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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시] 김수환 추기경 영전에

바보웃음의 향기 하늘에도 퍼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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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영 스테파노(시인, 전 한국 가톨릭 문인회장)

   지금 세상은 봄 공기가 일어서려 하고
 금방이라도 꽃망울이 터질 듯 하는데
 아직 봄을 가로막는 추위가 남아 버티고 있지만
 당신 웃음의 향기는 변함없이
 저희 마음에 퍼지고 있는데…
 세상을 뜨시다니요.
 
 숱한 고난과 역경,
 시기와 비난에도 흔들리지 않고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
 자신을 촛불처럼 태우시던
 당신의 의로우심
 드높은 하늘인들 비할 수 있으리이까.

 소외된 이와 가난한 이들,
 행려병자와 장애인들을
 한 마음 한 몸으로
 함께 고생하고 함께 즐거워하시던
 당신의 자비하심
 따뜻한 햇볕인들 비할 수 있으리이까.
 
 당신 자화상을 보시면서
 바보 같다고
 그렇지 않느냐고
 저희를 일깨우며 웃으시던
 당신의 슬기로움
 만권 서적인들 비할 수 있으리이까.
 
 오늘 당신 영전에
 무릎 꿇고 허리 굽혀 드릴 것은
 마음속 두 손에 담은 눈물뿐이오나
 영혼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영혼이시여!
 당신이 이루신 놀라운 일들
 저희는 입을 모아 찬양하나이다.
 
 천사들아, 찬양하여라.
 하늘과 땅아,
 바다와 강들아,
 그 안에 사는 모든 것들아,
 너희도 찬양하여라.
 영원히 찬송하고 찬양하여라.
 
 당신의 온화한 웃음 때문에
 저희는 따라 웃기만 하다가
 웃음 뒤에 숨겨놓은 불면의 30년,
 당신의 그 속마음 헤아리지 못하였어도
 올곧은 샘이시여!
 이 땅에 퍼트린 당신의 바보웃음의 향기
 하늘에도 퍼지리니
 그 향기의 힘으로 천국에 드소서.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9-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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