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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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해 줄 누군가를 찾고 있는 한국 사회

한창현 신부의 모두의 시노드- (26) 시노드 정신 살아가기 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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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시장조사전문기업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전국 만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3 사회적 갈등 및 공동체 의식 관련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10명 중 9명(86.2)이 예전보다 사회적 갈등이 더 많아진 것 같다고 느꼈으며, 80.4가 사회적 갈등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당사자들에 대한 충분한 의견 청취가 있어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은 현재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느낌이 있거나(38,6, 동의율), 다른 사람들과 일체감을 느끼는 수준(34.9)이 낮다고 보았으며, 전체 응답자의 86.3는 한국 사회 내 공동체 의식 회복이 시급하다는 주장에 동의했습니다.



성인 10명 중 8명 “공동체 의식 회복 시급”

한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갈등에 대한 염려가 의견 청취의 중요성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공동체 의식 회복이 요구되고 있다는 사실은 시노드 정신과 관련해 살펴볼 수 있는 지점을 제공합니다. 한국 교회는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종합 의견서를 통해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하느님 백성인 성직자와 평신도, 수도자가 서로에게 온전한 동반자가 되지 못했음을 고백했으며, 교회 내 여러 어려움에 근본적 요인이 되고 있음을 고백했습니다. 교회 사명, 곧 복음화를 위해 하느님 백성의 구성원이 함께 시노드 정신을 안에서 상호 존중하고 경청하는 과정에서 소통과 배려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고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는 체험들이 자연스럽게 사회 안에서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는다면, 그 자체로 훌륭한 선교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경청, 한국 사회에 내밀 수 있는 교회의 손길

시노드 정신의 실천을 사회 문화적 차원으로 확대하는 것이 과연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시노드 정신에 따른 경청의 태도에 주목하게 됩니다. 공동체 의식이 사라지고 있는 한국 사회 구성원들은 자기 입장만을 주장하려 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경청해 줄 누군가를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질문해 보게 됩니다. 만일 시노드 정신을 살아간다는 것을 교회 안에서 자신의 생각을 거리낌 없이 솔직히 말하고, 상대의 이야기 역시 기꺼이 듣는 것으로만 국한하지 않는다면, 시노드 정신에 따른 경청은 한국 사회에 내밀 수 있는 교회의 손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교회 가르침을 통해 연결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신앙의 빛」 57항에 따르면, “하느님께서는 고통받는 이에게 모든 고통의 이유를 밝혀 주시지는 않지만 고통에 함께하시는 현존으로 응답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고통받는 이들에게 모든 것을 납득하게 할 수 있는 설명을 주시지 않으십니다. 그보다 하느님께서는 그들과 함께하시는 현존의 방식, 그리고 빛을 향한 문을 열어 주기 위하여 그 고통의 역사와 연관된 선의 역사라는 방식으로 대답하십니다”라고 밝힙니다.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걷는 여정

이러한 내용들을 종합해 본다면, 시노드의 함께 걸어가는 여정을 사회적 차원에서 실천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 사회의 공동체성 회복을 위해 갈등의 현장에서 교회가 고통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있는 이들의 곁을 지켜 준다면, 그 자체로 우리는 함께 걷는 교회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콜카타의 마더 데레사는 가난한 이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들 안에 감추어진 신비를 이해하였습니다.(「신앙의 빛」 57항) 우리도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걷는 여정을 통해 갈등을 넘어선 참다운 화해의 신비를 보여주고 체험할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한창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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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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