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30일
사목/복음/말씀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성경 속 생명이야기] 21. 생명의 어머니 마리아

지영현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천사가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그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마태 1,28-31. 37-38).

모든 이의 이름으로, 모든 이를 위해서 ‘생명’을 받아들이신 분은 동정 성모 마리아이십니다. 그러므로 그분은 생명의 복음과 가장 밀접하고도 인격적으로 결합해 계신 분입니다. 잉태 예고에 대한 마리아의 동의와 그분의 모성애는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인류에게 부여하신 생명의 신비(요한 10,10 참조)의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강생하신 말씀의 생명에 대한 그분의 동의와 사랑에 찬 보살핌은 인간의 생명을 궁극적이고 영원한 죽음의 단죄에서 구해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마리아께서는 “당신이 그 전형이신 교회와 마찬가지로 생명을 향해 다시 태어난 모든 사람의 어머니이십니다. 실제로 그분은 생명의 어머니이시며, 모든 사람은 그 생명으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그분이 당신에게서 그 생명을 낳으셨을 때, 어떤 면에서, 그분은 그 생명으로 살아가게 될 모든 사람을 다시 낳아주신 것입니다.”

교회는 마리아의 모성애를 묵상함으로써 그분 모성애의 의미를 발견하게 되며, 또 교회가 그 모성애를 표현하도록 부름 받은 방법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모성애에 대한 교회의 체험은, 마리아의 체험을, 어떻게 생명을 환영하고 돌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비할 데 없는 모범으로 이해하도록 이끌어줍니다(「생명의 복음」 102항).

생명의 어머니 마리아는 수태고지를 통해 위대한 신앙의 어머니로서도 우리의 모범이 되십니다. 마리아는 가브리엘 천사가 전하는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라는 인사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내 ‘그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습니다. 이를 생명의 복음에서는 ‘관상적 시각’이란 말로 표현합니다. 관상적 시각이란 인간을 오묘하게 창조하신 생명의 하느님에 대한 신앙에서 생겨나는 것으로 모든 사람 안에서 살아계시고 생활하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발견하는 시각이며 우리에게 다가오는 좋고 나쁜 온갖 상황에서 하느님의 뜻과 그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을 말합니다(「생명의 복음」 83항 참조). 이는 하느님 백성의 신앙과 삶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드러냅니다. 마리아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온갖 고통 속에서도 모성애를 실천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고통의 의미와 하느님의 계획을 마음속 깊이 되새겼습니다.

또 마리아는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는 신앙을 고백합니다. 이러한 고백은 마리아가 자신 안에 하느님의 인간에 대한 사랑과 구원 계획이 이미 새겨져 있음을 깨닫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아직 구체적으로 그 계획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자신의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욕심이 아닌 창조주이시며 우리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의 계획이 마리아 자신 안에서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고백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마리아의 신앙고백은 하느님께서 언제나 가까이 계시며 그분께서 섭리로 우리를 보살펴 주신다는 ‘확신에 찬 믿음’에서 기인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 없다.”

이렇게 구세주의 수태고지를 받은 그 날 “예” 하고 생명을 받아들인 마리아의 확신에 찬 결단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똑같은 결단을 내리도록 요청합니다. 하느님의 사랑과 계획을 새기고 구원과 축복으로 세상에 오는 모든 인간 생명을 받아들이고 사랑이 가득 찬 마음으로 보살피도록 우리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결코 어떤 이유에서든지 세상에 오는 모든 인간 생명을 거부하거나 공격하지 않을 결단을 촉구합니다. 이러한 결단은 언제나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에 대한 확신’에서 기인합니다. 그것이 인간의 참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4-07-17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4. 30

시편 85장 8절
주님, 저희에게 주님의 자애를 보이시고, 주님의 구원을 베푸소서.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