가를 함께 부르는 신자들의 모습도 보였다.

○…본당 신자들과 함께 왔다는 류희자(안나·서울 도봉동본당)씨는 “큰 별이 졌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고 놀랐다”며 “큰 고통 없이 편안하게 하늘나라로 가신 것 같아 한편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은규(스테파노·의정부교구 마두동본당)씨는 “(추기경님께서) 시대의 양심이셨던 만큼 사람들이 영원히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김성용(보나벤뚜라·서울 서초3동본당)씨는 “현재 레지오 단장을 맡고 있는데 오늘 주회에서는 자신을 항상 낮추시며 사신 추기경님을 추모하며 함께 기도할 계획”이라고 했다.
조문을 마친 시민들은 명동성당 지하 소성당과 꼬스트홀에서 추모미사를 드리며 추기경과의 이별을 아쉬워하고 선종을 애도했다.

○…17일 오후 2시50분경 청와대 수석비서진과 함께 빈소를 찾은 이명박 대통령은 정진석 추기경과 함께 시신이 안치된 유리관 앞에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형오 국회의장, 이용훈 대법원장과 각 정당 대표들도 국회의원들과 함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손학규 전 의원은 “국민들의 따뜻한 아버지이셨던 추기경님은 강한 자와 약한 자, 있는 자와 없는 자를 구분 짓지 않고 크게 안으신 분이셨다”며 “추기경님 앞에 서니 민족의 등불이 꺼진 듯 세상이 깜깜해지는 느낌”이라고 했다. “평소 나를 많이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셨다”고 전한 서강대학교 손병두 총장은 “추기경님께서 막상 선종하시고 나니 하늘이 뻥 뚫린 기분”이라며 “나라의 어려운 고비 때마다 용기 있게 말씀해주신 추기경님은 우리 시대의 진정한 양심이자 큰 어른이셨다”고 했다.

○…종교가 다른 이들도 애도 물결에 동참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대표회장 최근덕 성균관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김희중 주교와 함께 17일 오후 빈소를 방문했다. 또 이성택 원불교 교정원장이 교인 30명과 함께 김 추기경을 조문한 것을 비롯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 김동완 천도교 교령,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도 빈소를 찾았다. 들머리에서 조문을 마치고 돌아가던 김상욱(45)씨는 “개신교 신자이지만 항상 추기경님을 존경해 왔다”며 “종교를 떠나 소외된 이들을 위한 사랑과 베풂이 무엇인지 몸소 실천해주셨던 분이 떠나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빈소가 마련된 명동성당 마당과 꼬스트홀에는 추기경의 문장과 사목표어를 담은 깃발과 ‘근조 -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의 영원한 안식을 빕니다’ 현수막이 내걸렸으며 들머리에는 추기경의 생전 모습을 담은 대형사진 20여점이 전시됐다. 조문을 위해 명동성당을 찾은 신자들은 밝게 웃는 추기경의 사진을 바라보며 ‘저렇게 맑게 웃으시던 분이 떠나셨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사진설명
▲17일 오후 2시50분경 빈소를 찾은 이명박 대통령이 정진석 추기경과 함께 시신이 안치된 유리관 앞에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영하의 강추위에 평균 서너 시간 줄을 서면서도 조문객들은 `추기경님의 얼굴을 꼭 보고 싶다`며 경건한 표정으로 차례를 기다렸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대표회장 최근덕 성균관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김희중 주교와 함께 빈소를 방문했다.
▲17일 오전 6시부터 시작된 조문행렬은 오후 절정에 달했다. 명동성당 입구에서 시작된 조문인파는 들머리를 지나 퇴계로를 거쳐 명동역까지 3km 이상 이어졌다.

이승환 기자 swingle@catholictime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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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9-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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